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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훈의 취재수첩 | ‘北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누가 뽑혔고 누가 떨어졌나? 2014년 4월호

장용훈의 취재수첩 | ‘北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누가 뽑혔고 누가 떨어졌나?

지난 3월 9일 한국의 국회의원 총선거에 해당하는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가 실시돼 투표소 앞에서 주민들이 무도회를 하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3월 9일 한국의 국회의원 총선거에 해당하는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가 실시돼 투표소 앞에서 주민들이 무도회를 하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3월 9일 김정은 체제에서 첫 전국 규모의 선거가 치러졌다. 우리의 국회의원 총선거격인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뽑는 선거가 치러져 687명의 대의원이 선출됐다. 북한 헌법상 입법권을 가진 ‘최고주권기관’인 최고인민회의는 5년마다 대의원 선거를 통해 구성되며, 선거는 선거구마다 단독으로 등록한 후보에 대한 찬반투표로 진행됐다.

이번 선거에서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북한 중앙선거위원회는 지난 3월 10일 정오 발표한 ‘보도’에서 ‘제111호 백두산선거구’의 전체 선거자가 전날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100% 찬성투표를 했다며 “김정은 동지께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으로 높이 추대되셨다.”고 밝혔다.

앞서 김 제1위원장은 지난 2월 3일 ‘제111호 백두산선거구 선거자 대회’에서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등 군 수뇌부가 참석한 가운데 처음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후보로 추대돼 대의원 선출이 사실상 예고됐었다. 김 제1위원장이 2009년 1월 후계자 내정 직후인 같은 해 3월 치러진 제12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는 입후보하지 않았다.

장성택 라인들 생존 여부는?

지난 2월 24일 평양거리에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포스터가 붙어 있다.

지난 2월 24일 평양거리에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포스터가 붙어 있다.

그는 2012년 4월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노동당 제1비서에 오른 데 이어 이번 선거에서 대의원에 선출돼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가졌던 모든 공직을 승계하게 됐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주목된 관전 포인트는 장성택 처형 이후 치러지는 첫 대의원 선거라는 점에서 이른바 장성택 라인으로 알려진 인사들의 생존 여부였다.

과거 장성택에 의해 발탁되고 장성택과 좌천을 같이했던 지재룡 주중 대사, 리영수 당 근로단체 부장, 원동연 당 통일전선부 부부장 등 장성택의 사람들은 대부분 살아남았다. 오히려 장성택의 대표적 인맥인 박명철 국방위 참사는 처음 대의원에 올랐다. 대의원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인물은 문경덕 평양시당 책임비서와 리병삼 인민보안부 정치국장, 로성실 여맹중앙위원장 등 극소수에 불과했다. 그 중 문경덕은 최근 재방송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공개활동 관련 기록영화에서도 모습이 삭제돼 숙청됐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장성택의 부인이자 김정은 제1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 당 비서의 대의원 재선여부도 관심거리다. 일단 북한이 발표한 대의원 명단에 ‘김경희’라는 이름이 있기는 하지만 제12기 때는 김경희라는 이름의 대의원이 2명이었던 만큼 이번 선거에서 대의원에 이름을 올린 김경희가 김정은의 고모인지는 추가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노동당의 주요 부서인 조직지도부, 선전선동부, 국제부, 통일전선부 부부장급 간부들이 대거 대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장성택 숙청을 계기로 더욱 힘이 세진 조직지도부의 조연준 제1부부장, 최휘 제1부부장, 황병서·박태성·강관일 부부장이 대의원에 새로 선출됐다. 그 중 황병서는 가장 주목받는 인물로 그는 2009년 12기 대의원 선거 당시에도 조직지도부 부부장이었으나 대의원에 선출되지 못했다. 올 들어 김정은 제1위원장의 공식활동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고 있는 그는 김 제1위원장의 생모 고영희와 각별한 친분을 유지해온 말 그대로 김정은의 사람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체제의 군부 핵심인 최룡해 총정치국장, 리영길 총참모장, 장정남 인민무력부장, 서홍찬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김수길 총정치국 조직담당 부국장, 변인선 총참모부 작전국장, 조경철 보위사령관이 모두 대의원에 이름을 올렸다. 그 중 장정남, 서홍찬, 김수길은 작년 6월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현직에 오른 신진 인물로 처음 대의원에 당선됐다. 그러나 총정치국 선전담당 부국장인 렴철성은 대의원 명단에 없는 점으로 미뤄 현직에서 물러났을 것으로 관측된다. 12기 때 총참모장으로 대의원에 선출됐던 현영철 현 5군단장도 빠졌다.

김정일 군부의 핵심이었던 현철해·박재경·김명국·리명수·김일철 등 군부 원로들도 김정은 체제 들어 은퇴하면서 전부 대의원 자리를 내놨다. 반면 오극렬·김영춘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김격식 대장, 김정각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총장 등 군부 원로 중 보직을 갖고 있는 인물들은 대의원에 재선됐다. 군수분야에서는 국방과학연구기관인 제2자연과학원의 최춘식 원장이 김정은 정권 출범에 맞춰 단행한 장거리 로켓 발사와 3차 핵실험의 성공으로 대의원에 처음 당선됐다.

김정은 여동생 김여정 화제집중 … 당 부부장급일 듯

이번 선거에서는 대의원에 이름을 올린 인물보다도 이름이 빠진 인물에 더 관심이 집중됐다. 바로 김 제1위원장의 동생 김여정이다. 김여정은 선거 당일 오빠의 김일성정치대학 투표소에 공식 수행원으로 이름을 올리면서 권력 전면에 등장했으나 대의원에서는 빠졌다. 김여정의 직급은 황병서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 바로 다음에 호명된 점으로 미뤄 남한의 차관급인 당 부부장일 것으로 관측된다. 당 선전선동부나 조직지도부 부부장일 가능성이 크다.

김여정은 최근까지만 해도 의전을 담당하는 국방위원회 행사과장 겸 당 선전선동부 행사과장으로 알려졌다. 북한 핵심 인사들이 당과 국방위 직책을 겸직하는 점을 고려할 때 김여정은 국방위에서도 직급이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선거를 마친 북한은 4월 9일 제13기 1차 회의 소집을 예고했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1차 회의를 4월 9일 평양에서 소집함을 대의원들에게 알린다며 대의원 등록은 4월 7일과 8일 하도록 했다. 북한은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방위원회와 내각 등 ‘정부’ 조직에 대한 인선작업을 하고 올해 예산안을 심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12월 장성택 처형 이후 김정은 유일영도체제를 강조해온 북한이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은 1인 독재를 뒷받침할 권력 시스템의 변화를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

장용훈 / 〈연합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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