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원이 뜬다! | 셰일가스, 천연가스 시장 황금시대 열어 2013년 7월호
신자원이 뜬다! | 셰일가스, 천연가스 시장 황금시대 열어
셰일가스는 지하 100~2,600m에 걸친 퇴적암(셰일층)에 있는 천연가스로 일반 천연가스(전통가스)와는 달리 비전통가스로 분류된다. 전통가스보다 깊은 곳에 위치하며 열효율은 다소 떨어지나 성분과 용도 면에서는 동일한 특징을 보인다. 셰일가스는 잠재매장량이 635조㎥로 추정되어 향후 200년간 사용가능할 정도로 풍부하다. 특히 전통가스의 매장량(404조㎥)보다 비전통가스 매장량(426조㎥)이 더 많으며, 이 중에서도 셰일가스 매장량(204조㎥)이 가장 높다. 더군다나 셰일가스는 확인매장량(187.4조㎥)만으로도 전 세계가 59년간 사용가능하며, 이는 석유나 기존 천연가스와 비슷한 수준으로 확인되고 있다. 기존의 전통가스가 러시아(23.9%), 이란(15.8%), 카타르(13.5%) 등 지정학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지역에 집중된 것과 달리 셰일가스는 전 세계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어 안보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최근 수평시추·수압파쇄라는 채굴기술의 혁신으로 셰일가스의 채산성 있는 개발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미국을 중심으로 셰일가스(및 셰일오일) 개발 붐이 일고 있다. 이는 미국경제 회복의 모멘텀 활용 차원에서 미국 정부가 셰일가스 개발을 적극 추진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특히 미국에서의 셰일가스 개발로 인해 천연가스 시장(Henry Hub) 가격이 지속적으로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천연가스 가격의 하락을 이점으로 삼아 LNG 생산 및 동북아 시장으로의 수출에서 개발사업의 활로를 모색하게 되고 수출을 허용하는 쪽으로 에너지 정책의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제 천연가스시장에서 미국의 입장이 대량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변화하는 등 천연가스 국제 시장에서 기존 역학관계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이밖에도 국가차원의 천연가스 이용 관련 정책에서도 변화가 발생하는데, LNG 수입을 검토하거나 수입량 증대를 계획했던 국가들 중 셰일가스 자원의 잠재력이 큰 나라들은 장기계획을 수정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채굴기술 혁신으로 셰일가스 붐 일어
이러한 변화가 계기가 되어 세계가 고유가 등 봉착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과 재생가능에너지에 역점을 두고 있는 동안 셰일가스는 신에너지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셰일가스의 발견은 전 세계 에너지 구성에서 엄청난 변화를 일으킬 것이며 최대 매장지역인 중국, 미국, 아르헨티나, 멕시코, 남아프리카는 에너지공급의 전통적인 지정학적 판도를 뒤엎을 것”이라 하고, 국제에너지기구(IEA) 또한 “셰일가스 개발로 에너지 시장에 천연가스 시장의 황금시대가 도래하여 향후 에너지 공급 증가분이 셰일가스 등 비전통가스로 구성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과연 셰일가스가 새로운 대안에너지로 에너지 혁명을 일으킬 수 있는가이다. 이에 대한 해답은 현재 매우 긍정적이다. 실제 셰일가스 개발 붐이 지역경제를 살리고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있다는 많은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고용창출이 2015년 87만명, 2035년 160만명이 되고, GDP는 2010년 769억달러에서 2015년 1,182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셰일가스 개발 붐으로 수송, 발전, 석유화학 등 여러 산업에서 석유의 천연가스로의 대체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셰일가스 개발 붐의 진원지인 미국에는 바넷, 페이엘빗, 헤인스빌, 마셀러스, 우드퍼드 등 다섯 곳의 대형 광구를 중심으로 약 20개 셰일가스 광구가 전국에 분포되어 있다. 미국은 중소업체들이 개발을 주도해왔으나 최근 쉘 등 메이저 업체의 진입, 기술혁신의 가속화, 정부지원 확대 등으로 셰일가스 생산량이 급증하고 향후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중국은 36.1조㎥의 막대한 셰일가스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로 자체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다만 수자원 확보, 자체 기술력 부족 등의 문제를 안고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형 에너지회사 등과 중국 국영 에너지 기업 간의 합작 투자 형태를 취하거나 해외 자산 확보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은 2011년 3월 대지진 이후 원전을 가스 발전소로 대체하며 가스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셰일가스를 포함한 해외 가스자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 내각은 2012년 자국 기업들의 해외 탐사광구, 가스자산 인수 지원을 위해 8.81억달러(676억엔)의 전년대비 8배 증가한 예산안을 승인하였다. 유럽은 규제가 상대적으로 적은 폴란드 중심으로 개발에 적극적이지만 수자원 및 기술력 부족, 환경규제 등으로 2020년 이후에나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국 기술수준, 미국의 20~30%에 불과
우리나라는 세계 제1의 LNG 구매자로서(2011년 약 3,669만t 수입) 석유공사 및 가스공사 등 공기업 선도로 셰일가스를 포함한 비전통자원 해외 개발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석유공사는 2011년 3월에 미국의 이글 포드 사업의 셰일자산 지분 23.7%를 인수하였으며, 가스공사는 미국 사빈패스 LNG로부터 연 350만t의 셰일가스 LNG를 2017년부터 도입하기로 계약을 체결한 상태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메이저 기업과 중국, 일본 등 경쟁국 기업 대비 자금, 기술, 인력 모든 면에서 열세이다. 기술수준은 미국 대비 20~30%에 불과하며(약 3~8년의 기술격차), 전문 인력 양성 및 확보도 어려운 실정이다.
셰일가스 개발은 저렴한 에너지원의 공급, 다양한 공급원 확보, 국제유가 안정화, 기존 산업의 경쟁 환경 변화 등 한국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예고한다. 따라서 한국은 세계 산업전반이 가격경쟁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국제 동향에 대비하여 경쟁력 제고를 위한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유영성 / 경기개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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