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3년 6월 1일 0

기획 | 재개방안 적극모색해야 2013년 6월호

기획 | 개성공단, 회생인가 폐쇄인가

재개방안 적극모색해야

개성공단이 이대로 문을 닫게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지난 10여 년간 온갖 풍파를 견뎌내며 쌓아온 개성공단에서의 신뢰의 탑들은 남북 공존·공영의 역사이고, 분단 극복과 통일의 대장정으로 나아가는 소중한 디딤돌이었다. 여기서 우리가 포기하면 개성공단만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 주민과 함께 살 수 있는 희망을 접는 것이고, 다시 되돌아가기 어려운 남북관계 단절이라는 루비콘 강을 건너는 것과 같다.

남북 당국이 명분에 치우친 기싸움을 그만두고, 정경분리 원칙에 입각해 공단 재개를 위한 협상에 나서도록 촉구해야 한다.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해 생색내기용이나 책임전가용이 아닌 진정성 있는 당국 간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

더 좋은 조건으로 재개 노력 지속해야

개성공단 중단은 전적으로 북한의 책임이라며 압박만 강화해서는 문제를 풀 수가 없다. 북한이 대화에 응하지 않더라도 실망하지 말고 계속 더 좋은 조건으로 개성공단을 재개하는 방향으로 노력해야 한다. 정상화를 견인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주고받기도 필요하다. 북한은 사실상 폐쇄 상태에 돌입한 개성공단과 관련해 “사태의 근원으로 되는 모든 적대행위와 군사적 도발을 중지하는 조치부터 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개성공단 사태가 한반도 긴장 완화 등 전반적인 정세 변화와 맞물려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북한의 요구 사항 가운데 과도한 주장은 당장 수용할 수 없을지라도 개성공단 정상화와 공장가동 재개 이후 정치·군사적 문제와 통행차단, 근로자 철수와 같은 조치를 다시는 반복하지 않고, 개성공단의 확대 발전을 위한 제도 개선 등에 응한다면 개성공단 활성화를 위한 기숙사 문제 해결과 개성공단에 대한 추가 설비투자 등을 막고 있는 천안함 사건 이후 취해진 5·24 대북 제재조치의 완화 등도 적극적으로 제안할 필요가 있다. 중단된 개성공단이 재가동되려면 다양한 남북 간의 접촉을 시도하고, 동시에 이 과정에서 공단 정상화의 단초를 찾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서로에 대한 깊은 불신감을 갖고 있는 남북한 당국이 모두 개성공단 재개와 관련한 운신의 폭이 좁은 만큼 개성공단 자산에 대한 소유권을 갖고 있는 입주기업인들의 일관된 의지와 태도가 개성공단 재개의 관건이 될 수 있다. 북한의 부당한 조치로 우리 기업들이 입게 된 막대한 피해 최소화, 원부자재 및 완제품 반출, 설비 점검 및 유지보수 필요성 등을 근거로 밀고 당기며 협상의 끈을 이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비록 원·부자재 반출이 공단 중단을 전제로 입주기업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지만 원·부자재 및 완제품 반출로 통행이 이뤄지고 여기서 남북 간 신뢰를 확인할 경우 공단 정상화 문제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원·부자재 반출 등과 관련해서는 완전철수를 위한 수순이 아니라 일단 남측에서 생산 활동을 이어가 바이어들의 이탈을 막은 다음 개성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한 고육지책임을 북한측에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이런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설비 점검 및 유지보수를 위한 기술자들의 방북도 지속적으로 타진해야 한다.

임을출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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