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시민, 남북의 21세기형 주체로! 2012년 5월호
북리뷰
<남북경계선의 사회학> 시민, 남북의 21세기형 주체로!
지난 4월 남북한의 권력 재편은 사람들의 예상을 다소간 빗나갔다. 그 정점이었던 4월 11일 대한민국 제19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예상을 뒤엎고 새누리당이 제1당과 과반 의석을 지켜냈다. 하지만 박빙의 승부 끝에 난 결과였기 때문에 ‘국민’은 아직 야권의 ‘정권심판’이나 여권의 ‘정당쇄신’ 중 어느 한쪽에 충분히 만족하지 못한 듯하다.
한편 이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한국의 총선일을 겨냥이나 한 듯 제4차 당 대표자회를 개최했는데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김정은은 총비서가 아닌 제1비서로 추대되었다. 4월 13일에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2기 제5차 회의에서 김정은이 차지한 자리 역시 국방위원장이 아닌 제1국방위원장이었다.
그 밖의 인선을 포함해 지도부를 구성하는 조직문제는 일각에 나도는 ‘김정일 유훈’에 담긴 인사방향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먹고 살기 힘든 사정은 한국보다 더 할 텐데도 ‘정권심판’이나 ‘정당쇄신’을 요구하는 ‘인민’의 목소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1948년 전후 6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별개의 정치적 체제와 주체를 구성해 온 남북한의 현 주소다. 정치적 주체로서의 사회구성원, 주권의 담당자, 권력의 정당성 기반 등을 논할 때 등장하는 남북한의 유권자는 ‘국민’과 ‘인민’이라는 각기 다른 개념으로 정립되어 있다.
남한에는 기미독립선언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한 민족이자 민주독립국가를 재건하는 주체로서의 ‘국민’이, 북한에는 기존 체제에 대한 저항과 혁명을 수행할 주체로서 ‘피지배적 상태에 있는 계급적 존재’를 뜻하는 ‘인민’이 자리 잡았다.
시민, 국민·인민 융합할 자율·공공적 주체
<남북경계선의 사회학>은 이처럼 남북 사이에 존재하는 경계선을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고 재조정을 시도한 책이다. 그 일례로 저자는 남북한의 통합과 통일 과정에서 주목받아온 ‘민족’ 개념을 적절히 활용하되 ‘시민’의 정체성으로 ‘국민’과 ‘인민’의 개념을 융합할 것을 제안한다.
저자에 따르면 “‘시민’은 천부인권을 보유한 자율적 개인으로서 … 자신이 속한 국가 및 공동체 내에서 공공성을 담지하는 21세기형 주체”다. 남북한이 그간의 경계선을 재조정하여 새로운 공동체를 이루고 함께 살아가려면 이러한 시민의 사회적 주체성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견해다.
오는 12월 대선에 임하는 남한 ‘국민’은 당리당략에 이용당하지 않고 시민으로서 공공성을 견지할 수 있을 것인가? 다음 당대표자회 또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 북한 ‘인민’은 천부인권을 가진 자율적 시민으로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인가? 향후 권력재편에는 남북 ‘시민’이 각기 공공성과 자율성을 발휘하여 남북경계선의 재조정에 진일보가 있기를 기대해본다.
윤인주/ 평화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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