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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 유엔, 북한인권 정례검토 … 조직적 인권침해 지속 우려 2014년 6월호

집중분석 | 유엔, 북한인권 정례검토 … 조직적 인권침해 지속 우려

유엔 인권이사회는 지난 5월 6일(현지시간) 정치범수용소 폐지, 공개처형 금지 등 총 268개의 북한 인권상황 개선 권고를 담은 보고서를 확정했다. 사진은 유엔 인권위원회 회의장 모습

유엔 인권이사회는 지난 5월 6일(현지시간) 정치범수용소 폐지, 공개처형 금지 등 총 268개의 북한 인권상황 개선 권고를 담은 보고서를 확정했다. 사진은 유엔 인권위원회 회의장 모습

북한인권에 관심을 가진 국제기구, 준정부기관, 각국 기업, NGO, 활동가들의 연대회의체를 설치하여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대북 압박 및 설득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지난 5월 1일 유엔 인권이사회는 보편적 정례인권검토(UPR) 워킹그룹 제19차 세션을 진행하여 북한의 제2기 UPR 검토회의를 가졌다. 제1기 북한인권 UPR은 지난 2009년 12월 7일 실시되었는 바, 4년 6개월 만에 UPR이 다시 거행된 셈이다. 이후 5월 6일 인권이사회는 UPR 결과를 담은 실무보고서를 채택했다. 이 UPR 보고서는 1일의 정례검토에서 제기된 유엔 회원국들의 북한인권 상황 평가, 권고안, 북한의 답변 등을 종합한 것으로, 47개 인권이사회 이사국들의 반대 없이 컨센서스로 채택되었다. 동 보고서는 금년 9월 제27차 유엔인권이사회에서 정식 보고되어 최종 채택,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북한인권 UPR 실무회의에서는 총 268개의 권고안이 북한에 제시됐다. 1기 UPR시 제기된 167개 권고안보다 무려 100개가 늘어난 숫자이다. 하지만 북한은 268개 권고안 가운데 83개(국제형사재판소와의 협력, 연좌제 폐지,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방북 허용, 정치범수용소 폐쇄, 성분차별 철폐 등)를 현장에서 즉각 거부했다. 나머지 185개 권고안에 대해선 오는 9월 인권이사회 전에 답변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유엔 UPR, 286개 대북권고안 제시

오늘날 북한인권 실상은 ‘세계 최악 중의 최악’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 점은 제2기 북한인권 UPR 절차에서도 잘 확인된다. UPR에서 86개 유엔 회원국들이 발언을 했는데, 전통적으로 북한에 우호적인 몇몇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들이 북한의 심각한 인권상황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은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mmission of Inquiry : COI)’가 밝힌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 침해가 북한에서 지금도 계속되고 있음을 크게 우려한다고 말했다. 또 수감시설 내 어린이 노동을 비롯한 광범위한 강제노동, 여성들에 대한 폭력, 외국인 강제 납치, 수감시설 내 인권침해와 고문 등은 경악할 만한 것으로 북한이 이런 인권 침해를 종식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였다. 특히 모든 정치범수용소를 즉각 해체하고 정치범도 전원 석방할 것을 촉구했다. 이 밖에도 북한 정권이 성분제도에 바탕을 둔 국가 주도의 차별과 여성에 대한 차별을 철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지난 2월 17일 발표된 COI 보고서에서는 이 같은 북한인권 침해들이 반인도범죄(Crime against Humanity)에 해당된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영국도 정치범수용소 해체와 인권 침해에 대한 조사 등 COI의 권고안들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고문방지협약’을 비준하고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접근을 허용할 것을 권고했다. 호주는 사형집행을 유예하고 연좌제를 즉각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캐나다와 프랑스, 독일 등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물론, 아르헨티나와 체코, 보츠와나 등 많은 나라들이 북한에 국제인권기구들과의 협력과 국제인권협약 가입을 권고했다. 더불어 북한 내 종교와 이동의 자유, 표현의 자유 등 근본적인 인권문제도 제기하면서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한국은 COI 권고와 유엔 인권이사회의 북한인권 결의안 수용을 촉구하는 한편, 외국인 납치와 전쟁포로,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이상의 발언들에서 우리는 특히 열악한 북한인권 영역, 국제사회의 대북 관심사 및 주문사항을 개략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

지난 4월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의 북한인권에 관한 안보리 회의를 마친 뒤 마이클 커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왼쪽), 세르비아 인권운동가인 소냐 비세르코 등 COI위원이 배석해 있다. 커비 COI위원장은 회의에서 북한인권문제에 적극 대처하지 않으면 유엔의 존재가치가 없음을 강조했다.

지난 4월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의 북한인권에 관한 안보리 회의를 마친 뒤 마이클 커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왼쪽), 세르비아 인권운동가인 소냐 비세르코 등 COI위원이 배석해 있다. 커비 COI위원장은 회의에서 북한인권문제에 적극 대처하지 않으면 유엔의 존재가치가 없음을 강조했다.

北, 현장에서 83개 거부 … 185개 추후 답변

북한의 서세평 제네바 대표부 대사는 북한인권 UPR 보고서 채택 회의에서 “일부 논평들과 권고들은 북한에 대한 오해와 편견의 산물”이라고 강변했다. UPR에 참석한 최명남 외무성 부국장은 2기 UPR 절차 진행 중 COI 보고서에 명시된 결론 및 권고, 유엔 인권이사회의 북한인권 결의 등은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계속 거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인, 호도 및 거부의 자세를 드러낸 것이다.

북한인권 실상은 북한체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단시일 내에 해결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국제시민사회의 관심과 지원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개선 노력이 요구되며, 국제공조를 통한 대북 압박 및 설득이 가해져야 한다.

우선 국제사회는 북한인권 침해 증거를 체계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육하원칙에 따라 반인도 범죄의 증거를 수집, 기록함으로써 중장기적으로 북한인권 침해 사범들의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에 대비해야 한다.

둘째, 국제사회의 보호책임(R2P) 논리에 입각해서 인권이사회와 안전보장이사회를 포함한 유엔 기구들이 북한인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행동에 나설 것을 계속 촉구하여 유엔의 적극적인 개입을 이끌어내야 한다.

셋째, 북한인권에 관심을 가진 국제기구, 준정부기관, 각국 기업, NGO, 활동가들의 연대회의체를 설치하여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대북 압박 및 설득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그런 수단으로는 공청회, 캠페인, 북한 및 중국 대사관 앞 시위, 주요 국가원수 및 유엔 사무총장에게 탄원서 보내기, 북한상품 불매운동(boycott), 주요 국제경기대회 참가 저지운동 등을 들 수 있다.

넷째, 한국정부와 NGO는 유관국과 외국 및 국제 NGO들과 긴밀한 공조체제를 가동해 대북정보 전달 노력을 강화하는 한편, 북한주민의 인권의식을 싹트게 하는 데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이밖에 한국 국회는 조속히 ‘북한인권법’을 제정하여 북한인권운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제성호 / 중앙대 교수 (전 외교부 인권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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