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to IPTV | 나는야, 북한 시·도지사! 2013년 7월호
Welcome to IPTV 26 | 나는야, 북한 시·도지사!
최근 학생들에게 직업 선호도 조사를 해 보면 단연 1위는 공무원이다. 요즘 같은 경제 불황 속에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만약 통일이 된다면 우리 학생들의 직업 선호도에 변화가 있을까? 아마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지난 호에 소개된 통일 후 유망 직업에 관련된 수업을 통해 통일 한국이 되면 새로운 직업이 많이 각광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보았기 때문이다.
동영상 통해 북한지역 두루 탐방
그래서 학생들에게 수업 전에 간단한 질문을 해 보았더니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통일 한국이 된다면 많은 청소년들이 자신의 적성과 소질은 무시한 채 정년 보장과 경제적 안정만을 추구하는 직업을 선택하지 않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매우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
이번 수업은 통일 이후 북한지역에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는 상황에서 북한의 시·도지사가 되었다고 가정하고, 자신이 맡은 지방자치단체의 발전 방안과 운영 계획을 마련해 보는 내용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사회과 관련 과목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에 대해 알고 있는 학생들은 수업 내용을 듣고 매우 흥미로워했다.
우선 북한의 지방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동영상과 보충자료를 보기로 했다. 전개 동영상은 두 편으로 구성되었는데 북한의 지방을 평양특별시, 나선특별시, 남포특별시, 평안남도, 평안북도, 함경남도, 함경북도, 황해남도, 황해북도, 자강도, 양강도, 강원도 등 우리의 광역지자체에 해당되는 12개 시·도의 자연환경, 특산물, 인구, 산업, 교통과 주거, 문화적 특성 등을 영상자료와 함께 소개해 주고, 북한의 명승지와 음식문화, 관광명소 등을 설명하고 있다.
학생들은 북한 구석구석을 소개해주는 영상이 무척 신기한 듯 했다. 사실 서울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제주도도 한 시간이면 갈 수 있는데 가까이 있는 북한 땅은 가볼 수가 없다. 한때 금강산·개성 관광이 시행되었기는 하지만 현재는 그나마도 갈 수 없기 때문에 정보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두 편의 동영상은 각 시와 도의 위치, 특징 그리고 관광 명소까지 자세하게 짚어주고 보여주었다. 우리의 서울에 해당하는 북한의 수도 평양과 최다 인구가 산다는 평안남도에 대한 내용을 볼 때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시청을 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인공호수인 북쪽 압록강에 있는 수풍호와 북한 최대의 수력발전소인 수풍발전소가 있는 평안북도가 임산자원이 풍부해 가구제조공업이 발달했다는 내용을 보면서도 신기해했다. 게다가 역사책이나 교과서에서 보았던 명승지나 유적지 등을 직접 생생한 영상으로 확인하니 좋은 듯 했다.
그동안 북한에 대한 정보는 평양에 대한 것이 전부였고, 각 지역의 특산물이나 특징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나라의 명산 가운데 하나인 금강산이 있는 곳이 우리와 같은 명칭을 쓰는 강원도라는 것도 학생들은 잘 몰랐다. 북한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다 해도 각 지역에 대해서까지 자세히 알고 있는 학생들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다들 재미난 영화를 보듯 열심히 보았다.
자신이 맡은 지자체 발전방안 발표
빠르게 휙휙 지나가 아쉽기까지 한 북한의 지역들과 관련 정보를 보여주는 동영상 시청이 끝난 후 소감을 물었더니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북한이 춥고 가난하고 탄광이 가득하기만 한 곳이 아니라는 것에 놀라워하는 학생들도 있었고, 많은 양이 매장되어 있는 지하자원을 아까워 하기도 했다. 그리고 오늘 수업의 주제인 발전 가능성이 있는 북한의 지역들에 시·도지사가 된다면 어떻게 발전시키겠냐는 질문에는 정말 많은 의견들이 나왔다.
학생들의 의견을 일일이 발표 시킬 수 없어 활동지에 생각을 정리해 쓰게 했다. 동영상 시청 후에는 활동지 작성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학생들은 메모를 하면서 시청을 했다. 학생들이 어떤 계획서를 써 낼지 기대가 되었다. 다 쓴 후에 몇몇 학생에게 발표를 시켜 보니 의외로 기발한 의견들이 많았다. 정책이나 운영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학생임에도 실현 가능성 있는 의견도 많았고, 학생다운 귀엽고 발랄한 의견들도 많았다.
이번 수업은 교사에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시간이었다. 북한에 대해 공부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음에도 지역 구석구석까지는 모르고 있던 부분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가정의 상황이고 학생들이 내놓는 의견들이 모두 가상 시나리오에 불과하지만 이런 수업을 할 때 정말 진지하다. 이런 진지함은 열정이 되어 통일 한국으로 가는 발걸음을 재촉하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북한에 더 많은 정보를 알아보려면 인터넷사이트 ‘국가지식포털 북한지역정보넷(www.cybernk.net)’을 활용하면 좋을 듯하다.
최형미 / 등원중학교 논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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