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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훈의 취재수첩 | 북한 ‘2세 정치’ 면면…승승장구 vs 방탕그룹 2011년 5월호

장용훈의 취재수첩

북한 ‘2세 정치’ 면면…승승장구 vs 방탕그룹

북한에도 ‘2세 정치’ 바람이 불고 있다. 후계자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고 시 권력을 이양 받을 준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고위인사의 2세들이 군과 내각에서 고속승진하거나 주요 자리를 꿰차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은 혁명 1세대의 간판인 오진우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인 오일정(57) 당 군사부장이다. 작년 9·28 당 대표자회를 앞두고 군사부장에 임명된 뒤 당 중앙위원에 오른 그는 지난달 군 인사에서 우리의 중장 격인 상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군사부장으로서 민간무력에 대한 교육과 관리를 통해 김정은 후계에 대한 지지기반을 다지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성과 능력 인정받아 고속승진

오진우 만큼이나 대표적인 항일빨치산 출신인 오백룡 전 당 군사부장의 두 아들도 군부에서 승승장구하며 김정은 후계체제를 군 내에 뿌리 내리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오백룡의 장남인 오금철(64)은 2008년까지 공군사령관을 지내기도 했지만 옛 소련 군사유학생이었다는 이유로 끊임없는 감시를 받으며 생활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직선적인 성격으로 군 지휘관으로서 탁월한 리더십을 갖춘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작년 당 대표자회에서 당 중앙위원이 돼 앞으로 주요 보직에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오금철의 동생인 오철산은 해군으로, 해군사령부에서 정치위원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작년 당 중앙위 후보위원에 올랐다.

지난달 북한의 발권은행인 조선중앙은행의 총재로 임명된 백룡천(49)은 경제 분야에서 잘 나가는 고위인사 자제다. 1999년부터 2007년 사망할 때까지 8년 간 북한 외교의 ‘얼굴마담’을 했던 백남순 전 외무상의 셋째 아들로, 내각 사무국 부장에서 중앙은행 총재로 초고속 승진을 한 셈이다.

서동명 대외보험총국장도 백룡천 총재처럼 유명인사의 2세로 잘 나가는 경제기관의 수장이다. 서 총국장은 항일빨치산 원로로 당 비서와 검열위원장을 지낸 서철의 장남으로, 2008년 유럽 재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소송에서 이겨 3천920만유로(약 700억원)를 받아내기도 했다.

이러한 공로로 그는 2009년 우리의 국회의원 격인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선출됐고 9·28 당 대표자회에서는 백룡천 총재와 함께 정치국 후보위원에 올랐다.

외교 분야에서는 리용호(57) 부상이 눈에 띈다. 리 부상은 김정일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수십년 간 우리의 비서실격인 서기실에서 실장을 지내고 조직지도부 부부장을 역임했던 리명제의 아들이다. 그는 북한 외무성의 수석 부상으로 볼 수 있는 대미관계를 전담하면서 김계관 제1부상의 업무를 보좌하고 있다.

이처럼 전문성을 가지고 능력을 인정받아 승승장구 하고 있는 2세들이 있는 반면 부모의 ‘백’만 믿고 방탕한 생활을 즐기는 그룹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조직이 ‘봉화조’다. 2000년대 초반 생겨난 것으로 알려진 봉화조 멤버는 대부분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으로 김일성종합대학, 평양외국어대학 등 북한 최고의 명문대학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멤버들은 현재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무력부 정찰총국, 최고검찰소 등 권력기관이나 산하 외화벌이회사에 적을 두고 위조화폐 유통과 마약 밀매 등을 통해 외화벌이를 하고 있으며, 벌어들인 외화는 상당 부분 김정은과 김정철에게 상납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봉화조 멤버들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내정된 이후 김정은·정철 형제의 사적인 파티에 참여하고 외화 상납 등을 통해 김정은 주위에 뭉치고 있지만 아직은 정치적 영향력을 거의 갖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대북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봉화조의 리더는 오극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차남인 오세현과 김원홍 군 총정치국 조직담당 부국장의 장남 김철로 알려져 있다. 오세현은 공작원 양성기관인 김정일정치대학을 졸업한 뒤 부친이 부장으로 있던 당 작전부에 적을 두고 중국 등에서 외화벌이와 공작활동을 하다가 김정일 국방위원장 몰래 김정은과 함께 ‘봉수호’ 마약밀매 사건과 김 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 암살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2005년 해임됐다.

김철은 현재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총국에 적을 두고 중국 등지에서 마약 밀매를 통해 돈을 벌어 김정은과 정철에게 상납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봉화조는 마약동호회?

스위스 주재 대사로 김정일 위원장의 비밀계좌를 책임졌던 리철 조선합영투자위원장의 장남 리일혁도 봉화조 멤버로 현재 최고검찰소에서 비사회주의 현상을 조사하고 적발하는 특별검사 직책을 맡고 있다.

인민무력부 정찰총국 산하 외화벌이 회사에 적을 두고 있는 강석주 내각 부총리의 장남 강태성, 김정일 위원장의 서기실 부부장을 지낸 김충일의 차남 김철웅, 조명록 전 국방위 제1부위원장의 장남 조성호도 핵심 멤버로 꼽힌다.

특히 봉화조는 ‘마약동호회’라고 불릴 정도로 멤버 대부분이 심각한 마약 중독자들이며 리더인 오세현은 헤로인 흡입으로 격리시설에서 치료를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봉화조는 지난 2월 김 위원장의 차남 김정철의 싱가포르 방문 때도 동행해 에릭 클랩튼의 공연을 관람하고 쇼핑을 즐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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