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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 중국 5세대 지도부, 북·중협력 기조 유지 전망 2013년 1월호

집중분석 | 중국 5세대 지도부, 북·중협력 기조 유지 전망

지난해 11월 15일 새로 출범한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의 7명 정치국 상무위원이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냈다. 왼쪽부터 장가오리, 류윈산, 장더장, 시진핑, 리커창, 위정성, 왕치산

지난해 11월 15일 새로 출범한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의 7명 정치국 상무위원이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냈다. 왼쪽부터 장가오리, 류윈산, 장더장, 시진핑, 리커창, 위정성, 왕치산

지난 2012년 11월 15일 열린 중국공산당 제18기 당대회 제1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시진핑을 포함한 7인의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선출되었다. 외교를 포함한 중국의 모든 정책의 최종 결정권이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있는 만큼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는 것은 향후 중국의 정책방향을 예측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 중에서도 특히 최고 지도자인 당 총서기와 행정부의 최고 수장인 국무원 총리는 기타 상무위원들보다 더 큰 권한을 갖는다.

이번 18대의 중국지도부 인사를 두고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택한 것이라고 보는 경향이 많은데, 이는 205명의 중앙위원 가운데 약 80%가 1950년대 출생자로 문화대혁명을 겪었기 때문에 사회 불안정을 극도로 반대하는 경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 선출된 7인의 상무위원들은 대체로 보수적 성향을 갖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 상무위원 가운데 시진핑과 리커창을 제외한 나머지 5명은 2017년의 제19기 상무위 구성시 모두 연령제한에 걸려 물러나야 할 인물들이다. 따라서 현 상무위 체제는 향후 5년간의 중국 정책의 방향을 결정한다고 보아야 하고, 제19기 당대회에서 새롭게 구성될 상무위에 비교적 개혁 성향을 가진 지도자들이 합류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 시진핑 시대의 전기와 후기의 정책은 일부 다른 모습을 띨 것으로 예측된다.

장더장, 북·중관계 강화 위한 메신저

우선 당 총서기 시진핑은 후진타오 시기부터 이미 외사영도소조의 부조장으로서 대외정책 결정에 깊숙이 관여해왔고, 북한과 관련해서는 2008년 국가부주석이 된 후 첫 방문국가로 북한을 선택해 당시 김정일 위원장과 면담을 갖는 등 재임기간 동안 북한의 지도층과도 상당한 교류를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서열 2위로 3월 국무원 총리직을 맡게 될 리커창은 그동안 외사와 관련해서는 그다지 큰 역할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앞으로는 국무원의 일상적인 외사업무를 총괄하게 되며, 북한과 관련해서는 랴오닝성 당서기 시절 동북3성 진흥전략을 진두지휘한 경력과 2011년 10월 북한을 방문하여 김정일 위원장, 최영림 내각 총리 등 북한 인사들과 만나 4대 기본원칙(정부주도, 기업중심, 시장 원리, 상호 윈-윈)에 기반한 양국의 경협을 제안한 연장선상에서 북한과의 정부 간 관계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새로이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진입(당내 서열 3위)하여,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우리의 국회의장)직을 맡을 것으로 보이는 장더장은 보수 성향이 강하고 중국 내 탈북자에 대해서도 강제 송환을 주장하는 강경파로 알려졌다. 그는 옌볜대학에서 조선어를 전공한 후 김일성대학 경제학과에서 2년간 유학을 해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후배’가 되었으며 중국 정계의 ‘북한통’으로 알려져 있다. 그 후 1998년 저장성 서기에 임명될 때까지 대부분의 경력을 북한과 접경지역인 동북부의 지린성 옌볜에서 쌓았다. 비록 그가 직접적인 외교정책 결정라인에 진입하지는 않겠지만, 중요한 사안에 대해 결정적인 역할을 발휘할 수 있는 지위에 있어 주목된다. 특히 북한과의 의회외교 및 개인적인 인맥을 활용, 양국 관계 강화를 위한 메신저로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의 대외정책 결정에서는 당 외사영도소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현재 후진타오가 조장이며, 시진핑이 부조장이다. 그 밖에 유관부처의 장 등이 포함되는 약 20여 명이 조원으로 참여한다. 따라서 앞으로 차기 외사영도소조의 구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국무원의 외사담당 국무위원, 외사영도소조 판공실 주임, 외교부장, 당 대외연락부장 등이 중요한 직위다. 이들 직위는 향후 모두 새로운 인물들로 교체될 것으로 보이나 아직까지 결정된 바는 없다.

한편 현 외교사령탑 역할을 하는 다이빙궈의 후임으로는 당료 출신으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친분이 두터운 왕자루이 당 대외연락부장, 일본통인 왕이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주임, 유엔통인 왕광야 국무원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 주임이 거론되고 있다. 주미대사를 지낸 미국통 양제츠 현 외교부장도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한 국가, 특히 중국과 같은 일당체제 대국의 외교는 지도부의 교체에 따라 큰 변동이 있기보다는 기존 정책방향의 연속선상에서 점진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상례다. 특히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이후의 대외정책이 그러하다. 최근까지 중국의 대한반도 정책은 한반도의 안정이 최우선적인 정책목표이며, 북한의 안정을 위해 김정은 정권의 유지, 비핵화 및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이라는 원칙을 유지해 왔다.

시진핑 총서기 체제 출범 후 처음으로 중국 공산당 대표단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한 리젠궈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원 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해 11월 30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만나 시진핑의 친서를 전달하고 있다.

시진핑 총서기 체제 출범 후 처음으로 중국 공산당 대표단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한 리젠궈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원 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해 11월 30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만나 시진핑의 친서를 전달하고 있다.

중국, 북한의 전략적 가치 더 커져

시진핑 시대의 대한반도 정책에도 과거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행태, 한국의 대중정책, 미중관계 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중국이 한 때 북한을 ‘부담’으로 여기던 경향이 줄어들고 ‘전략적 자산’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화되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미·중 간 역내 패권경쟁이 격해지는 상황에서 중국에게 북한의 전략적 가치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시진핑 체제의 한반도 정책 경향도 남북 간 균형외교를 지향해 온 기존 노선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중관계는 전통적 우의를 중시하는 당 대 당 관계와 정상 국가관계인 국가 대 국가 관계의 두 가지 특징이 혼재해 있다. 시진핑 시대에도 당과 국가 간 관계를 분리해 북한과의 관계를 맺어나갈 것이다. 즉 북한과 전통적 우의를 강조하면서도, 후진타오 시대에 설정한 국가이익을 기준으로 한 정상적인 국가관계를 계속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양국 간의 관계는 주로 최고위층의 상호방문, 당·정·군 대표단 간의 교류 및 지방간의 교류와 기타 다양한 친선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전통적으로 최고지도자 간의 교류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 왔기 때문에 앞으로 있게 될 김정은과 시진핑의 상호 방문이 주목된다. 다만 시진핑 체제 출범 직후 북한이 중국의 강력한 요청을 무시하고 로켓을 발사함으로써 양국관계가 마찰음을 낼 소지가 발생했기 때문에 향후의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우병국 / 동덕여대 한중미래연구소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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