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한국 新성장엔진, 시베리아를 가다 | “High North” … 북극, 주목! 2012년 10월호
통일한국 新성장엔진, 시베리아를 가다
“High North” … 북극, 주목!
2012년 9월 8~9일 제20차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APEC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이명박 대통령이 9월 10일 역대 대통령 중 최초로 노르웨이를 방문했다.
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북극권 국가인 러시아에 이어 노르웨이와의 교류협력 관계를 통해 북극의 자원 및 에너지 개발, 북극권 항로 개발 등에 참여하려는 우리의 관심표명이었다. 게다가 노르웨이의 슈발바르드 군도 슈피츠베르겐 섬 니알슨에는 북극의 환경 및 기후연구를 위해 지난 2002년 4월 29일 세운 우리나라의 북극 다산과학기지가 있다.
한국, 2002년 다산과학기지 세워 연구활동 시작
통상 북극이라 통칭되는 북극권 또는 북극지역(the Arctic)은 북극(North Pole)을 정점으로 하는 북반구의 원형 캡이다. 그러나 북극권의 남쪽 경계선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차가 있다. 북위 66°33′(66도 33분)이 가장 일반적인 기준선이지만, 자연과학자들은 10도 등온선, 수목한계선, 동토대의 남쪽한계선, 계절적 해빙한계선 등을 주장하기도 한다. 용어 또한 북극 또는 북극권(the Circumpolar North, the Far North)이라는 용어를 혼용하고 있다.
그러나 어쨌든 북극권은 4천만㎢로 지구표면의 약 8%, 지구 육지면적의 약 15%, 전체 바다면적의 약 5%를 차지한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북극권 육지면적의 40% 이상과 북극권 해안선의 거의 절반이 러시아의 관할권 내에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북극권에는 연안 5개국, 즉 캐나다, 덴마크(그린란드), 노르웨이, 러시아, 미국과 비연안 3개국인 핀란드, 아이슬란드, 스웨덴이 있다. 비연안 국가들은 그 영토가 66˚32?의 북극권으로 확장되어 있는 국가들이다.
소수의 탐험가와 과학자 그리고 에스키모나 이뉴이트 같은 극지 원주민들에게만 관심을 끌었던 얼음덩어리의 북극권이 지난 몇 십 년에 걸쳐 국제적으로 뜨거운 지역으로 떠올랐다. 그야말로 같은 이름의 노르웨이 정책인 ‘북극 정책(High North)’이 되었다. 노르웨이 정부는 최근 기후 온난화로 인해 빙하가 점점 사라지면서 북극항로 이용, 자원개발 등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북극의 자원 및 항로개발, 환경보전, 원주민 권익보호 등을 위한 ‘High North’를 추진 중이다.
북극해는 바다 밑에 땅덩어리(남극 대륙)가 있는 남극과는 달리 그야말로 얼음으로 뒤덮힌 바다이다. 북극해 주변의 섬인 젬랴프란차이오시파, 슈피츠베르겐, 그린란드, 배핀, 엘즈미어 등에는 오랫동안 쌓인 눈이 다져져 육지의 일부를 덮고 있는 얼음층인 빙하(氷河)가 있다. 게다가 이른 봄철에 그린란드 동쪽, 특히 엘즈미어 섬에서 육빙(陸氷)으로부터 분리되어 해면을 표류하는 빙괴인 빙산(氷山) 또는 빙도(氷島)도 있다.
이것은 두께가 100m나 되는 평탄한 얼음으로 항공기의 발착도 가능하고 북극의 기상관측 등 미·소 양국의 기지로 이용된다. 그러나 이 빙산은 바다 위에 떠다니는 얼음덩어리인 해빙(海氷)보다 더 딱딱하고 크며, 수면 아래에는 수면 위 질량의 6∼7배나 되는 빙괴가 잠겨 있기 때문에 이것이 선박에 충돌하면 매우 위험하다. 1912년 영국의 호화여객선 타이타닉호는 이런 빙산에 부딪혔던 것이다.
그런데 기후변화로 북극권의 기온이 다른 지역보다 두 배나 빨리 상승하자, 이런 북극의 빙하와 해빙이 빨리 녹게 되고, 2007년 여름에는 캐나다 쪽 항로인 북서항로에 얼음이 완전히 사라지고 유사 이래 최초로 항해가 가능하게 되었다. 그리고 미국국립설빙센터(US NSIDC)는 2030년 해빙이 사라지고, 북극해는 1년 내내 선박항해가 가능하다고 예측했다.
북극, ‘뜨거운 감자’ 된 이유?
기후변화로 영구동토층 및 빙하와 강으로부터 녹는 얼음은 해수면을 상승시키고, 녹고 있는 강은 더 많은 퇴적물 및 영양분과 오염원을 해안지역으로 이동시키며, 해수면의 상승, 영구동토대의 해빙, 더 강력해진 파도 등이 해안을 침식시키면 결국 영구동토대 지하에 얼어있는 온실가스인 메탄가스가 방출되면서 지구 온난화가 가속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기후변화는 북극의 생태계에 극적인 영향을 미쳤고, 기온이 계속 상승함에 따라, 미래에 심각한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최근의 과학 연구에 의하면, 북극권의 이런 기온상승은 다양한 피드백 효과로 빙하와 해빙이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녹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린란드의 빙하는 예상보다 더 급속히 얇아지고 있고, 얼음층 밑의 녹은 물은 빙하를 바다 쪽으로 더 빨리 밀어내고 있다. 그린란드의 빙하가 다 녹으면, 해수면이 수 미터 상승할 수 있고, 열확산에 의해 이미 시작된 해수면의 상승에 상당한 속도를 붙여줄 것이다.
한편 지구온난화로 인한 환경적 변화는 북극권의 광물자원이나 수산자원 그리고 북방항로에 대한 국가의 주권적 권리를 선점하기 위한 북극권 국가들의 경쟁을 촉발했다. 이런 자원경쟁은 2000년과 2008년 미 지질조사국(USGS)이 세계의 석유와 가스 매장량의 25%가 북극해에 있다고 추정한 후 더욱 가속화되었으며 결국 북극의 변화를 야기했다.
환경적 변화는 북극권의 법적 경제적 발전에 압력을 가했고, 법적 경제적 발전은 또 다시 환경적·사회적 결과를 야기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순환을 만들어냈다. 인류의 마지막 보고인 북극이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이유다.
배규성 / 배재대 한국-시베리아센터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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