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 기회는 준비하는 자의 것이다 2013년 7월호
북리뷰 | <통일, 기업에 기회인가 위기인가> 권석균 외 지음
기회는 준비하는 자의 것이다
기업은 위기에서 기회를 찾고 창조와 도전에서 생존을 보장받는 것이 숙명이다. 그렇다면 분단국의 기업은 ‘통일’이라는 변수를 과연 기회로 받아들일 것인가, 위기로 받아들일 것인가. 기업마다 그 대응은 다르겠지만 하나의 정답은 존재한다. 기회든 위기든 통일을 알아야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통일, 기업에 기회인가 위기인가>는 통일 한국을 준비하는 기업가들에게 유용한 ‘통일참고서’라 할 수 있다. 초보 기업가부터 전문 경영자, 미래 사업자에 이르기까지 반드시 알아야 할 북한·통일 경제 상식을 총 망라해 놓았다.
기업 환경의 세계화는 노동 임금 상승, 기자재 수입 구조 변화 등을 가져왔고, 다수의 영역에서 비교우위 구조도 변화시켰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성공단은 남북경제협력을 통한 새로운 활로였다. 개성공단은 향후 통일 환경에 있어 기업들에게 시험장을 제공하였는데, 북한의 저임금은 우리 기업들이 가진 고민을 조금이나마 해결해 주는 출구가 되었다. 본문에서는 통일 이후의 기업 전략을 개성공단 사례를 통해 연구한다. 가령 처음에는 북한 근로자들의 사고방식 차이, 특성 등을 고려하지 못하고 인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못했던 입주기업들이 점차 시간이 흐르며 북한의 집단적 특성을 활용, 그들의 자존심을 활용한 접근 등을 통해 10년이 지난 지금은 성장 동력으로 역이용한 방안들을 보여준다. 이러한 시행착오들을 접목시킨다면 제3국으로의 플랜트 이동보다 통일 한반도를 활용한 방법이 훨씬 효과적임을 역설하고 있다.
또한 기나긴 분단이 가져 올 통일의 혼란을 완화하는 방안으로 중국-홍콩식 방법을 제시한다. 이 방법은 가장 느슨한 통합 방법으로 홍콩의 시장경제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고 군사, 외교, 통치권만 중국이 행사한 방법이다. 남북한 사회에 닥칠 충격을 방지하기 위해 인력이 남북한을 자유롭게 이동하는 것을 제한하고, 북한을 점진적으로 자본주의화하는 것으로 남북경협의 지향점과도 같다.
개성공단 사례로 통일 이후 기업전략 탐색
본문 중 ‘통일시대에 대비한 기업의식 조사’에 따르면 ‘통일 이후 기업의 대북 진출 의향’은 높음 5.1%, 의향 있음 12.8%, 상황을 보고 판단 56.4%, 의향 없음 25.6%로 기업들의 인식이 결코 부정적이지만은 않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통일시대 기업의 준비 여부’는 충분히 준비 0%, 준비 중 1.7%, 준비할 예정 25.0%, 전혀 준비하지 않음 71.6%, 앞으로도 준비 안함 1.7%로 나타나 우리 기업들의 준비가 다소 소홀함을 나타낸다.
분단이 길어진 만큼 양측의 사회·경제·문화적 차이가 커졌듯이 복구비용 또한 커질 수밖에 없다. 분단에 대한 이자가 커지는 것과 같은 원리라 할 수 있다. 더구나 기업에 있어 통일 편익은 상당히 많다. 값싼 노동 활용안도 이점이겠지만, 고령화가 심화되고 편협한 노동 구조로 변해가는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이 되기도 한다.
물론 이 책은 현재 남과 북의 상황은 간과했다는 한계점을 지닌다. 하지만 북한 대내외적 기업소 현황과 투자, 유망 사업, 인적 관리, 통일 기업 등 경영자들이 알고 싶어하는 것들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통일·북한 경제에 대한 궁금함을 해소해준다. 그럼에도 통일이 기회가 될지, 위기가 될지 닥치기 전에는 알 수 없다. 다만 통일·북한에 대해 미리 알고 대비하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기회는 준비하는 자의 것이다.
선수현 / 본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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