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것이 궁금해요 | 문화재의 보존과 관리는? 2013년 9월호
북한, 이것이 궁금해요 24 | 문화재의 보존과 관리는?
북한은 해방 이후 정권의 정통성을 내세우기 위해 ‘민족문화유산의 계승 발전’을 강조, 평양시 안악 고구려고분, 평안남도 온천리 궁산리 유적 등을 시작으로 역사 유적지의 발굴 사업을 추진하였다. 1993년 9월부터 1994년 6월 사이에 황대성을 비롯한 성곽과 500여 기의 고인돌, 150여 기의 석관묘를 발굴하였고, 평안남도 덕천시에서 100여 기의 주거지를 확인하였다. 이러한 가운데 문화유물의 발굴과 보존정책을 추진하면서, 문화유물을 정치적·사상적·교양적으로 이용하였다.
정권 정통성 위해 역사유적지 발굴
북한은 유형의 문화재를 문화유물로 정의하고 있으며, 이들 문화유물을 보존·관리하기 위해 1994년 「문화유물보호법」을 제정하였다. 「문화유물보호법」에 의하면, 문화유물은 역사유적과 역사유물로 구분된다. 또한 문화유물은 국보, 준국보, 일반 문화유물로 평가·등록한다. 국보와 준국보는 지정번호가 있으나 일반 문화유물에는 없다.
우리에게 낯선 ‘준국보’ 문화유물은 남한의 보물급 문화재에 해당되며, ‘보존유적 제○호’로 표기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등급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실상은 같다. 우리에게 알려진 북한의 문화재는 국보 193건, 준국보 1,723건, 일반 문화유물 205건이다.
국보급 문화재의 지역별 분포를 살펴보면 평양직할시 43건, 평안남북도 40건, 황해남북도(개성시 포함) 62건, 함경남북도 18건, 강원도 18건, 자강도 3건, 양강도 1건, 남포특별시 8건으로 고구려와 고려의 수도였던 평양과 개성, 그 주변 지역에 밀집되어 있다.
북한에는 남한의 무형문화재에 해당되는 것이 없으며, 역사유물에 민속자료가 빠져 있는 것도 남한과 다르다. 이는 북한이 사회주의 이념에 배치되는 민속자료, 민속놀이 등의 무형문화재를 문화적 가치가 없는 것으로 분류해 문화재와는 별개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재를 보존·관리하기 위하여 중앙에 문화성 문화보존관리국과 각 도에 문화유적관리소를 두고 있다. 문화재 전문기관은 행정기관과 공동 조사·연구를 전담하는 기관으로서 사회과학원 산하에 고고학연구소와 민속학연구소가 있다. 또한 시·도에는 문화유물보존사업소와 문화재 관련 연구소가 있으며, 이밖에 역사박물관, 민속박물관, 미술박물관 등이 있다.
북한은 1983년 ‘문화재불법반출입 및 소유권양도금지와 방지수단에 관한 협약’에 가입하면서 문화재 국제교류활동을 시작하였다. 1998년에는 ‘세계문화유산 및 자연유산 보호협약’에 가입하였고, 2004년 7월 고구려 벽화고분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등재하였다. 등재 목록은 동명왕릉 주변 고분군, 호남리 사신총 주변 고분, 덕화리 고분군, 강서삼묘(강서큰무덤·강서중무덤·강서작은무덤), 독립 고분 등 5개 지역 63기(벽화고분 16기)이다.
개성과 DMZ지역 문화재 도굴 성행
또한 지난 6월에는 개성역사유적지구가 두 번째로 등재되었다. 개성역사유적지구는 현재 12개의 유적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개성 성곽 5개소, 고려궁성(만월대)과 개성 첨성대, 개성 남대문, 고려 성균관, 선죽교와 표충비, 왕건왕릉·칠릉군과 명릉군, 공민왕릉이 지정되어 있다.
북한은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시기를 겪으면서 많은 고분들이 파헤쳐졌다. 이때부터 지금까지 많은 문화재들이 헐값으로 중국 연변과 단동을 거쳐 해외로 빠져 나갔다. 고분에서 도굴된 문화재들은 중국 단동과 연변지역에서 밀거래되며 일본, 미국, 영국 등지로 유입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도굴이 성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개성지역을 비롯, 황해남도, 강원도 지역의 비무장지대(DMZ)에 있는 고분들까지 도굴 당하고 있다. 곳곳에서 도굴이 성행하고, 심지어 모방 문화재를 만들어 내는 현상도 생겨났다. 주민들은 문화재라는 인식보다는 비싼 가격을 받을 수 있는 물건이라는 생각으로 불법 판매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북한지역은 역사적으로 고조선, 고구려, 발해, 고려로 이어지면서 우리 민족의 우수성과 독창성이 담긴 문화유산이 많이 분포되어 있다. 그러나 자재 부족과 보존기술의 낙후, 도굴 등으로 인해 문화재 보존·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항일 혁명전통만을 고집하면서 고대, 중세, 근대에 형성된 민족문화 유산에 대해서는 등한시 한 북한당국의 정책에도 문제가 있다.
북한의 문화재는 후손들에게 물려줄 남북한 공동의 문화유산이다. 따라서 남북한 사회·문화교류협력을 통해 북한 문화재에 대한 공동 조사연구가 이루어지고, 문화재의 해외 유출 방지와 보존·관리 방안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정리 /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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