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초점 | 한·미, 연합전구사령부 설치 … 확장억제 공고히 해야 2013년 7월호
시사초점 | 한·미, 연합전구사령부 설치 … 확장억제 공고히 해야

제12차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지난 6월 1일 오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과 회담을 갖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방부는 6월 1일 북한의 핵위협이 가중됨에 따라 2015년 12월 1일로 예정된 전시 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 환수와 이에 따른 한미연합사령부(이하 연합사) 해체의 내용을 일부 변경하여, 한미연합전구사령부(이하 연합전구사)를 창설한다고 발표했다. 현재의 연합사 체제를 유지하되 명칭을 변경하고, 한국 합참의장이 그 사령관 직책을 수행하며, 사령부 내 한국군의 비율과 책임도 증대시킨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하여 상당수 국민들은 현재의 연합사 체제가 유지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자주국방 의지가 퇴색하거나 유사시 미군의 증원이 불확실해질 가능성을 우려한다.
현 연합사체제 유지 … 미국 소극적으로 지원?
연합전구사에 관한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는 한국이 요구한 전작권 환수 및 연합사 해체의 배경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것은 참여정부가 제기했지만 한국인들의 열망이기도 했다. 독립을 침해당한 역사적 경험으로 인하여 자국의 군대는 직접 지휘해야 한다는 의식이 컸기 때문이다. 또한 이전 정부가 추진한 화해협력의 성과로 인하여 북한의 위협이 감소될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하였다.
그러나 북한의 위협은 지난 2월 12일 제3차 핵실험을 통하여 오히려 강화된 상태이다. 북한은 핵무기의 소형화·경량화·다종화에 성공함으로써 한국을 핵미사일로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게 되었고, 실제로 ‘핵 선제타격권리 행사’, ‘제1호 전투근무태세’ 등의 용어로 협박하기도 하였다. 한국의 정승조 합참의장은 핵미사일 사용에 관한 명백한 징후가 있을 경우 선제타격하겠다고 공언하였으나, 그 경우 전면전으로 확전될 위험성이 큰 것이 사실이다.
현실적으로 한국은 북한의 핵공격에 대하여 미국의 핵무기로 응징·보복한다는 소위 핵우산 또는 확장억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다만 ‘찢어진 우산’이라는 표현처럼 그 실현 가능성은 미 정부의 결정에 따라 달라진다. 이 때문에 재향군인회를 비롯한 보수단체와 일부 국회의원들은 연합사 해체의 연기 또는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고, 그에 대한 타협의 결과로 연합전구사 설치가 추진되고 있는 셈이다.
연합전구사 체제로 전환될 경우 예상되는 근본적인 문제점은 미국의 확장억제가 약속대로 이행될 확률이 낮아진다는 우려이다. 현재는 미군 대장인 연합사령관이 한반도의 전쟁억제 및 유사시 전쟁승리를 위한 책임을 부여받은 상태이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시 그는 미 정부에게 가능한 모든 조치와 증원을 요청하고, 미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그러나 그가 연합전구사의 부사령관이라면 요구와 지원은 소극적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한국의 입장에서 관건은 연합전구사 체제로 이행하더라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확장억제 약속이 공고하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핵대응에 관해서는 미군 부사령관이 책임지는 등 제도화된 보장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연합전구사 설치를 준비하면서도 북한의 핵위협이 강화될 경우 현재의 체제를 지속하는 방안도 배제할 필요는 없다. 강을 건널 때 말을 갈아타지 않는 것처럼 북한의 핵위협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체제로 변화하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이다. 연합전구사 방안은 장기적으로 검토하면서 현 체제로 당면하는 핵위기를 극복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
한국군, 자주적 군비태세 갖추어야
이러한 모든 것에서 기본이 되는 것은 한국군의 철저한 자주적 군사대비태세이다. 한국은 북한의 핵공격 시 자체적으로 응징·보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하고, 공격의 ‘명백한 징후’가 발견될 때 이를 선제타격하여 무력화시킬 수 있어야 하며, 북한의 핵미사일이 발사되었을 경우 공중에서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해 나가야 한다. 미군의 힘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면서 자주성을 외치는 것은 공허할 뿐만 아니라 위험한 발상이다.
동시에 국민들은 현재의 연합사 체제를 군사주권의 침해로 감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단일지휘관에 의해 지휘를 보장한, 승리하기 위한 편의에 불과한 것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형태는 제2차 세계대전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하여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이라크전쟁 등에서 계속적으로 적용되었고, 유럽의 나토(NATO)에도 적용되고 있다. 연합전구사에서 미군이 한국군 사령관의 지시를 따라야 하는 것과 현 연합사 체제에서도 한국군이 미군 사령관의 지시를 따르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현재도 연합사령관은 양국 합참의장의 지시를 받도록 되어 있고, 한국군의 인사, 군수, 조직 및 편성, 훈련 등은 철저히 보장되기에 그것을 군사주권의 침해로 볼 필요는 없다.
정부에서 어떤 조치를 발표할 때마다 이에 대하여 찬성과 반대의 의견이 제기된다. 이것은 민주국가의 필연적인 현상이겠지만, 한편으로는 의견수렴이 충분하지 못하여 발생하는 부작용일 수도 있다. 국방전문가들의 경우 정부의 발표를 무조건 찬성하는 것보다 그 위험성을 지적하여 결정의 완전성을 향상하고자 노력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고 정부가 방안을 바꿀 때마다 자신의 논리를 바꿔가며 무조건적으로 찬성한다면 국가안보에 대한 전문성이나 책임의식을 의심받을 수 있다. 정부 또한 한번 결정된 안이니까 밀어붙인다는 자세를 버리고 다양한 의견을 열린 마음으로 수렴한다는 포용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러할 경우 정부 결정의 타당성과 국민적 공감대도 커질 것이다.
박휘락 /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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