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7년 9월 1일

특집 | “협상국면 도래 시 ‘원산-금강산 프로젝트’ 주목” 2017년 9월호

특집 | 도발-제재 악순환 … ‘한반도 신경제지도’ 미래는?

협상국면 도래 시 원산금강산 프로젝트주목

지난 2014년 9월 20일 중국 랴오닝성 다롄시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조선 투자설명회’에서 북한 대외경제성 산하 원산지구개발총회사 관계자가 원산-금강산 지대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

지난 2014년 9월 20일 중국 랴오닝성 다롄시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조선 투자설명회’에서 북한 대외경제성 산하 원산지구개발총회사 관계자가 원산-금강산 지대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

새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5년부터 일관되게 제시한 대북정책의 일환이다. 문제는 이러한 구상이 종이 위의 구상으로만 끝나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즉 실현 가능성이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구상을 제시한다고 하더라도 상대인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새로운 한반도의 경제지도를 그릴 수 없다.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이 베를린에서 발표한 선언에 대해 7월 15일자 <노동신문>을 통해 비판하는 한편 “동족이 내민 손을 잡고 관계 개선과 자주통일을 위한 올바른 길에 들어서야 한다”고 유연한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런 부분에서 문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 특히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은 남북 간 대화가 시작된다면 시동을 걸 수 있고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북한과 논의될 수 있다고 본다. 북한은 정권 유지를 위해 경제개발이 긴요하고 외자유치 등 남한의 도움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도발과 제재 악순환 속 급격한 협상국면 전환 대비해야

물론 당분간 북한의 도발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북한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강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계속해서 핵과 미사일 시험발사에만 매달릴 수는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북한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향후 도발 빈도를 지속적으로 높여가는 가운데 핵·미사일 개발과 실험 등을 통해 실전배치 능력을 최대한 앞당기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과정에서 핵 문제를 둘러싼 국제적 환경이 대폭 변화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실제로 김정은 정권 들어 경제개발은 유일한 어젠다로 부상했다. 그러나 핵 문제로 인한 대북제재 국면이 김정은의 경제개발 의지를 꺾어놓았고 지난해 제7차 노동당 대회를 기점으로 선(先)핵개발, 후(後)경제개발로 정책전환을 꾀했다. 김정은이 집권 초기에 말한 사회주의 부귀영화에 해당될 정도의 성과는 거두지 못한 것으로 판단되고 이에 주민들의 정권에 대한 기대는 점차 약화되고 있다.

외부 정보가 유입되고 주민들이 독자적 생존에 나서고 있는 모습은 북한 정권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북한이 핵포기가 아닌 핵개발 중단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은 바, 이것이 국면전환을 견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국제사회 대북제재 국면에서 남북 경협을 추진하는 것은 쉽지 않고 국면전환으로 인한 급속한 추진을 대비하여 준비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전술한 것처럼 현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은 그리 멀지 않은 앞날에 추진될 수 있다. 우리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적극 동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향후 벌어질 변수적 상황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의 입안에 참여한 한 전문가는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 러시아의 신동방정책과 마찬가지로 한반도 신경제지도도 이미 오래전부터 검토되어 온 것으로 점진적, 단계적으로 발전되고 있는 구상이자 전략”이며 “앞으로 현실성과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수정·보완할 필요가 있는 구상이기도 하다”고 언급했다.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에서 제시되고 있는 3대 벨트는 북한의 의견을 수렴하여 작성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남북관계 개선 시 협의 과정에서 이견이 있을 수 있으며 따라서 발생할 수 있을 문제에 대해 사전에 확인하고 하나씩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간접적으로 북한 의견 청취해보는 노력도 필요해

북한이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그것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며 파급 효과는 어느 정도인지 등을 미리 타산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조금 더 구체화하는 노력을 기울이되 북한의 의견을 간접적으로라도 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컨대 북한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원산-금강산 국제관광특구’ 개발의 경우 북한의 개발 계획에 협력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세운 뒤 신뢰를 바탕으로 사업을 추진해 나간다는 전략으로 접근한다면 충분히 북한의 긍정적인 동의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함께 북한을 시장경제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인재 양성에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북한과의 협력에서 그들의 이해를 제고하려면 개발과 시장경제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가진 인재들이 긴요하다. 우리 정부가 직접 북한 엘리트를 대상으로 시장경제 교육을 해줄 수 없다면 캐나다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식공유 프로그램’처럼 국제사회의 북한 시장경제 교육지원 프로그램들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또한 현 시점에서 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하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고, 개성공단 운영 과정에서 제기되었던 문제들을 비롯해 북한이 해결해야 할 문제들에 대한 해결 방안과 과거 정부의 남북 간 합의 이행에 대한 제도적 보완 대책 등을 차분히 검토해보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김영희 / KDB산업은행 북한경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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