2014년 3월 1일 0

영화 리뷰 |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 겨울 매력에 빠지다 2014년 3월호

영화 리뷰 | 〈겨울왕국(Frozen)〉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 겨울 매력에 빠지다

　겨울이 거의 끝자락인 요즘 강원도 지역은 때 아닌 폭설로 홍역을 앓고 있다. 하지만 다른 지역은 강설량이 적어 그다지 겨울이라는 느낌을 받기 힘들었다. 겨울을 겨울로 느끼게 해준 계기는 안타깝게 은메달에 머문 피겨스케이팅 김연아 선수의 소치 동계올림픽, 그리고 지난 1월에 개봉해서 1,000만 관중동원에 나서고 있는 영화 〈겨울왕국〉을 통해서다. 영화 〈겨울왕국〉은 역대 국내 개봉 박스오피스 10위권으로 진입한 유일한 만화영화다.

영화 〈겨울왕국〉은 강설 능력(?)을 갖고 있는 언니 엘사와 동생 안나 공주자매의 이야기를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여기에 뮤지컬 형식의 전개로 흡인력을 높였다. 특히 OST ‘Let it go(내버려둬)’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영화의 인기를 견인했다.

이 노래는 여왕에 오른 엘사가 왕국을 뛰쳐나와 설산에 자신의 빙궁을 지으면서 부르는 노래인데 의외로 중독성이 강해 이 영화를 보고 나온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흥얼흥얼 “Let it go”를 읊조리게 만든다.

OST 레잇고우, 영화흥행 이끌어

　‘Let it go’는 이디나 멘젤(Idina Menzel)이 부른 노래인데 피닉스 영화비평가협회 최우수 오리지널 송, 덴버 영화비평가협회 최우수 오리지널 송 등에 선정될 정도로 곡의 완성도도 높은 편이다. 아니 완성도보다는 묘한 중독성이 있는 노래다.

국내에서는 개봉 직후부터 엘사의 노래 ‘Let it go’등 여러 주제곡들이 폭발적 반응을 얻으며 주요 음원차트 최상위권에 포진하자 오히려 이 영화가 입소문을 타고 관객을 부른 특이한 현상이 발생했다.

제작사인 디즈니는 이와 같은 음원 인기에 편승해 지난해 12월 유튜브를 통해 ‘Let it go’의 시퀀스 영상을 공개하면서 누적 조회수 1억건을 넘어섰다. 영화 〈겨울왕국〉의 OST말고도 ‘스크린 셀러’라 불리는 소설 〈Frozen〉도 각 인터넷서점 집계에서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다.

영화 〈겨울왕국〉은 같은 애니메이션 영화인 〈쿵푸팬더 2〉가 갖고 있던 기존 최고 흥행(506만 명)을 추월하여 ‘애니메이션 1,000만 명’ 고지를 넘어서고 있다. 이 영화의 흥행성공 원인은 중독성 강한 OST와 아름다운 영상을 꼽을 수 있다. 실제로 디즈니의 특수효과팀은 영화 속 아름다운 설경의 디테일한 부분을 표현해 내기 위해 뉴질랜드 등지를 돌며 ‘눈’ 영상을 수집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영화를 보면 당연히 연상되는 자매작이 있다. 바로 영화 〈라푼젤(2011)〉이다. 우선 주인공인 엘사와 동생 안나, 그리고 라푼젤의 얼굴 윤곽을 보면 매우 닮은 그림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 두 영화는 디즈니사가 픽사(Pixar)를 인수하면서 전통적 관점에서 스토리를 전개하던 방식에서 탈피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안데르센 원작의 동화 〈눈의 여왕〉을 각색한 이 영화 〈겨울왕국〉은 영화 〈라푼젤〉에서와 마찬가지로 기존 ‘신데렐라류’에서 탈피했다. 남녀라는 구도에서 봤을 때 두 영화 모두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형이다. 평민남자와 공주의 만남이다. ‘왕자님’이 아니라 ‘공주님’들 이야기다.

스스로 위기 극복하는 엘사와 안나 도드라져

　영화 〈겨울왕국〉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갈등구조와 위기 해소방법에도 변화를 줬다. 영화 <겨울왕국>에서 갈등을 발생시키는 ‘적’은 바로 주인공 엘사의 내면세계다. 영화 〈라푼젤〉에서 등장한 마녀 고델 같은 적대적 인물은 등장하지 않는다. 고작 코믹스러운 위즐톤 공작, 한스 왕자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