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것이 궁금해요 | 인기 스포츠와 유명 체육인은? 2013년 12월호
북한, 이것이 궁금해요 27 | 인기 스포츠와 유명 체육인은?
북한이 지난해 국가체육지도위원회를 만들고 올해 들어서도 각종 국제스포츠대회를 유치하고 체육시설을 확충하는 등 스포츠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군부대나 경제현장 못지않게 가장 많이 방문한 곳은 바로 스포츠 행사장이다. 이와 함께 평양 유소년 국제축구학교를 비롯해 마식령스키장과 미림승마클럽, 문수물놀이장 등 체육시설 확충도 잇따르고 있다.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그 어느 분야보다 체육 분야에 힘을 쏟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역동성 등을 선전하고, 대외적으로는 정권 이미지를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문화와 체육 부문을 강화해 이른바 사회주의 문명국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호에서는 북한의 인기 스포츠와 유명 체육인을 알아보겠다. 북한 당국은 과거 다른 사회주의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국위 선양을 위한 엘리트체육 육성에도 관심을 기울이지만, 기본적으로 전체 주민들 대상의 생활체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왜냐하면 북한은 체육을 통해 인민대중을 혁명과 건설, 그리고 국방에 이바지할 수 있는 공산주의적 인간으로 육성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좌)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2013 동아시안컵 축구대회’에서 우승한 여자 축구선수들을 만나 격려했다.
(우) 북한 여자축구는 세계 정상급 실력을 갖추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은 ‘2013 동아시안컵축구대회’에 참가했던 북한 여자축구팀 Ⓒ연합뉴스
체육, 사회주의문명국 건설의 주요 분야
첫째, 체육을 통해 집단적 교양을 주입시킴으로써 유일사상 확립에 기여하고, 둘째, 모든 단체에서의 국방체육을 실시함으로써 유사시에 대처할 수 있는 기초체력과 혁명사상 고취, 셋째, 전 주민의 체력증진을 통해 사회주의 건설에 필요한 노동력 증강 도모, 넷째, 국제경기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어 체제의 우월성을 과시하려는 의도 등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체육은 주로 주민들의 여가생활로 활용되고 있어 북한 주민들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체육 종목을 즐기고 관람한다. 각 도마다 소재지에 도 체육단이 있고 해마다 도별 체육대회가 열린다. 대중체육을 장려하고 주민들도 체육을 좋아하지만 이를 즐길 시설은 취약하다. 큰 기업소들은 운동장을 가지고 있어 종업원 체육대회를 개최하지만 소기업이나 기관들은 대체로 학교운동장을 이용해 운동회를 연다. 군별 경기 같은 것도 해마다 개최되는데 역시 중학교나 대학 운동장을 이용해 개최한다. 대학이나 중학교는 축구를 할 수 있는 운동장이 있고 배구장과 농구장도 구비되어 있다.
매년 우수 체육인 10명 선정해 발표
중학교부터는 축구단, 농구단, 배구단, 육상팀 같은 조직이 있다. 대학도 마찬가지다. 경기에서 이겨 대학의 명예를 높이기 위해 선수들을 영입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는 무난히 해당 대학을 졸업할 수 있다.
그렇다면 북한에서 인기 있는 스포츠는 어떤 것들일까? 북한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축구에 대한 인기가 가장 높다. 남자축구는 물론 여자축구 역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여자축구는 국제무대에 나가 여러번 우승을 거두고, 특히 아시아의 최강팀이 되어 있어 더욱 관심과 호응이 높다. 다음은 농구로 축구시즌이 끝난 겨울에 주로 즐기는 스포츠이다.
다음 탁구, 권투, 레슬링이 인기종목이다. 현재 아시아 정상권에 있는 북한의 권투는 인민체육인 구영조 선수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다. 1980년대 구영조는 당시 사회안전부 산하 압록강체육선수단 선수였는데 맞붙은 선수마다 단 몇 초 만에 KO를 시키는 주먹을 가지고 있었다. 이겼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를 완전승으로 제압하는 모습이 주민들을 열광시켰던 것이다. 어쩌면 ‘주체주먹’을 보여주는 것 같고 또 적에겐 무자비해야 된다는 교육에도 맞는 것이어서 그랬을 수도 있다.
전문 체육인으로서 명성을 얻자면 반드시 국제대회에 나가 우승을 해야 한다. 세계대회에서의 우승은 국가의 명예를 높이는 정치적 문제이기에 더욱 그렇다. 특히 남한과의 경기에서 지면 사상문제로 취급받기도 한다. 경기란 이길 수도 질수도 있는 문제이지만 만약 지면 선수들의 훈련과정에서의 모든 생활을 재검토한다. 조금이라도 안일한 모습이 나타났다면 처벌을 받는다. 반대로 평시 훈련에서 많은 문제점들이 있었다 해도 우승을 안고 돌아 왔다면 아무 처벌 없이 표창을 받는다. 체육경기의 결과는 전쟁 결과 다음으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데 반드시 이겨야 할 필요성을 선수들에게 주입한다.
선수들은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게 되면, 국가훈장을 받고 연금을 받는다. 또한 국민들에게 사랑을 받고 청소년들의 우상이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선수가 유도의 계순희와 농구의 리명훈이다. 계순희는 유도선수로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일본의 유도 영웅 다뮤라 료코를 물리치고 금메달을 차지해 세계를 놀라게 했었다. 무려 235cm 키의 리명훈은 아시아 최장신선수로 ‘민족의 재산’이라는 별명을 가졌다. 그는 1993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북한에 준우승을 안겨주었고, NBA 진출을 시도했지만 무산된 이후 북한팀의 농구 감독을 지냈다.
북한은 1992년부터 매년 국내외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스포츠 스타 10명을 선정해 발표하는데, 계순희는 처음부터 2004년까지 8차례나 최우수선수에 올랐다. 북한도 많은 유명 체육인들을 배출했지만 잠시 스칠 뿐 주민들은 오래 기억하지 못한다. 영화배우들과 달리 화면으로 얼굴을 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북한에는 팬클럽이나 사인회 같은 문화가 없다. 수령 우상화에 조금이라도 지장이 있을 가능성이 있어 개인적 취향에 의한 조직이나 행사는 금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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