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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통일이요? 과거청산부터 확실하게 해야죠!” 박정원 과거청산통합연구원장 2016년 5월호

인터뷰 | 박정원 과거청산통합연구원장

통일이요? 과거청산부터 확실하게 해야죠!”

박정원 과거청산통합연구원장

박정원 과거청산통합연구원장

Q.과거청산통합연구원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A.연구원은 2013년 5월 ‘북한과거청산연구회’ 결성과 운영을 논의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한반도 통합의 과정에서 과거청산 문제를 위한 전문 연구기관이 필요하다는 배경에서 사회통합 모델을 제시하는 데 중점을 두기로 했죠. 북한인권정보센터(NKDB)와 뜻을 모아 교수, 학자, 전문연구원, 법조인, 대학원생 등을 중심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북한 문제와 통일 문제에 대해 전문적인 관심과 정보를 가지고 있는 이들이 모여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과거청산문제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연구회는 통일한국의 안정적 기반을 구축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으로 북한의 과거청산 문제와 남북한 사회통합의 바람직한 방법을 찾는 것에 목표를 두고 연구활동을 지속해왔어요. 과거청산통합연구원은 궁극적으로 남북한 주민의 정서적이고 내적인 통합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제도에 의한 형식적 통일이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과 갈등해소의 어려움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5년 8월 연구회는 과거청산통합연구원으로 법인허가를 받으며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과거청산과 사회통합 문제는 사회적 쟁점을 포함하고 있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관점과 자세에 따라 해결방법의 방향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기초조사연구가 중요합니다. 따라서 청산의 대상과 사안에 대해 진실을 파악하고 책임을 추궁할 수 있는 명확한 사실을 규명할 수 있도록 제도적 틀을 만들고자 주력하고 있습니다.

Q.과거청산, 어떠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A.과거청산을 한마디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과거 내전, 권위주의적 통치체제 국가들에서 발생한 전쟁범죄, 인도에 반한 죄, 집단학살을 포함한 심각한 인권침해 행위에 대하여 정의를 구현하는 차원에서 과거청산이 진행되고 있죠. 과거청산은 일반적으로 사건의 발생배경과 역사적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당해 사건의 사회역사적 조건, 정치적 배경과 연계성, 사건의 특성과 주도세력의 목표 및 과정에 따라 다양하게 전개되는 것이 대부분의 양상입니다. 그렇기에 과거사 청산에 있어 모든 당사자를 만족시키는 방안을 찾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최근 과거청산은 1990년대 정립되기 시작한 ‘과도기 정의’와 혼재되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과도기 정의는 과거의 인권침해 행위에 대해 해당국가가 직접 처리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컨대 유엔은 2013년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조사를 통해 북한이 행한 인권침해 행위가 ‘인도에 반한 죄’에 해당한다며 북한 인권침해 가해자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도록 권고하였습니다. 그리고 북한을 대상으로 하여 국제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른바 과도기 정의를 수용하도록 권고했죠. 이러한 과정들도 엄연히 현재 진행하고 있는 청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겁니다.

즉 북한의 인권침해 행위가 국제법에 의하여 진실규명과 책임자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필요로 하는 과거청산의 적용대상에 해당하는 겁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북한의 행위에 대한 즉각적 청산은 불가능하며 체제전환 등의 변화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단계적인 접근에 따라 현재적 관점에서 청산을 논의할 수 있는 것과 향후 상황 전개에 따라 진행될 수 있는 것을 논의하면서 그에 대한 준비와 대응이 필요하죠.

Q.다른 나라에서는 청산이 어떻게 진행됐나?

A.한반도 통합과정의 과거청산을 살펴보기 전에 세계 여러 나라에서 행해진 과거청산의 역사적 경험과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세계대전 이후 독일, 프랑스, 스페인, 러시아는 다양한 형식의 과거청산을 경험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독일의 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독일 상황이 우리와는 다르고 환경과 시대적 배경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만, 분단의 극복과 사회통합을 체득하면서 행한 법제도적 조치와 시행착오는 우리에게 큰 스승 역할을 할 것입니다. 1940~1945년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110만명의 수용자가 학살되었습니다. 이에 관련자는 혐의가 입증되면 방조죄의 최고형에 해당하는 15년형에 처해지는데 여기에는 공소시효도 없습니다. 70년이 지났지만 반인륜적 행위에 대해서는 과거를 잊지 않기 위해 지금까지도 청산이 진행 중입니다. 또한 독일은 통일을 이루며 또 다른 과거청산이 요구됐는데, 사회통합과 내적 통일의 완성이라는 점에서 아직도 청산이 진행되고 있죠. 독일 독재청산재단의 설립과 운영방식, 통일을 위한 시민교육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운영되어 결과적으로 통일독일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지 잘 살펴 우리 특성에 적합한 방법을 찾는 노력이 뒤따라야 합니다.

이 외에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르헨티나, 칠레, 알제리, 베트남, 일본 등에서 아직 과거청산이 이뤄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전범재판소와 국제형사재판소가 등장함에 따라 캄보디아, 중동 지역 국가 등에서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청산의 주체, 방식, 목적, 처벌대상과 수준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데 과거청산의 성공여부가 사회통합과 국가발전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과거청산이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죠. 과거청산이 불행했던 과거의 역사와 사건, 행위들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해소와 치유과정을 통하여 궁극적으로는 사회통합과 국가발전의 토대를 구축하여 가는 과정에서 다루어져야 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Q.한반도 통합과정에서 과거청산은 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

A.현재 통일의 방법과 과정이 확정되어 있지 않은 시점에서 통일에 따라 예견되는 갈등과 문제점을 세분화하여 말하기는 아직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여기서 분명한 것은 70년간의 분단과정에서 남북 통합은 상대방의 행위에 대한 분노와 과거사실에 대한 판단과 관련하여 정리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과거청산의 방식에서 그 해결방법으로는 사법적 정의와 비사법적 정의를 포괄하여 말합니다. 전자는 기소에 의한 재판으로 행해지고, 후자는 진실규명, 보상, 기관개혁, 공직배제의 정책을 추진하는 방식과 사면 등의 방법을 활용하여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해결방식을 통일과정 내지 통일 이후 북한의 인권침해 행위에 대한 책임추궁과 청산방법으로 채택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통일의 유형과 방식의 불확정성에 따라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북한의 인권침해 행위에 대한 과거청산이란 북한 지역에서 발생한 인권 피해사건에 대해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사회적, 법률적, 정치적 청산을 이루는 일련의 과정과 결과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남북한의 통일을 전후하여 북한 지역 주민 사이의 통합은 물론 사회통합을 위한 협력기반을 확충하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과거청산의 경향은 일반적으로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배제를 요구합니다만, 국가는 사회통합과 발전 과정을 중시하여 진실규명과 화해 및 용서에 의한 사면 등을 택하는 경향성을 보입니다. 남북통일의 상황에 이를 적용하면 분단의 기간이 길고 이로부터 피해를 입는 사례가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오히려 갈등이 불거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사태를 방지할 수 있는 과거청산의 묘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남북한의 내적 통일의 완성을 위한 북한의 과거청산 문제는 한 방향에서의 일방적 통행으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북한 과거청산의 주체는 정부와 시민사회의 역할이 클 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피해당사자로서 북한 주민들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북한 지역에 대한 인권의식의 함양과 민주시민교육을 통한 합리적인 과거청산의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 조성이 그래서 중요한 것입니다.

우리의 과거를 돌아보면 일제청산, 6·25전쟁 후의 상흔 제거, 경제발전과 민주화과정에서 권위주의정부의 독재적 행위에 의한 불행한 사태 등에 대해 청산작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여기에다 북한의 인권침해 행위에 대한 과거청산 문제가 중첩되어 통일국가의 과제로 부각되고 있어요. 분단에 의해 발생한 피해 진상규명, 피해자처벌, 보상 및 배상, 용서와 화해 등 일련의 청산과정은 피할 수 없는 과제입니다. 남북의 통일은 지난 분단상황에서의 적대 및 도발행위에 따른 피해와 여러 유형의 인권유린행위 및 사태에 대한 책임소재규명, 이에 따른 처벌과 용서, 그리고 화해라는 과정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죠. 한반도 과거청산은 사회정의 구현이라는 숭고한 목표달성을 위해 역사적, 도덕적,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죄와 반성을 통한 화해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래야 진정한 통합으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죠.

선수현 본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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