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4년 6월 1일

특집 | “건강한 북한 어린이 통일한국 위한 최고의 투자죠” 2014년 6월호

특집 | 북한 모자보건 지원 ‘1,000days’ 프로젝트
인터뷰 | 오종남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사무총장
“건강한 북한 어린이 통일한국 위한 최고의 투자죠”

SR_201406_18Q.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서 활동하기 전까지?

A. 한국전쟁 중이던 1952년 3월 전라북도 고창군에서 태어났습니다. 당시 군인이던 아버님께서 1953년 3월 전사하시는 바람에 전몰군경미망인의 외아들로 자랐어요. 당시 나라 전체가 전반적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였지만 교육열이 높은 어머님 덕분에 상급학교에 진학할 수가 있었죠. 대학을 졸업하던 1975년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하였고, 그 후 2006년 말까지 주로 경제 분야에서 일했어요. 경제기획원, 재정경제원, 대통령 경제비서관, 통계청장, IMF 상임이사 등을 거치며 여러 가지 경험을 쌓을 기회를 가졌죠. 공직에 있으면서 국비유학생으로 선발되어 미국에서 경영학석사와 경제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기도 했습니다. 2006년 말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 위치한 IMF 상임이사를 마치고 귀국한 후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으로 글로벌 기업의 CEO를 대상으로 한국에서의 기업 경영에 관한 컨설팅을 하고 있어요. 이와 함께 서울대 과학기술혁신 최고전략과정 명예 주임교수,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석좌교수, GM Korea 사외이사, Scranton Women’s Leadership Center 이사장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서는 2013년 2월 1일부터 사무총장으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Q. 그간 유니세프한국위원회의 활동에 대해?

A. 한국은 1950년부터 1993년 말까지 43년간 유니세프의 도움을 받았죠. 그런데 이제는 괄목할만한 경제성장 덕분에 1994년 도움을 주는 선진국형 국가위원회, 유니세프한국위원회로 탈바꿈하게 되었어요. 올해로 스무 살 성년을 맞았죠. 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지난 20년 동안 기금을 모금하여 전 세계 어린이의 영양, 보건, 식수위생, 보호 사업을 지원했고요. 국내에서는 아동권리를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해왔어요. 모금액을 보면, 1994년 첫해 27억원을 시작으로 2005년 100억원, 2009년 300억원, 2013년 1,000억원 등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죠. 비행기 내 동전모금, 유니세프 카드 판매, 바자회, 기부 콘서트 등 다양하게 모금활동을 전개했고요. 아동권리 옹호를 위한 아우인형 프로젝트, 세계시민교육, 다문화동화 제작, 세미나 및 캠페인 등을 진행하고 있어요.

북한 원산지역 보건소에서 간호사가 어린이에게 비타민A제를 투여하고 있다. 유니세프는 북한 어린이들에게 예방접종 및 영양프로그램, 손씻기 캠페인과 같은 위생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북한 원산지역 보건소에서 간호사가 어린이에게 비타민A제를 투여하고 있다. 유니세프는 북한 어린이들에게 예방접종 및 영양프로그램, 손씻기 캠페인과 같은 위생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Q. 북한에도 지원 활동을 추진하고 있죠?

A. 네. 저희 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유니세프 본부를 통해 북한을 돕고 있어요. 유니세프는 평양에 대표사무소를 두고 어린이들의 영양 및 보건 사업을 지원하고 있고요. 유니세프가 지난해 영양, 보건, 교육, 식수위생 지원으로 사용한 기금은 약 140억원이고, 올해 지원하기로 책정한 기금은 235억원입니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북한 어린이 영양 및 보건사업을 위해 1996년 2억원을 시작으로 매년 지원을 계속하고 있어요. 2004년 용천역 열차 폭발사고 때는 긴급구호 기금을 지원하는 등 지난해까지 약 154억원을 지원했습니다.

Q.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독일 드레스덴 방문 중 북한에 제안했던 ‘모자패키지(1,000days) 사업’, 어떻게 평가하세요?

A.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월 독일 방문 때 북한 산모 및 영유아 지원 사업을 제안했죠. 영양·보건사업 측면에서 유니세프는 엄마 뱃속의 태아기부터 만 2세까지를 가장 중요한 시기로 봐요. 태아기를 포함해 총 1천일, 즉 생후 24개월까지는 어린이들의 온전한 성장을 위해 적절한 영양을 충분히 섭취해야 하고, 필요한 예방접종도 해야 하죠. 그런 면에서 이번 정부의 지원 소식을 진심으로 환영하고 있어요. 유니세프의 일원으로서, 또 통일한국을 준비하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어요. 지난해 유엔이 북한 정부와 공동으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북한의 5세 미만 영유아 중 30% 가까운 어린이가 영양부족으로 발육부진을 겪고 있다고 해요. 영유아기의 발육부진은 신체적인 성장이 지연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린이의 두뇌성장에도 돌이킬 수 없는 결함을 가져올 수 있다고 알려져 있거든요. 통일한국의 미래를 함께 짊어질 북한의 어린이가 온전히 성장하지 못한다면, 향후 통일한국에 오히려 짐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린이만큼은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어주자는 것이 유니세프의 기본 정신이에요. 마음껏 뛰어 놀고 미래를 꿈꾸는 것은 남한 어린이든 북한 어린이든 같아야 하지 않겠어요? 통일한국의 미래를 함께 일구어 나갈 북한의 미래 세대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나도록 돕는 일이야말로 인도적인 의미와 함께 장래를 위한 멋진 투자이기도 하죠.

북한 함경남도 지역의 한 탁아소에서 아이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30%에 가까운 북한 어린이들이 영양부족으로 발육부진을 겪고 있다.

북한 함경남도 지역의 한 탁아소에서 아이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30%에 가까운 북한 어린이들이 영양부족으로 발육부진을 겪고 있다.

Q. 정부의 대북 인도지원과 관련, 그간 경험으로 미루어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A.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점은 인도적으로 지원된 물자가 끝까지 제대로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죠. 유니세프는 무슨 사업이든 물자가 전달되는 과정을 끝까지 지켜보는 모니터링을 전제로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요. 북한 사회가 워낙 폐쇄적이고 정보가 제한적이어서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는 민간단체들도 있는 것으로 알아요. 그러나 유니세프는 거의 모든 북한 지역에서 철저히 모니터링을 진행하면서 어린이들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Q. 지금까지 활동하며 보람 있었던 일?

A. 개인적으로 가장 기쁘고 보람 있었던 일은 우리 유니세프한국위원회의 위상이 지난 해 2013년 36개 국가위원회 가운데 기금 모금 순위 3위, 정기 후원자 순위 2위로 성장하는 과정에 동참할 수 있었다는 점이에요. 이를 계기로 유니세프 내에서 유니세프한국위원회의 위상은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고 생각해요. 아울러 국내에서도 국민들로부터 더욱더 신뢰받는 NGO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Q. 향후 계획?

A. 앞서도 언급했지만 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성년을 계기로 2013년 유니세프한국위원회 ‘VISION 20/20’을 마련했어요. 이 과정에서 전 직원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치고 전문가의 고견도 많이 참고했죠. 또한 유니세프의 36개 국가위원회 사무총장 회의에서 이 ‘VISION 20/20’을 모범 사례로 발표하기도 했어요. 앞으로 남은 과제는 그 비전을 실천에 옮기는 일이라고 믿어요. 무엇보다도 먼저 성년을 맞은 유니세프한국위원회를 특정인이 아니라 시스템이 움직이는 선진화된 조직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필요해요. 그리고 유니세프한국위원회 대다수 직원들이 자랑스럽고 보람 있는 직장으로 느낄 수 있게 행복한 일터를 만드는 일도 중요하죠. 유니세프 본연의 업무인 기금 모금에서도 물론 잘 해야 하겠지만, 이와 동시에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아동권리 옹호에도 힘을 쏟는 기관으로 거듭 나고자 합니다. 나아가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직원의 능력을 개발하여 미래 국제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인재로 양성하고 싶고요. 이렇게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은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이사회, 직원 그리고 후원자들과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믿습니다. 사무총장으로서 각별히 노력을 경주해야겠다고 생각해요.

이동훈 / 본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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