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어요 | “A·B·C 비전으로 한 번 더 도약할 겁니다” 전경만 통일교육원장 2012년 11월호
만나고 싶었어요
“A·B·C 비전으로 한 번 더 도약할 겁니다” 전경만 통일교육원장
취임 이후 현재까지 감회는?
지난 6월 25일 취임한 후 이제 4달 가까이 지났어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이 시간 동안 다양한 일들을 처리했고 또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통일 준비의 첫 걸음은 바로 국민들의 통일에 대한 열망과 의지라고 생각하고요. 이것을 키우고 함양하는 일이 바로 통일교육이라 생각하는데, 이런 중요한 업무를 맡았다는 점에서 책임감을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다만 통일교육원이 밖에서 보는 것과는 달리 굉장히 많은 일들을 하고 있으나, 국민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것과 통일교육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함에도 국민들의 통일에 대한 열망이 높지 않다는 점이 안타깝죠. 통일교육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반증이라고 볼 수 있지 않겠어요? 통일준비를 위한 ‘능동적 통일교육’ 강화가 시대적 요청사항이라고 생각하고 통일교육을 추진해 나가려고 합니다.
통일교육의 구체적 당면 과제는?
분단의 고착화에 따른 통일의식 약화를 극복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봐요. 남북이 분단된 지 70년의 시간이 가까워졌어요. 반 세기가 훨씬 넘는 이 시간 동안 남북은 서로 다른 체제 속에서 사실상 이질적인 삶의 방식을 형성하였죠.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완전히 다른 체제 속의 삶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살아오고 있다 보니, 체제 이질성이나 통일의식과 필요성에 무뎌지고 있는 것이죠.
이런 사고는 ‘굳이 통일을 해야 하나?’라는 회의적인 생각으로 이어져 자칫 통일의 문을 열지 못할 수도 있어요. 통일의 기회가 왔음에도 이를 잡지 못한다면 우리는 역사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게 됨은 물론 우리 후손들에게 보다 나은 세상에서 살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전혀 원하지 않는 결과를 낳게 될 것입니다.
이를 극복하고 통일에 대한 보다 능동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국민들의 관심과 의지를 제고시킬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선 단순히 통일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가치관과 인식의 차원으로 전환시킬 수 있도록 통일의 당위성은 물론 통일국가의 위상과 역할, 통일 편익 등을 중심으로 통일의 필요성을 설명하여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통일시대의 주역이 될 우리 청소년들의 인식을 전환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를 강화할 필요가 있어요. 다양한 체험·참여형 프로그램 및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콘텐츠 개발·보급 확대는 물론 청소년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학교현장에서의 통일교육 내실화를 위해 관계 부처와의 협력을 계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스마트 미디어’ 시대 속 통일교육은?
<페이스북>, <트위터> 등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뉴미디어가 등장하면서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어요. 단순히 의사소통의 도구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소통의 대상과 내용까지 변화시켰죠. 통일교육원도 올해 1월부터 <트위터>를, 2월부터는 <페이스북>을 운영하고 있어요. 다양한 연령과 계층의 사람들로부터 의견을 듣고 있으며,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지도 고민해 보고 있습니다.
특히 스마트폰 사용자 증가에 발맞추어, 모바일 통일교육 어플리케이션인 ‘열린 통일교육’도 개발하여 곧 국민들에게 내놓을 계획이에요.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러한 미디어를 운영하는지 여부가 아니라, ‘어떠한 내용이 담기느냐’, ‘얼마나 진정성 있는 소통과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느냐’라고 생각해요. 이를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통일을 준비해 나갈 수 있는 좋은 컨텐츠를 개발하고 알리는 동시에 이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반영될 수 있도록 열린 교육의 공간과 자세를 유지해 나갈 예정입니다.
일선 학교 통일교육 교사 지원방안은?
청소년 통일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사항이 바로 학교 통일교육입니다. 학교 통일교육 내실화를 위해 필요한 핵심 요인은 바로 통일교육을 실시하는 교사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죠. 여기서 말하는 역량은 단순한 지식을 넘어 학생들이 통일의 꿈을 꿀 수 있도록 북돋아주는 차원도 포함되는 것이죠.
통일교육원에서는 교사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초·중등교사, 교장·교감, 장학관·연구사 등 학교 통일교육 관계자를 대상으로 연간 2천여 명 규모로 원내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사이버통일교육을 통해 4천여 명에 대해 교육직무 연수를 진행하고 있어요.
또한 학교에서 활용이 가능한 우수한 통일교육 프로그램을 발굴·보급하기 위하여 ‘통일교육 우수사례 경진대회’를, 통일교육 담당교사를 대상으로 정책특강, 주제발표 등 학교 통일교육 발전방안을 논의하는 ‘학교 통일교육 발전 워크숍’, 통일교육을 중점으로 실시하는 연구시범 학교를 지정하여 지원하는 ‘통일교육 시범학교’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교육부·교육청과 협조하여 통일교육지침서를 배포하고 있고, IPTV 등 학교교육용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교육활동도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저는 통일교육이 단순히 사회·도덕과 교사들에게 국한되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이런 일을 보면 알 수 있죠. 북한이탈주민들이 늘어남에 따라 탈북청소년들도 증가하고 있는데 이들은 중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 왕따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통상 자신들이 탈북자라는 것을 숨긴다고 해요. 현재 남북 간 교육현실을 감안할 때 탈북청소년들이 남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따라가기 힘든 게 사실이죠.
우리 사회는 취학 전부터 사교육을 받는 등 일종의 ‘학력과잉’ 사회인데 반해 북한은 그런 사회가 아니기 때문에 이미 출발점이 다른 상태죠. 그러나 이들이 탈북자라는 것을 알리고 남한 교육에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선생님들로 인해 비록 소수이기는 하나, 탈북자임을 커밍아웃하고 적응에 성공, 명문대학에 입학한 사례도 있어요.
그런데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평소 학교 통일교육이 잘 되어 있어야 해요. 일부 선생님들이 학교 통일교육을 통해 ‘탈북자도 형제이며, 같은 민족으로서 돕고 살아야 한다’는 점을 학생들에게 평소 교육시킨 결과, 학생들이 이들을 왕따 시키지 않고 더욱 도와주고 격려해줬다고 합니다. 실제로 형제 탈북자 중 형은 이런 좋은 선생님을 만나서 탈북자임을 당당히 밝히고 대학에 진학했지만, 동생은 그런 선생님을 만나지 못해 탈북자라는 사실을 여전히 숨기고 있다고 해요. 통일교육이 이들 형제의 운명을 바꾸어 놓은 것이죠.
학생뿐만 아니라 통일교육은 교사들 개인적으로도 꼭 필요한 것입니다. 앞으로 통일 이후 북에서 남으로 내려오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인데, 학교에서도 다수의 북한 출신 학생들이 생겨나게 될 것이고요. 지금 소수의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 애를 먹는다면 후일은 더 어렵게 될 것 아니겠어요? 지금부터 미리 준비한다는 차원에서 일종의 모의고사처럼 통일교육을 통해 교사 스스로 역량을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통일역량 강화 위한 재외동포 활용 방안?
통일은 우리의 노력에 국제사회의 협력이 더해 져야 가능합니다. 국제사회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하는 일 중의 하나가 바로 재외동포들의 역할을 강화시키는 것이죠. 이들이 비록 해외에 살고 있지만 통일을 위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면서 통일외교의 기반을 다져나갈 필요가 있어요.
이를 위해 통일교육원에서는 재외동포사회에서 통일문제에 대한 논의 활성화 및 공감대 확산을 위해 금년부터 해외지역 통일교육위원을 위촉하고 있어요. 현재 4개국 7개 도시에 총 63명이 위촉돼 있는 상태입니다. 또한 해외순회 통일교육을 실시하고 있어요. 재외동포들에게 정부의 통일 및 대북정책에 대한 이해를 제고시켜 교민사회 지지를 확산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죠. 또한 교포 자녀들에게도 통일교재를 제공하고, 필요 시 강의도 현지에서 해주고자 계획하고 있어요. 향후 통일교재를 영문화하여 배포할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해외동포들은 통일을 위한 소중한 자산이에요. 통일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서 일하고자 하시는 분들도 상당수죠. 이분들이 통일을 위해 뛰어주시는 만큼, 해당 국가에서 대한민국의 통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늘어나고 우리의 통일외교 역량이 강화될 것입니다. 통일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외동포 대상 통일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참여 공간 확보 및 지원도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국민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
통일교육원이 개원한지 올해로 꼭 40년이 되죠. 40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축적된 통일교육과 관련한 많은 노하우들은 통일준비 교육을 하는 데 있어 큰 자산이 될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통일교육으로의 도약을 추진하려고 해요.
특히 통일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통일교육으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변화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A, B, C’ 발전개념을 마련하였죠. 통일준비에 주요한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라는 의미의 ‘아카데미(Academy)’, 다양한 세대와 계층에 맞는 교육내용을 개발·보급하자는 ‘브레인(Brain)’, 전국에 산재된 통일교육 관련 기구와 단체들을 통합하고 협력하자는 ‘컨트롤 타워(Control Tower)’가 그것입니다. 이런 방향에서 통일교육을 한 층 더 업그레이드 시킬 계획이에요.
‘참으로 위대한 일은 모두 느릿느릿한 눈에 띄지 않는 성장에 의해서만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듯, 통일교육이 당장의 가시적인 변화를 가져오진 못하더라도 쌓이고 쌓이다보면 어느새 통일의 문을 여는 가장 큰 밑거름이 되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해요. 국민 여러분께 통일과 통일교육원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시고 많은 지지와 동참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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