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2년 8월 1일

북한 맛지도 | 함경도 별미 ‘명태순대’ 2012년 8월호

북한 맛지도

함경도 별미 ‘명태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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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도 명태순대는 동해안을 끼고 있는 함경도 지역이나 강원도 지역에서 만들어 먹는 음식으로 평안도 지방 사람들은 잘 모르는 음식이다. 그리고 이것도 일상적으로 먹는 일상식은 아니고 별미로 먹는 음식이다. 그러고 보면 명태는 동해에서 많이 나는 생선이기 때문에 서해안 지역에서보다는 동해안 지역에서 많이 만들어 먹는 음식이면서 특히 겨울에 가장 많이 만들어먹는 음식이다.

그러니까 겨울에 명태로 여러 가지 요리를 만들어 먹는데 함경도 지방 사람들은 명태순대를 만들어 밥 대용으로 먹기도 하고, 술안주로 손님에게 대접하기도 한다. 특히 명태순대는 만두처럼 만들어서 얼려두었다가 필요할 때마다 쪄서 먹는 음식인데 정말 별미이다. 북한에서 1980년 이전까지는 명태가 흔했기 때문에 명태순대를 많이 만들어 먹었다.

최근엔 그 많던 명태가 다 어디로 갔는지 명태가 많이 잡히지도 않고 얼마간 잡히는 것은 수출용으로 전환되어 북한주민들의 식탁에서 명태가 사라지면서 북한에서 요즘 젊은 사람들은 아마 명태순대를 먹어보지 못한 사람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명태순대는 명태에 채소와 여러 가지 재료로 만든 소를 넣어서 만들어 겨울에 얼렸다 녹였다 하면서 숙성시킨 음식이기 때문에 맛도 좋고, 아주 쫄깃쫄깃하고 영양적인 측면에서도 상당히 좋은 음식이다.
쌀과 내장, 명태살을 버무린 소의 맛이 일품
명태순대는 명태의 속살은 빼내어 채소와 함께 다진 다음 기름에 볶아서 소를 만드는데 이때 밥을 넣을 수도 있고 그냥 채소만 넣을 수도 있다. 돼지순대는 생쌀을 넣는 것이 특징이지만 명태순대는 미리 밥을 지어놓았다가 볶음밥을 만들어 넣는 것이 특징이다.

명태순대를 만드는 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명태가 신선해야 하고 다음은 명태의 속살을 빼내는 것인데 기술이 없으면 명태가 망가질 수 있다. 명태 속살은 먼저 명태 머리와 명태 내장이 있는 고지를 자르고, 손으로 명태 내장을 들어낸다.

그리고 명태 머리와 등 사이의 뼈를 토막 낸 후 명태 껍데기가 손상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명태 꼬리까지 뼈와 살을 모두 꺼낸다. 그리고 여기에 순대소를 넣어서 찜솥에 쪄서 양념간장을 함께 곁들여 먹는다.

함경도 지방에선 겨울에 추우니까 바깥에 명태순대를 얼려두었다가 손님이 오거나 별미음식으로 쪄서 대접하는 풍습이 있었다. 쌀도 들어가고 고기와 채소 등이 골고루 들어가기 때문에 끼니로도 아주 좋아서 간편식으로 먹기도 한다.
명태 속살 빼내는 게 기술

명태순대는 순수 명태 내장과 명태살로 만들 수도 있지만 돼지고기를 채소와 함께 다져넣어 만들 수도 있는데 이 또한 구수하고 감칠맛이 일품이다. 이렇게 만든 명태순대는 사실 ‘코리안 피시소시지(Korean fish sausage)’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남한엔 소시지가 상당히 많고 아이들에게 또한 소시지가 일상적인 음식이 될 정도로 흔하다.

북한에서는 식재료가 없어서 사라져가고 남한에선 귀찮아서 만들지 않아 사라져가는 우리의 음식을 잘 복원해서 만들어먹는 것이 어쩌면 국제화시대에 우리의 시장을 지키는 일이 아닐까 생각된다.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의 전통음식을 많이 만들어 먹여야 아이들이 우리의 맛을 알텐데, 필자 역시 바쁘고 귀찮다고 잘 만들어주질 않으니까 우리 아이의 입맛이 너무 가공식품에 길들여져 걱정이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음식을 자꾸 만들어서 아이에게 먹이려고 하는데 그리 쉽지는 않다. 사람의 입맛은 한번 형성되면 바꾸기도 힘들고 오래가는 것이기도 하지만 음식의 맛은 민족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지표이기도 하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우리 음식의 맛을 알게 하는 노력이 남한이나 북한에 모두 필요한 것 같다.

명태순대

● 재료 : 명태 2kg, 파 50g, 마늘 20g, 고추장(또는 된장) 30g, 기름 30g, 시래기 1kg, 소금 5g, 간장 80g, 고춧가루 3g

● 만드는 방법

1. 명태의 배를 가르지 말고 아가미 쪽을 딴 후 명태의 내장을 한꺼번에 꺼내어 깨끗이 씻는다. 내장을 꺼낼 때 열주머니가 터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열주머니가 터지면 쓴맛이 나고 푸른색이 번져 음식의 맛과 품위를 떨어뜨린다. 칼끝으로 등뼈를 5cm 길이로 베어낸다.

2. 손질한 명태를 5~6% 되는 소금물에 10분쯤 담갔다가 건져서 물기를 뺀다.

3. 명태 두 마리의 살을 발라서 파, 마늘과 같이 다진다. 애(간)는 다지며 고지(내장)는 손으로 뜯어 놓는다. 시래기도 잘게 썰어 물기를 꼭 짠다.

4. 냄비에 기름을 두르고 다진 명태살과 시래기를 볶는다.  고추장과 간장,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고춧가루를 넣어 골고루 섞어 순대소를 만든다.

5. 명태 뱃속에 밀가루나 강냉이가루를 솔솔 뿌린 다음 순대소를 골싹하게 넣는다.

6. 소를 넣은 명태를 평평한 그릇에 가지런히 놓아 찜솥에 넣고 쪄낸 다음 접시에 먹기 좋게 썰어 담고 갖은 양념장을 같이 낸다.

 

이애란 / 북한전통음식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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