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7년 11월 1일

한반도국제포럼 2017 | “서울·워싱턴·베이징이 핵 해결의 큰 그림 그려야” 2017년 11월호

한반도국제포럼 2017

서울·워싱턴·베이징이 핵 해결의 큰 그림 그려야

김슬기 / 평화문제연구소 연구원

지난 10월 1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반도국제포럼 2017(Korea Global Forum 2017)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

지난 10월 1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반도국제포럼 2017(Korea Global Forum 2017)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

통일부가 주최하고 아산정책연구원이 주관하는 한반도국제포럼 2017이 “전환기 한반도 평화와 국제협력”이라는 대주제로 지난 10월 17일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개최되었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한반도국제포럼’은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유럽, 아세안 등 주요국 전·현직 관료와 민간 전문가들이 참석해 한반도 통일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인식을 공유하고자 만들어졌다.

제1세션에서는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장이 사회를 맡아 회의를 진행하였으며, 이안 안토니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 유럽안보프로그램 국장, 렉슨 류 카네기 재단 선임연구위원, 고경빈 평화재단 이사(전 통일부 정책홍보본부장), 도쿠치 히데시 일본정책연구대학원 수석연구위원, 주 펑 난징대학교 교수가 ‘한반도 평화의 길’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표를 진행하였다.

제2세션에서는 필립 스티븐스 파이낸셜타임스 칼럼니스트의 사회로, 존 에버라드 전 북한 주재 영국대사, 전봉근 국립외교원 안보통일연구부 교수, 옹 켕용 난양공대 라자라트남 국제대학원 수석부이사장(전 아세안 사무총장), 에반스 리비어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위원, 다나카 히토시 일본총합연구소 이사장이 ‘국제 사회에 대한 북한의 도전과 국제 협력’을 주제로 토론하였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평화적 수단으로 비핵화 견인

이날 포럼 개회식에서는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 원장이 환영사, 박재규 경남대 총장(전 통일부 장관)이 축사,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기조연설을 하였다. 조명균 장관은 기조연설에서 “한반도의 긴장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모든 평화적 수단을 통해 북한을 비핵화 대화로 이끌고자 한다”면서 이를 위해 “북핵 문제는 강한 안보를 바탕으로 긴밀한 국제공조를 통해 풀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한반도 문제의 또 다른 당사자로서 핵과 미사일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한 우리와 국제사회의 노력에 호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경남대학교 박재규 총장은 축사에서 “남북관계가 정상화되지 않고 대립·갈등이 지속한다면 한반도 문제는 주변국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개입과 혼란, 충돌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며 “남북관계가 건실하지 못하면 북핵 문제 해결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남북관계 복원·정상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본회의가 진행되고 유럽의 안보 전문가인 이안 안토니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 유럽안보프로그램 국장이 첫 번째 주제발표에 나섰다. 그는 “북한이 핵실험을 더 이상 하지 않게 하는 것이 위협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국제사회의 연대를 증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런 것이 첫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가장 우려가 되는 상황에만 초점을 맞춰야지 행동 전반에 관여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북핵 문제는 미국은 물론 유럽 안보와도 관련이 있고, 북한에 대해 제재와 강한 압박을 하면서도 포용 정책도 계속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경빈 평화재단 이사는 북핵 문제의 현 상황에 대해 “북한이 자진해서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매우 낮고, 현재는 압박과 대화 모두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한 뒤 “북한의 비핵화를 추구하기 위한 방안으로 ‘판을 갈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도쿠치 히데시 일본정책연구대학원 수석연구위원은 “지금은 북한과 대화를 할 때가 아니다”라면서 “한·미·일 3국이 공조를 강화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일 3자 정보공유를 강화하고, 한·일 의사소통을 강화하면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 부재가 해소될 것”이라며 “세 나라는 한반도 통일 프로세스를 함께 강구하고 당면한 이슈 외에도 협력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 사드 갈등 현명히 풀면 한··중 협력에 좋은 조건

한편 본 회의에서는 중국이 그간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소극적으로 대응했지만, 앞으로는 다를 것이라는 중국 전문가의 전망이 나왔다. 주펑 중국 난징대 교수는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면서 ‘책임 공유’를 제안했다. 그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이제는 국제사회 전반에 걸쳐서 책임을 통감하고 베이징과 서울, 워싱턴이 같이 큰 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주 교수는 “한·중 간 사드 문제로 관계가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이런 문제가 현명하게 해결된다면 좋은 사인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차 정상회담에서 고무적인 결과를 낼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내놓았다.

이날 포럼에서 미국 전문가들 역시 북핵 대응에 있어 무엇보다 한·미동맹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제1세션의 발표자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비확산담당관을 지낸 렉슨 류 아시아그룹 파트너는 “북한과의 대화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면서 “평화는 안보를 통해 오는 것이고 한·미의 강한 동맹을 기반으로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2세션의 발표자인 미 국무부 동아태 수석부차관보를 지낸 에번스 리비어 미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역시 북핵 문제와 관련해 “외교적 해법의 문이 열려 있다”면서 “특히 동맹으로서 미국과 한국의 협력이 어느 대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반도국제포럼 2017’에 참석한 각국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또 북한의 핵 위협은 지역적 문제가 아닌 국제적 문제라는 데 인식을 같이 했으며, 북한에 대한 대화와 압박이 병행되는 가운데 주변국들의 ‘책임 공유’ 주장도 나와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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