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것이 궁금해요 | 직업선택의 자유 그리고 선호직종은? 2013년 6월호
북한, 이것이 궁금해요 21 | 직업선택의 자유 그리고 선호직종은?
Key Point
– 직장배치에서 본인의 희망·소질·능력은 부차적이다. 국가에서 배치한 현장에서 다른 직장으로의 이동은 사실상 힘들게 되어 있어 대부분 처음 배치된 직장이 평생직장이 된다.
– 현재 경제난의 여파로 주민들의 직업선호 역시 변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당·행정관료 등을 선호했지만 지금은 외화벌이가 가능하거나 부수입이 있는 서비스직을 더 선호하고 있다.
북한이 개성공단사업을 잠정 중단한 가운데 남한 입주기업에서 근무하던 북한 근로자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북한 당국이 철수시킨 북한 근로자 대부분 농촌에 재배치하고 일부는 북한 내 다른 공장으로 신속하게 이동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북한에서의 직업선택은 본인의 의사보다는 당과 행정기관의 조정·통제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다시 말해 직장배치는 중앙당국이 각 부문별 수요에 따라 수립한 총체적 계획에 의해 이루어진다.
직장배치 핵심 기준은 출신성분과 당성
직장배치에서 가장 핵심적인 판단기준은 성분과 당성이라는 이른바 정치적 기준이다. 직장배치와 사회적 지위를 결정하는 또 하나의 부차적 기준은 실무적 기준이다. 이는 직무수행능력으로서 학력, 자격, 실무 능력, 활동력, 근무연수, 근무평점 등이 고려된다. 특히 이 가운데 학력은 사회적 신분상승의 주요한 수단이 되는데, 기본계층과 복잡계층의 진학 등은 엄격한 심사와 규제를 받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사회적 지위와 보수가 나은 직업이나 직장에 진출할 기회를 갖기는 사실상 어렵다.
직장배치는 일반적으로 간부와 노동자로 구분된다. 간부는 도·시·군·리 당 간부부에서 하며, 대상은 대학졸업자, 국가사무원, 노동현장에서 충실성과 당성이 높은 노동자 등이다. 노동자의 경우는 각 도·시·군(리 포함) 인민위원회 노동과에서 일률적으로 배치한다. 이와 같은 직장배치의 경우 본인의 희망·소질·능력은 부차적이며, 국가에서 배치한 생산 현장으로부터 다른 직장으로의 이동은 사실상 힘들게 되어 있어 처음 배치된 직장이 평생직장이 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최근 외화벌이 가능한 직장 선호
개별 노동자의 직장 이동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때까지 직장이동은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었다. 첫째는 더 나은 직장으로 이동하는 것이고, 둘째는 직장 내부 문제로 할 수 없이 다른 공장을 찾는 경우이다. 첫 번째 유형은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아 더 큰 직장으로 이동하거나, 배경이나 뇌물을 통해 이동하는 경우이다. 두 번째 유형은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 북한에서는 해고란 존재하지 않으나 문제 있는 직원을 계속 채용할 수 없기 때문에, 어렵고 힘든 작업장에 다시 배정하거나 사회동원 건설에 내보내는 방식을 활용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 북한에서는 경제난으로 사회통제가 이완된 틈을 이용하여 뇌물과 안면 관계를 통해 편안한 기관과 직장으로 옮겨 다니는 노동기피현상 내지 직장이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직장에 출근해도 일이 없기 때문에 출근 도장만 찍고 생계를 위한 사적 경제활동에 매진한다. 또한 새롭게 직장을 배치 받는 젊은이들도 갈 곳이 없어 집단적으로 탄광이나 농촌 등으로 배치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주민들의 직업선호도 변화하고 있는데 과거에는 당·행정관료 등의 직업을 선호했으나, 현재는 경제난의 여파로 북한 주민들 사이에 물질주의적 가치관이 확산되면서 외화벌이가 가능한 외교관, 무역일꾼, 외항선원, 부수입이 많은 서비스업 부문에 배치되기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정리/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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