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한·중수교 21주년, 전략적공진관계로 2013년 7월호
기획 | 굴기하는 중국과 한반도
한·중수교 21주년, 전략적공진관계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월27일부터 30일까지 심신지려(信心之旅 : 마음과 믿음을 쌓아가는 여정)의 슬로건으로 중국을 국빈 방문하여 시진핑 주석과 취임 이후 첫 한·중정상회담을 가졌다. 지난 1992년 한·중수교 이후 20년간 이룩한 양국의 발전을 토대로 향후 20년의 한·중관계를 보다 새롭고 건설적인 관계로 설정하고 새 지도자 간 협력과 소통을 더욱 돈독히 다지는 기회가 되었다.
中,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환영
이중 북한 핵(核)문제 등 한반도 주요 안보현안과 함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 경제협력 방안이 주요 정상 간 의제로 집중 논의되었다. 현재 중국은 우리의 최대 교역국으로 지난해 기준으로 교역 규모는 2,151억 달러에 이르고 있어 이번 박 대통령을 수행하는 경제사절단도 역대 최대 규모에 이르렀다.
금번 한·중정상회담에서는 기존 한·중 전략적협력동반자관계를 보다 강화해 나가기 위한 차원에서 △한·중관계 평가 및 미래비전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한 협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제반분야에서 교류협력 강화 △지역 및 국제무대에서의 협력방안 등을 논의하였으며 정상회담 이후 양국정상은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 및 부속합의서’ 채택을 통해 △정치·안보분야 전략적 소통제고 △경제사회분야 협력확대 △인문분야 유대강용 활동추진이라는 3대 중점 추진방안과 △지도자 간 소통 채널 상시 유지 △경제통상 협력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5대 세부 이행계획을 제시하였다.
양국은 한·중수교 이후 지난 20년간 굳건한 신뢰관계를 계기로 향후 대기업 위주의 경제성장뿐만 아니라 정보통신기술(ICT), 과학기술, 환경 및 금융, 에너지 등 보다 다양한 분야로 양국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합의하였다. 또한 한·중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서 양국 국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방향으로 체결될 수 있도록 상호 간 이견을 좁히는 데 최대한 노력하기로 의견을 일치를 이루었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어 3차 핵실험, 개성공단 가동중단 등 한반도 긴장 국면을 조성하고 있는 북한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과의 긴밀한 대응 공조체제 구축이었다. 이에 양국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한반도 비핵화 실현 및 평화와 안정유지가 공동이익에 부합됨을 확인하고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합의했으며, 유엔 안보리 결의 및 9·19 공동성명을 포함한 국제사회 의무와 약속을 성실히 이행해야 하는 데 인식을 같이 하였다. 특히 양국정상은 북핵 6자회담 틀 내에서 양자 및 다자대화를 강화하는 한편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한 6자회담 재개의 긍정적인 여건이 마련되도록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은 한·중정상회담에서 우리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중국정부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으며, 중국정부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구상을 환영하고 남북관계 개선 및 긴장완화를 위해 그간 우리 정부가 기울여 온 노력을 높이 평가하여 적극적인 지지와 공감대를 표시하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방중기간 중국 언론사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하겠지만 남북한 대화의 문은 여전히 열려있다.”고 강조하면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북한이 비핵화를 선택할 경우 대북 인도적 지원과 낮은 수준의 남북경제협력, 나아가 교통, 통신 등 대규모 인프라 시설 투자까지도 포함된 매우 거시적인 대북정책으로 만약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요구에 긍정적으로 화답한다면 한국은 북한을 적극 지원하여 남북한 공동발전을 이루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향후 전략적 공진관계로의 전환 적극 모색해야
금년은 한·중 수교 21주년이 되는 해이다. 오랜 냉전 기간 동안에 쌓인 적대와 불신의 관계를 극복해 나가면서 지난 한·중 수교 20년 역사는 외양적·제도적인 차원에서 볼 때 눈부시고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하였다. 경제분야는 말할 것도 없고 사회, 문화 분야의 교류와 협력도 눈에 띄게 진전되어 왔다. 공식적으로도 한·중관계는 선린우호관계→ 협력동반자관계→ 전면적협력동반자관계를 거쳐 현재는 전략적협력동반자관계를 구축하였다. 이미 한국과 중국은 서로의 가치를 인정하는 관계이며 상호 협력할 여지가 많은 관계로까지 발전하였다. 특히 한·중 양국은 지난 20년간 발전하여 온 것 보다 한걸음 더 나아가 전략적 공동목표와 상호이익을 추구하는 ‘전략적공진관계’로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작금의 한·중관계는 이러한 화려한 수사에도 불구하고 북한 핵문제라는 불안요인으로 인하여 양국 간 전략적 안보이익이 상호 충돌할 수 있는 위험성도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 향후 한국과 중국은 지난 20년간 관계발전을 뒷받침하여 온 ‘구동존이’ 논리에서 한걸음 더 전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강대국 국제정치의 비극을 쓴 공격적 현실주의 이론의 대가인 미 시카고 대학 미어셰이머 교수는 ‘국가들은 자신의 힘이 상대방과 균형상태에 이르렀을 때도 만족하지 않고, 더욱 큰 힘을 증강시키려 노력하며, 결국 모든 강대국들은 패권국이 되려고 노력한다.’면서 향후 미·중 간 세력균형 변화와 패권경쟁 강화로 인해 결국 한국은 전략적 딜레마에 직면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처럼 한반도를 둘러싸고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요소가 갈수록 증대되고 있는 미·중 간 패권경쟁시기에 오히려 우리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핵심 이익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밝히고 상호간 차이점을 줄여나가는 노력과 이익을 모색하는 소위 화이부동(和而不同)관계를 구축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정재흥 /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댓글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