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핵무기·장거리미사일은 김정은 최우선 관심사항 2012년 5월호
특집| 김정은 체제 출범…강성대국은?
핵무기·장거리미사일은 김정은 최우선 관심사항
한국과 국제사회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2012년 3월 13일 ‘광명성 3호’라는 그들의 인공위성을 운반로켓인 ‘은하 3호’를 통해 발사하였다. 인공위성과 미사일은 추진기술이 유사하다는 점에서 한국과 미국은 이를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로 규정하였고, 비록 2분 정도 비행 후 서해상에 추락함으로써 실패하였으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어떠한 발사도 금지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2009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1874호를 위반함으로써 국제사회로부터 집중적인 비판을 받고 있다.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을 개발하는 최종적인 목표는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하여 핵위협을 가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은 우방국인 중국마저 비판에 동참하는 상황에서도 핵무기의 소형화와 미사일의 장거리 비행을 집요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번에는 실패하였지만 북한의 시도는 계속될 것이고, 언젠가는 성공할 것이다. 핵무기는 대량살상무기(WMD)라고 불리듯 그 피해는 너무나 처참하기 때문에 한국은 생존권 차원에서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한 방어책을 고려해야할 상황이다.
북한은 휴전협정이 진행 중이던 1953년 3월 소련과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협정’을 체결한 이래 1963년 소련으로부터 소형원자로를 도입하였고, 1970년대 중반부터 영변지역에 독자적인 핵시설을 건설하면서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였다.
그동안 한국과 주변국들은 6자회담을 통하여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시키고자 했으나 성공하지 못하였고, 북한은 2006년 10월 9일과 2009년 5월 25일 두 차례의 핵실험을 실시하였다. 북한은 현재 30~40kg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고, 이것으로 최소 5개에서 최대 15개까지 플루토늄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북한 장거리 로켓 ‘은하 3호’ 발사 결과
북한, 핵무기 소형화 집중적으로 추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일본에 항공기를 이용하여 2개의 핵폭탄을 투하한 것에서 보듯이 항공기를 통한 핵무기 운반은 언제라도 가능하다.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해상 및 육상을 통한 특공대 침투방식으로도 핵무기를 운반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미사일이다. 미사일은 탐지도 어렵고, 요격은 더욱 난해한 기술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다만 핵무기를 미사일에 탑재하기 위해서는 직경 70cm, 무게 1t 이하(또는 700kg)로 소형화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북한은 1980년대 초 이집트로부터 확보한 소련제 스커드-B(Scud-B)를 역설계하여 자체의 미사일을 개발한 이후, 1990년대에는 사정거리 1,300km인 노동미사일을 배치한 데 이어 2000년대에는 사정거리 3,000km 이상의 중거리 무수단 미사일을 배치하였고, 최근에는 그보다 더욱 장거리의 대포동 미사일을 시험하고 있다.
또한 북한은, 사거리는 140km에 불과하지만 정확성이 높고 고체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동하면서 단기간에 발사할 수 있는 KN-02 미사일을 지난 2007년에 공개한 바 있고, 올해 4월 15일 ‘태양절’(김일성 생일)에 군사퍼레이드를 개최하면서 직경 2m, 길이 18m에 달하는 새로운 이동형의 대형 미사일을 공개하기도 하였다. 북한은 스커드 700기를 포함하여 대체적으로 1,000기 정도에 이르는 미사일 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아직은 북한이 미사일에 탑재할 정도로 핵무기를 소형화하는 데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김관진 국방장관이 2011년 6월 13일 국회 증언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소형화에 성공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될 경우 북한은 한국과 국제사회를 일방적으로 협박할 수 있고, 한반도와 동북아시아는 핵미사일에 의한 공격과 방어의 위험한 시대로 진입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북한은 미사일의 질과 양을 계속 향상시키되 특히 사거리를 향상시키는 데 주력할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과의 직접적인 협상을 통하여 체제안정과 재정지원을 확보하려는 북한으로서는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의 장거리 추진력을 과시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태양절’ 군사퍼레이드에 로켓군 대규모 참가
2006년, 2009년, 2012년의 미사일 시험발사가 지향하였던 것도 태평양을 횡단하여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의 과시였다. 금년 4월 13일의 미사일 시험발사가 실패한 가장 설득력있는 이유는 장거리 비행을 보장하기 위하여 1단 로켓의 추진력을 지나치게 높임에 따라 연료탱크에 과도한 압력이 가해졌고, 그로 인하여 연료가 외부로 누출되면서 폭발을 일으켰다는 설명이다.
동시에 북한은 미사일에 탑재할 정도로 핵무기를 소형화하는 데도 집중적인 노력을 경주할 것으로 판단된다. 소형화가 향상될수록 핵미사일의 위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은 핵실험을 계속할 것이고, 어느 순간에는 한국과 우방국들을 공격할 수 있는 핵미사일을 완성하였다고 공표하게 될 것이다.
북한의 새로운 지도자인 김정은은 개인적으로 핵미사일의 개발과 활용에 높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판단된다. 김정은은 2012년 2월을 비롯하여 몇 차례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을 담당하는 전략로켓 부대를 시찰한 것으로 보도되었고, 이번 ‘태양절’ 행사 퍼레이드에도 로켓군을 대규모로 참가시켰다. 또한 김정은은 로켓 부대들이 사열대를 통과할 때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등 흐뭇한 표정을 보였다고 한다.
김정은은 스스로 포병운용의 전문가라고 선전되고 있고, 미사일도 넓은 의미에서는 포병에 속한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북한은 지도자의 최우선적인 관심사항으로 핵무기와 미사일을 개발할 것이고, 이로 인하여 당분간 한반도와 지역 안정이 크게 불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이 핵과 미사일로 무장한 북한과 휴전상태로 대치하고 있는 한국이지만 아직까지 신뢰할만한 미사일 방어능력을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 한국은 2010년경 독일로부터 PAC-2 미사일 2개 대대를 도입하고, SM-2 미사일을 장착한 세종대왕함급 구축함을 3척 보유하고 있지만, 이들은 항공기 방어무기들로서 비행하는 미사일의 몸체를 직격파괴(hit-to-kill)할 수 있는 능력은 없다.
한국, 최소 미사일 방어망 구축해야
노대래 방위사업청장은 2011년 9월 26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향후 10년 이내에는 북한의 미사일을 방어할 수 있는 태세를 구비하지 못한다고 답변한 바가 있다. 북한의 미사일 전력은 계속 증대되는 데 반하여 한국의 대응능력을 그에 미치지 못함에 따라 미사일에 관한 공격과 방어의 불균형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 당장 필요한 최소한의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하고자 노력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핵미사일로 한국의 주요도시를 타격하겠다고 위협할 경우 속수무책이어서는 곤란하기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은 2010년 ‘국방협력지침’에 합의하여 “미국이 핵우산, 재래식 타격능력 및 미사일 방어능력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군사능력을 운용하여 대한민국을 위해 확장억제를 제공”하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이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한국은 수도와 핵심 전략시설을 방호할 수 있는 정도의 PAC-3 미사일을 최단기간 내에 획득하면서 전반적인 미사일 방어체제의 구축방향을 토의 및 연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북한 탄도미사일에 대한 실제적인 감시 및 추적이 가능한 X-밴드 레이더를 조기에 확보하고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로써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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