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 북한판 아이패드 ‘룡흥’ 사용 후기 2014년 9월호
포커스 | 북한판 아이패드 ‘룡흥’ 사용 후기
김일성 탄생 100주년을 맞이한 2012년, 북한은 태블릿 PC들을 생산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아리랑’, ‘아침’, ‘삼지연’ 등이 있다. 이 태블릿 PC들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위에 북한의 응용 프로그램을 장착한 것이며, 현재까지도 지속적으로 하드웨어가 업그레이드되거나 새로운 모델로 출시되고 있다. 대표적인 업그레이드의 예로는 2013년 모델 ‘삼지연’이 있으며, 새로운 모델로 출시된 예로는 2014년 나온 ‘울림’이라는 태블릿 PC가 있다. 또한 북한의 태블릿 PC들은 지속적으로 응용 프로그램 수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저자는 북한에서 2013년부터 생산하기 시작한 ‘룡흥’이라는 태블릿 PC를 입수하여 사용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 룡악산정보기술교류소에서 생산된 ‘룡흥’은 뒷면이 은빛 알루미늄으로 되어 있으며 한 손에 들기 편하게 디자인되어 그동안 생산된 다른 태블릿 PC들에 비해 가장 세련된 디자인을 보여준다. ‘룡흥’은 7인치 제품으로 크기가 96mm×143mm×29mm이며, 무게는 300g이다. 정면에 카메라를 내장하고 있고, 왼쪽 위에 전원 버튼과 오른쪽 아래 홈 버튼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품은 1GHz의 ARM Cortex-A10 CPU, 8GB의 하드메모리, 512MB의 RAM, 30메가 픽셀의 카메라로 구성되어 있고 외부기억은 16GB까지 확장 가능하다.
전원 버튼을 누르면 북한의 고층빌딩 사진을 배경으로 하는 초기화면이 나타난다. 중앙에 있는 자물쇠 모양의 아이콘을 손가락으로 눌러 옆으로 움직이면 메인 화면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메인 화면에는 카메라, 음악, 사진첩과 설정 아이콘들이 배치되어 있으며,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으로 이동을 위해 오른쪽 상단 6개 점으로 구성된 직사각형 모양의 아이콘이 있다. 또한 ‘룡흥’은 화면 아래에 화살표, 다양한 도형 모양의 아이콘들을 통해서 어디에서든 메인화면으로 돌아가거나 지금 활성화된 프로그램들을 확인하고, 소리 크기조정 등을 할 수 있게 하였다. 이러한 방식은 주로 버튼으로 처리하는 북한의 다른 태블릿 PC와 달리 버튼 수를 최소화한 것으로, 2013년 출시된 ‘아리랑’, ‘삼지연’에 비해 터치스크린의 민감도도 향상되었다.
교육용 프로그램 가장 많아 … 전자교과서 내장까지
오른쪽 상단 6개 점모양의 직사각형 아이콘을 통해서 세부 프로그램으로 이동하면, 응용 프로그램과 소도구 그룹으로 나뉜 화면이 눈에 보인다. 응용 프로그램은 다양한 어플리케이션 앱들이 들어 있는 곳이며 소도구는 위젯에 해당된다. 소도구부터 보면 ‘검색’, ‘시계’, ‘사진첩’, ‘음악’, ‘음악 재생목록’ 총 5개 위젯 프로그램들이 제공되고 있다. 다음으로 응용 프로그램으로 이동하면, 총 34개의 앱 프로그램들이 있다.
이 프로그램들은 전체적으로 학습 프로그램, 오락, 멀티미디어 그룹으로 나뉠 수 있으며, 교육용 프로그램이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교육용 프로그램에는 크게 사전과 외국어 배우기, 백두산 총서와 같은 사상 서적 그리고 교육관련 정보기술교육문서 등이 있다. 여기에서 재미있는 점은 한국에서도 없는 전자교과서와 전자참고서가 태블릿 PC에 기본적으로 내장되어 있다는 것이다. 교과서는 소학교에서 중학교 6학년까지 수학, 물리, 화학, 생물, 컴퓨터 과목이 수록되어 있으며, 참고서에는 상식, 수학 문제풀이, 정보기술용어, 과학 참고서 등이 있다. 전체적으로 학생들의 교육을 지원하면서, 관련 정보들을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보여진다. 이 외에도 정보기술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엿볼 수 있는 정보기술교육문고가 있다. 이 문고 내에는 프로그램 개발에 도움을 주는 리눅스, C++, MS오피스 2000의 엑셀, 워드, 파워포인트 등에 대한 다양한 교재들이 들어있다.
무선 인터넷 되지 않아 … 탑재된 프로그램만 활용
다음으로 많은 프로그램은 오락인데, 숫자들의 위치를 기억했다가 순서대로 기입하는 ‘기억훈련’, 당구 프로그램인 ‘당구유희’, 슈퍼마리오와 비슷한 ‘로봇달리기’, 카카오톡 애니팡과 비슷한 ‘색돌맞추기’, 말하는 고양이 톰 프로그램과 같은 ‘지능고양이’ 등이 있다. 여기에 앵그리버드를 그대로 갖다 만든 ‘고무총쏘기’까지 볼 때, 북한은 해외 오락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인기 오락들에 대한 자체 카피본 개발에 힘을 쓰고 있는 듯하다. 전체적으로 그래픽이 깔끔한 수준은 아니지만 오락으로 사용하기에는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이외에도 멀티미디어 그룹으로 ‘사진기’, ‘사진첩’, 그림, 문서 등을 보여주는 ‘고속다매체열람기’, ‘록음기’, ‘음악’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설정’에 가서 환경설정을 보면, ‘소리’, ‘화면’, 메모리를 나타내는 ‘기억기’, 프로그램별로 충전지 사용 현황을 나타내는 ‘충전지’, 응용 프로그램 관리를 하는 ‘응용프로그람’ 등이 눈에 보인다. 그리고 시스템 암호설정, 초기화, 날짜 및 시간, 장치의 버전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장치정보’ 등이 있다. 대략 애플사의 아이폰 설정과 비슷한 형식을 띠고 있다.
전체적으로 ‘룡흥’은 기존 모델에 비해서 디자인이 세련되어졌고, 프로그램도 안정화되어 사용하는 데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화면터치가 잘 되지 않을 때도 있고, 응용 프로그램 시작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등 시스템적으로 최적화되지는 않은 느낌이 있다. 더불어 무선 인터넷이 되지 않아서 탑재되어 있는 프로그램들만을 활용해야 하는 아쉬움도 있다.
현재 북한은 교육용으로 태블릿 PC 보급에 힘쓰고 있으며, 아이들도 태블릿 PC가 없으면 주눅이 들 정도로 인기가 있다고 한다. 현재 북한 태블릿 PC의 지속적인 발전과 북한의 높은 교육열을 감안해 볼 때, 향후 북한의 태블릿 PC는 지속적으로 확대 보급될 것으로 보여진다.
전체적으로 ‘룡흥’은 기존 모델에 비해서 디자인이 세련되어졌고, 프로그램도 안정화되어 사용하는 데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화면터치가 잘 되지 않을 때도 있고, 응용 프로그램 시작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등 시스템적으로 최적화되지는 않은 느낌이 있다.
김종선 /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댓글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