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2년 4월 1일

장용훈의 취재수첩| 北 ‘광명성 3호’ 발사 예고…북·미 2·29합의 혼돈 속으로 2012년 4월호

장용훈의 취재수첩

北 ‘광명성 3호’ 발사 예고…북·미 2·29합의 혼돈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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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세 번째 인공위성 발사를 예고했다. 북한의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는 지난 3월 16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김일성 주석 생일을 맞으며 자체의 힘과 기술로 제작한 실용위성을 쏘아 올리게 된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담화에서 “이번에 쏘아 올리는 ‘광명성 3호’는 극궤도를 따라 도는 지구관측 위성으로, 운반로켓 ‘은하 3호’는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남쪽 방향으로 4월 12일부터 16일 사이에 발사된다.”고 밝혔다.

이어 “위성발사 과정에서 산생되는 운반로켓 잔해물들이 주변 국가들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비행궤도를 안전하게 설정했다.”며 “우리는 평화적인 과학기술 위성발사와 관련해 해당한 국제적 규정과 관례들을 원만히 지킬 것이며 투명성을 최대로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평양 산음동의 한 병기공장에서 특수제작된 화물열차에 미사일 동체를 실어 3월 24일까지 동창리 발사기지 인근 조립건물로 운반했으며 추진체와 동체조립 등 발사 준비를 하고 있다.

美 “2·29합의 및 유엔결의 위반” … 중·러도 “우려”

2009년에 이어 4년만인 이번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을 맞아 발사되는 이번 위성 발사는 ‘강성국가 진입’을 선포하고 김정은 체제의 결속력을 다지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문제는 북한이 지난 2월 23∼2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3차 북·미 고위급 회담에서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유예(모라토리엄)를 미국과 합의한 상태여서 4월에 ‘광명성 3호’ 발사가 이뤄질 경우 북·미 간에 ‘합의 위반’ 논란이 당연한 수순이라는 점이다.

미국 국무부의 빅토리아 눌런드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러한 미사일 발사는 지역안보에 위협을 가하는 것이며 또한 북한이 최근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삼가겠다고 다짐한 것과는 모순된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엔결의 1718호와 1874호는 분명하고도 명백하게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로 활용할 수 있는 발사행위를 금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러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의식한 듯 이번 북한의 위성 발사는 과거와 다른 점도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보도문을 통해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는 다른 나라의 권위 있는 우주과학기술 부문 전문가들과 기자들을 초청하여 서해 위성발사장과 위성관제종합지휘소 등을 참관시키고 지구관측위성 ‘광명성 3호’의 발사실황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광명성 3호’를 발사하기 위한 준비사업의 일환으로 우리나라의 해당 기관들에서는 국제적 규정과 절차에 따라 국제민용항공기구와 국제해사기구, 국제전기통신동맹 등에 필요한 자료를 통보했다.”고 전했다.

여기에다 북한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하기 전인 작년 12월에 이미 ‘광명성 3호’ 위성 발사 계획을 미국에 통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미국과 북한은 고 김일성 북한 주석 탄생 100주년 축하행사로 올 4월 15일 전후에 인공위성을 발사한다는 북한의 계획을 놓고 ‘트랙Ⅱ(민간채널)’를 통해 구체적인 협의까지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소식통은 “김정일 사망 사흘 전인 지난해 12월 15일 북한 당국자가 위성 발사 계획을 미국에 통보했다.”면서 당시 북한과의 협의에 나섰던 미국 측 트랙Ⅱ 관계자는 “내가 보기에 오바마 행정부는 위성발사를 유엔결의의 직접 위반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이런 사실을 미국 행정부 당국자에게도 전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다단계 로켓을 이용하는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 예고는 미국뿐 아니라 주변국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중국 외교부의 장즈쥔(張志軍) 부부장은 3월 16일 지재룡 중국 주재 북한 대사를 만나 북한의 ‘광명성 3호’ 위성 발사 계획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외교부는 이날 발표문을 통해 장 부부장이 지 대사와 만나 북·중 관계와 한반도 상황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중국은 북한의 위성발사 계획과 국제사회의 반응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장 부부장은 “우리는 각 당사자가 냉정을 유지하고 자제력을 발휘해 사태가 고조되는 것을 막고 더욱 복잡한 상황이 초래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도 북한 지도부에 대해 높은 수준의 우려와 발사 철회 요구를 여러 채널을 통해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러한 우려가 예상됨에도 왜 인공위성 발사를 예고했을까. 강성대국 완성의 신호를 내부적으로 보내려는 의도는 기본이고 미국을 겨냥한 움직임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009년 4월 미국 오바마 행정부 출범 직후 ‘광명성 2호’를 발사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됐고 2개월 뒤 북한은 핵실험을 감행했다. 미국의 새로 시작하는 정부를 시험한 뒤 잇단 도발로 정책전환을 압박한 셈이다.

북·미 간의 합의가 이뤄진 상황에서 북한은 ‘광명성 3호’ 발사를 예고했다. 북한은 미국이 과연 자신들과 거래하고 싶어 하는지를 알고 싶었던 것 같고 이를 통해 신뢰의 정도를 확인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광명성 3호’ 문제를 다루는 미국의 태도가 중요한 시점이다.

北 “평화적 우주이용 권리 … 장거리미사일과 별개”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3월 18일 논평을 통해 “반공화국 압살정책의 전형적인 발로로서 우리의 평화적 우주이용 권리를 부정하고 자주권을 침해하려는 비열한 행위”라며 “과학연구와 경제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위성발사는 특정 국가의 독점물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논평은 이어 주권국가의 합법적 권리로 계획된 북한의 위성발사만 ‘미사일 위협’, ‘도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 등으로 비난하는 것은 명백히 인공위성 제작과 발사문제에 대한 ‘이중잣대’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3월 20일에도 논평에서 “우리는 이미 결실 있는 (북·미) 회담이 진행되는 기간 핵시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영변 우라늄 농축활동을 임시 중지하고 국제원자력기구의 감시를 허용하기로 했다.”며 “실용위성 발사와 장거리미사일은 별개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장용훈/ <연합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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