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7년 11월 1일

특집좌담 | “강력한 권력 집중 … 시진핑 ‘신시대’ 연다” 2017년 11월호

특집좌담 | 시진핑 2기 중국몽(中國夢) 그리고 동북아

강력한 권력 집중 … 시진핑 신시대연다

 

 

(왼쪽부터)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 강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양갑용 성균관대학교 성균중국연구소 연구실장, 주재우 경희대학교 중국어학과 교수

(왼쪽부터)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 강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양갑용 성균관대학교 성균중국연구소 연구실장, 주재우 경희대학교 중국어학과 교수

지난 10월 18일 중국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제19차 당대회)가 개최됐다. 5년마다 열리는 당대회는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이어지는 최고위 지도부를 새롭게 구성하는 회의다. 시진핑이 지난 5년간 집권 1기 기간에 과거의 중국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던 만큼 제19차 당대회를 기점으로 중국이 어떠한 전략과 비전을 내세울지 전 세계가 집중했다. 대중국 관계의 급변기를 맞은 우리 입장에서도 중국 집단지도체제의 변화와 시 주석의 권력 강화 등 내부 권력정치 지형의 변화는 물론, 당대회를 계기로 중국의 대북정책이 어떠한 변화를 맞이하게 될지의 여부도 관심을 갖고 주도면밀하게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 전문가들과 함께 제19차 당대회 결과를 중심으로 향후 중국의 대(對)동북아 및 한반도 전략을 전망하고 향후 우리의 대중외교 과제를 점검해본다. ※편집자주

시진핑 1, 총체적 평가는?

시진핑 자기 색깔 내기에 총력 다한 시기강준영

체제 안정 위한 권력 장악에 필사의 노력양갑용

중국식 글로벌 거버넌스 구축에 성과도주재우

박병광 중국의 제19차 당대회는 시진핑 2기를 풀어가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전 제18차 당대회에서 총서기로 등극하며 내세웠던 것이 이른바 ‘중국몽(中國夢)’이었죠. 이번 제19차 당대회는 이러한 중국몽의 새로운 버전, 즉 ‘중국몽Ⅱ’를 선언한 것으로 규정할 수 있겠습니다. 미국 내부에서 ‘전 세계적으로 비자유주의적 국제질서를 만들어가고 있는 흐름의 선두에 중국과 러시아가 있다’고 보는 경향도 있듯 이번 제19차 당대회는 중국이 새로운 국제규범을 창조해가는 하나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는 보다 면밀하게 분석해 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본격적으로 제19차 당대회를 들여다보기 전에 우선 지난 5년간의 시진핑 집권 1기를 총괄적인 측면에서 어떻게 평가해 볼 수 있을까요?

강준영 시진핑 1기를 보통 중국 5세대 지도부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시진핑 지도부를 이전 지도부와 비교해 봤을 때 특징적인 측면이 하나 있어요. 사실 장쩌민과 후진타오 지도부는 덩샤오핑 지도부 시절에 이미 사전 안배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진핑 주석은 어떻습니까? 후진타오 지도부 시기에 내부적인 조정을 통해 총서기로 옹립되었어요. 쉽게 말해 누가 그 자리를 사전에 마련해줘서 권력을 획득한 사례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시진핑 주석은 장쩌민이나 후진타오 주석보다는 전임 권력의 영향을 받는 측면에서 훨씬 더 많은 독자성을 가지고 있었고 지난 5년은 이러한 구조를 보다 확고하게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는 시기였다고 봅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중국 당대회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연속성입니다. 예를 들어 제19차 당대회는 제18차 때의 지도부가 기조나 현안 등을 보고하고 넘겨주는 구조입니다. 앞으로 있을 제20차 당대회 때에도 이번에 구성된 제19차 지도부가 보고하고 넘겨주게 될 것이고요. 즉 이전 지도부에서 다음 지도부가 활동할 ‘판’을 짜놓고 간다는 것입니다.

시진핑 주석이 권력 전면에 등장하여 맞닥뜨린 것은 자신의 의도대로 설정된 판이 아니었고요. 따라서 ‘자기 색깔 내기’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봐요. 노력의 중심에 바로 ‘자기 사람 심기’가 있었습니다. 끊임 없이 자신과 신뢰 관계를 가지고 있는 인사들을 당의 요직에 심는 작업에 열중했죠. 이른바 ‘부정부패 일소’ 등의 명분을 갖고 중국 사회 정화 운동을 진행해 나가면서 동시에 자신과 정치적 견해가 다른 정적들을 철저하게 제거하는 작업에 매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 내부적으로 군권과 행정 분야 및 언론을 장악하는 것에도 전력을 다했고요.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시기’와 ‘시대’의 개념 차이에 있습니다. ‘시기’는 말 그대로 일정한 기간을 의미하는데요. ‘시기’가 ‘시대’의 의미를 가지려면 반드시 이를 관통하는 이념이 있어야 합니다. 시진핑 주석은 자신의 집권 1기 시기를 시대적 의미로 격상하려는 노력에 매진했습니다. 사실 ‘중국몽’처럼 시진핑 시대에 등장한 용어는 체계적인 이념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만 어쨌든 이러한 용어를 전국적으로 확산해 나가면서 자신만의 색깔 입히기에 노력해왔다는 것이죠.

반면 대외 분야에서는 ‘중국굴기’를 지나치게 강조하다보니 주변국들과의 관계가 상당히 악화되는 결과를 맞았다고 봅니다. 내부에서도 이러한 현상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요. 중국이 대외관계에서 과도하게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행위를 이어나가면 주변국들은 중국을 제외하고 연합해 안정이 깨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죠. ‘일대일로’처럼 국제적 프로젝트를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이러한 주변 환경은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이 없다는 판단입니다.

전체적으로 평가하자면, 기본적으로 시진핑 1기는 기존 중국의 시스템을 무난히 이어왔다고 봅니다. 서방 세계가 걱정하는 것처럼 급격한 경제 파탄이 발생하지도 않았고요. 나름의 발전을 유지하면서 안정이라는 명분 아래 사회 정화 운동에 나선 것 역시 인민들의 지지를 받은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직전 지도부인 후진타오 체제의 ‘나약함’에 대한 반성과 이를 회복하기 위한 의지의 표명으로 인해 5년간 강력한 자기 색깔 내기에 과도하게 집착했다는 점도 지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10월 2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 (당대회) 폐막식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앞줄 가운데)과 당대회 대표들이 ‘시진핑 사상’이 포함된 당장 개정안에 찬성을 표시하고 있다. ⓒ연합

지난 10월 2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 (당대회) 폐막식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앞줄 가운데)과 당대회 대표들이 ‘시진핑 사상’이 포함된 당장 개정안에 찬성을 표시하고 있다. ⓒ연합

양갑용 시진핑 주석은 이른바 신중국 출범 이후 출생한 지도자의 첫 사례입니다. 개인적 성향으로 보면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탄생한 이후 지금까지 이뤄왔던 성과에 대해 매우 높은 존경심과 자긍심을 갖고 있다고 보이고요. 우선 국내적 측면에서 돌아보면 시진핑 주석으로서는 지도체제의 안정이 가장 급선무였다고 봅니다. 2010년 이후 중국이 G2의 지위로 격상되다보니 국제적으로 영향력을 갖춘 목소리를 내야 하는 상황인데 그러기에는 국내적 문제가 너무도 산적해 있었죠. 가장 큰 문제는 바로 후계구도였습니다. 지도부가 안정되어야 체제가 안정되고, 체제가 안정되어야 발전을 도모할 수 있으니 이 부분에 가장 많은 힘을 쏟았다고 봐요. 체제 안정을 위한 보루로 사상이 필요했고 이를 구축해 안정된 권력을 장악하려고 했습니다. 결국 지난 2016년 10월 중국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8기 6중전회) 때 ‘핵심’ 지위를 스스로 쟁취하게 됩니다. 장쩌민 전 주석은 ‘핵심’ 지위를 부여받은 것이고 시진핑 주석은 쟁취한 것이 차이점이죠.

또 하나는 중국 정치 패러다임이 일반적으로 ‘지속과 변화’, ‘계승과 발전’의 패턴으로 흘러갑니다. 보통 집권 전반기는 지속과 계승에 방점을 두고, 집권 하반기는 발전과 변화를 도모하는 식이거든요. 그런데 시진핑 지도부는 출발할 때부터 선택적 수용이라는 측면에서 변화를 추구하는 경향이 돋보였어요. 물론 이러한 과정 속에서 대내적으로 많은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이를 처리해 나가는 과정에서 당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죠. 당이 당원으로부터, 또 당이 인민으로부터 유리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에 사활을 걸었다고 봅니다. 2013년 12월 26일 시진핑 주석이 마오쩌둥 탄생 120주년 기념식에서 연설하는 것을 보면 잘 드러납니다. 마오쩌둥이 말했던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것, ‘군중노선’ 등의 용어를 전부 복기하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 해 구현해보려고 노력했던 것이 지난 5년 시진핑 1기의 특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시진핑 주석 입장에서는 이번 제19차 당대회가 단순히 집권 후반기 5년을 여는 것만이 아닌, 이를 시작으로 새로운 5년 그리고 10년 이상의 미래를 그려가는 출발점으로서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아요. 따라서 지금은 시진핑의 권력이 강화될 수밖에 없는 분기점에 놓여 있지 않은가 생각되고요.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이론과 사상 체계에 대한 강조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입니다.

주재우 앞서 대내 정치적 측면에서 평가가 이뤄졌으니 대외 관계 측면에서 보완하자면, 제18차 당대회 당시 시진핑 주석은 중국몽을 선언했고 지난 5년은 이를 구현하기 위한 기반 준비를 해온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제19차 당대회 보고를 보게 되면 명확하게 드러나지만, 앞으로 5년이 아니라 향후 100년을 그리고 있거든요.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는 2021년을 기점으로 15년 단위씩 끊어서 발전 단계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즉 2021년부터 30년 동안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는 거시적 차원에서의 접근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앞서 강준영 교수께서 말씀하셨듯, 대외적으로 중국은 2008년부터 시작해 G2로 부상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굴기를 과도하게 강조하다보니 주변국과의 관계에서 마찰을 빚게 된 측면도 분명 있습니다. 따라서 내부적으로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죠.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평가처럼 지난 5년간 시진핑 주석이 50여 개국 이상을 방문해 외교에 힘을 기울였다고 강변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시진핑 주석이 집권 1기에 가장 도모했던 것은 일대일로를 기반으로 중국몽이 실현되는 기반을 만들어 이것으로부터 위상을 구축하려 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실제로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지역적인 측면에서 보면 의도했던 것처럼 확대되었다고 평가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국제적으로 글로벌 거버넌스를 구축해 나간 것에는 일정 부분 성과를 얻었다고 할 수 있죠. 왕이 부장의 평가를 보면 중국의 의사결정권, 발언권, 그리고 제도와 규범을 설립하는 데 많은 기여를 한 5년이었다고 하죠.

제19차 당대회 보고서를 보면 대외적으로는 보다 주도적이고 새로운 역할을 스스로 부여하는 것 같습니다. 중국이 추진하고자 하는 글로벌 거버넌스가 서구에서는 비자유주의적 국제질서 구축 시도로 비춰지니 여기에서 오는 앞으로의 갈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만 이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19차 당대회 지도이념과 목표 평가?

중국공산당 중심의 영도 의지 천명해양갑용

새로운 중국 특색강조, 덩샤오핑과 고별강준영

“‘신형국제관계’, 에 얽매이지 않겠다 선언주재우

역사적 전환점 선포, 지도력 제고와 통합 유도박병광

박병광 시진핑 집권 1기 5년을 정리해봤는데요. 이를 기반으로 이번 제19차 당대회를 세밀하게 평가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우선 이번에 당대회 보고 등을 통해 시진핑 주석과 지도부가 던지고 있는 메시지의 포인트가 무엇인지, 그 속에서 지도이념이나 목표를 포함한 기조 등을 먼저 살펴봐야 할 것 같아요.

양갑용 가장 큰 것은 지도이념으로 당헌에 삽입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바로 ‘시기’가 아닌 ‘시대’를 적시한 점이죠. 실제로 ‘시대’라는 표현은 지난 2016년부터 간헐적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시대’를 구분할 때에는 ‘혁명’과 ‘건설’, 그리고 ‘개혁’의 3가지 시대로 나눕니다. ‘혁명’의 시대는 공산당 창당부터 문화혁명기, 즉 민족국가를 설립하고 혁명을 시도한 기간을 말하고요. 이후 자본주의적 방식으로 새로운 도약을 위한 개혁·개방을 시도했는데 이를 ‘건설’의 시대로 보죠. 총량 규모의 경제성장이 필요한 시기였고, 시진핑 주석의 표현에 따르면 ‘건설’의 시대에 덩샤오핑과 장쩌민, 후진타오 주석이 같은 그룹으로 묶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시진핑 주석이 집권한 시기는 ‘개혁’의 시대가 되어야 하는데, 이 때 개혁이란 개혁·개방처럼 수단적 가치로서의 의미가 아니라 중국 사회를 완전히 뒤바꾸는 개혁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고 따라서 ‘개혁’의 시대에는 당연히 당이 중심에 서야 한다는 것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당의 영도, 중앙의 권위를 굉장히 강조하고 있고요. 앞으로 시진핑 주석이 얼마나 더 권력의 중심에 있을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당이 중심이 되어 이끌어가겠다는 생각은 명확하게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진핑 주석 스스로도 현재 상황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마르크스-레닌주의’에서 어느 순간 레닌이 빠지고 마르크스만 강조되고 있는데 아마도 ‘마르크스-레닌주의’는 소련식이며 이미 실패한 것이라고 보는 관점이 기저에 깔려있는 것 같고요. ‘마르크스주의’를 지도 원리로 삼고 이를 구현할 수 있는 모델이 바로 지금 중국의 경험을 통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을 사상으로 격상하여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이죠.

박병광 이번 제19차 당대회 문건을 보면 정치와 경제 등 제반 각 분야에서 시진핑 지도부의 업적을 나열했는데 이를 바탕으로 당대회 이후 중국이 추구할 목표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양갑용 중국이 가지는 총체적인 목표는 한 마디로 ‘마르크스주의’를 새롭게 이념화하여 이를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로 체현하고 이것이 자본주의를 압도해 앞으로 중국화, 시대화, 대중화하는 것에 최선을 다한다는 것입니다. ‘중국화’라는 의미는 중국에서 이미 과거의 경험을 통해 만들어졌고, ‘시대화’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공존하는 21세기 글로벌 시대에 마르크스주의의 원리를 체현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가 시대의 이슈가 되는 것이죠. ‘대중화’는 그 다음 단계 추구하는 것이고요.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전 세계 모든 인류가 이미 중국식 사회주의 사상 안으로 스며들 수 있도록 하는 원대한 사상적 꿈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강준영 목표는 결국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하겠다는 것이죠. 그럼 사회주의 현대화가 무엇이냐, 여기에 의견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중국이 이야기하는 것은 ‘사회주의적 방식으로 현대화된 사회주의 국가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사회주의적 방식으로 현대화된 사회주의 국가를 만들려다보니 기존 사회주의 정통 이론을 가지고서는 도저히 답이 안 나오는 거죠. 그래서 덩샤오핑에 의해서 개량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를 가지고 발전을 도모해 강국이 되겠다는 것, 이것이 중국의 최종 목표입니다.

과거 마오쩌둥은 사회주의를 가지고 중국을 만들었고 덩샤오핑이 개혁·개방을 하면서 여기에 특색이라는 용어를 덧붙였는데요. 지금 시진핑 주석은 전혀 다른 패러다임으로 가는 거예요. 물론 보고의 용어는 덩샤오핑 시절의 것을 대부분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거칠게 표현하자면 장쩌민이나 후진타오는 덩샤오핑의 아류이고,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에 이어 자신은 새로운 중국 특색을 내세우고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죠.

물론 장쩌민 주석도 이러한 시도를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장쩌민 주석도 덩샤오핑 주석에 대해 천안문 사태를 거쳐 13기 4중전회 당시 총서기로 올라가면서 파악을 해보니 사회 질서가 너무 어지러운 것을 목도합니다. 따라서 당 중심의 회귀를 강조했어요. 그게 바로 ‘3강’, 즉 ‘꾸준히 배우고, 정치를 중시하며, 올바른 기풍을 세우자’는 것이었고 이를 ‘3개 대표론’으로 견인한 것이죠. 후진타오는 과학발전관을 제시했고요.

시진핑 주석은 이러한 상황을 목도하고 권좌에 올랐는데 지금 중국으로서는 3개 대표론, 과학발전관 정도의 수준으로는 안 된다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중국 특색이라는 것을 불러왔는데 과거보다는 훨씬 더 강력하게 선보이고 있는 것이죠. 핵심은 당 중심 정책으로의 회귀입니다. 당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덩샤오핑도 이 정도로 말하지는 못했어요. 개혁·개방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여러 내부적 문제가 발생하니 ‘우는 경계해야 하지만 좌는 방지해야 한다’고 표현하죠. 그런데 집권 1기 반부패 운동의 선봉에 서서 시진핑 주석의 복심이라 불렸던 왕치산 전 상무위원이 뭐라고 합니까. ‘좌여야 한다. 그러나 너무 과도하면 안 될 것’이라는 것이죠. 사회주의 정권이고 여기에 당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천명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제 앞으로 시진핑 2기는 당 중심 정치로 더욱 강력하게 나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말해놓고 진짜 개혁을 할 것인지, 아니면 제2의 마오쩌둥처럼 독재의 길로 갈 것인지가 관건이죠. 저는 이념적으로는 이번 당대회를 통해 시진핑 주석이 덩샤오핑 시대와 과감하게 작별을 고했다고 봅니다. 덩샤오핑이 이야기했던 내용들이 상당 부분 포함되어 있지만 그 시절의 개혁·개방 담론을 더 끌고 갈 수는 없다는 것이고요. 새로운 것을 가지고 가겠다는 의지의 표명입니다.

주재우 외교 분야에서도 덩샤오핑 시대와 작별을 고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모습이 보이는데요. 이것이야말로 새로운 ‘시기’가 아닌 새로운 ‘시대’로 넘어가기 위한 작업을 하는 것 같아요. 이번 당대회 보고를 보면서 놀랐던 것이 외교 분야에서 중국의 스케일이 엄청나게 커졌다는 것입니다. 천체, 즉 우주를 이야기하고 있고 가상공간에 대한 부분까지 포함하고 있거든요.

시진핑 주석은 중국 지도자로서는 20년만에 국제정세를 재평가합니다. 최고지도자가 국제정세를 재평가 할 때는 반드시 정책 조정이 발생하죠. 덩샤오핑의 자주외교, 비동맹 정책도 그렇듯 혁명과 전쟁의 패러다임에서 평화와 발전으로 넘어왔잖아요. 근본적인 대조정도 그때 이뤄졌습니다. 물론 시진핑 주석은 이러한 대명제를 바꾸지는 않았습니다. 평화발전의 시대라고 규정해요. 다만 부수적인 것, 즉 보고를 보게 되면 시진핑 주석이 처음으로 패권정치, 강권정치, 약육강식에 대한 발언을 하지 않습니다. 그 당위성을 중국의 세계관이 변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고요. 여기에서 4개의 새로움(新)을 제시하죠. 신시대, 신사상, 신역할, 신공헌이라고 합니다. 외교 분야에서는 새로운 시대를 맞아 특색을 갖춘 사회주의 사상을 기반으로 글로벌 거버넌스를 만드는 데 새로운 역할을 하며 이를 통해 중국이 세계에 공헌해야 한다는 데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신형대국관계’를 말하지 않고 ‘신형국제관계’라고 표현했다고 봐요. 더 이상 미국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강준영 맞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중국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있어요. 시진핑 주석이 ‘신형국제관계’를 언급하니, “중국이 미국의 역량에 밀리는 상황에서 신형대국관계를 미국에 주창하는 것이 뜻대로 되지 않으니 ‘대국’ 대신 ‘국제’라고 하며 수준을 낮췄다”는 평가를 해요. 그런데 실제로 중국은 이러한 거시적 시각을 기반으로 나름의 패러다임을 가지고 하는 것입니다. 세계적 리더십을 중국으로 전환시키려는 의도가 들어있는 것이죠.

박병광 앞서 잠깐 살펴봤지만 이번 당대회를 거치면서 ‘신시대’라는 말이 등장해 여러 의견들이 많았잖아요. 어떤 의미를 갖고 있다고 봐야 할까요? 과거에 ‘신시기’나 ‘신시대’라는 말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 당대회 보고를 하면서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라는 말이 등장한 것에 대해 어떻게 봐야 할까요?

강준영 ‘신시대’는 ‘중국 특색’을 수식하는 말입니다. ‘중국 특색’이 덩샤오핑 시대와는 달라졌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죠. 덩샤오핑 시대의 ‘중국 특색’은 개혁·개방을 통해 시장경제를 가지고 낙후된 당시 상황을 사회주의 초급단계로 발전시키는 의미라고 볼 수 있죠. 이러한 ‘중국 특색’의 의미를 가지고 지난 40년을 지내왔는데 여기에 ‘신시대’를 붙인 것은 시진핑 시대가 새로운 시대라는 의미라기 보다는 기존의 ‘중국 특색’을 새롭게 해석하겠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고 봅니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전임 지도자를 완전히 짓밟고 갈 수는 없습니다. 양갑용 실장께서 말씀하셨듯 ‘계승과 발전’의 패러다임이 있죠. 실제로 덩샤오핑도 마오쩌둥이 중국을 잘 이끌어 왔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 11기 6중전회에서 역사 결의를 하거든요. 그러니 ‘어떻게 하면 덩샤오핑 시대의 40년 패러다임을 폄훼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할 수 있겠느냐’가 시진핑 주석의 고민이었을 것입니다. 당연히 시대는 변했지만 이념적으로 ‘중국 특색’을 시진핑식으로 재해석하겠다는 의도가 많이 들어있다고 봐야죠.

박병광 왕이 외교부장이 ‘신시대’가 무엇인지에 대한 기자들의 물음에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더욱 더 많은 역량을 발휘하며 기여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죠. 물론 외교부장의 직책을 맡고 있으니 외교적으로 해석한 것일 수 있겠지만 뒤집어보면 ‘신시대’라는 개념이 무엇인지에 대한 명확한 통일적 해석이 내부적으로도 없다고 볼 수 있어요.

강준영 중국 특징이 그렇습니다. ‘중국 특색’이 무엇인지, ‘사회주의 시장경제’가 무엇인지 등을 물었을 때 처음에는 명확하게 내부적으로 공유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아요. 이러한 것들이 방법론으로써 진행되면서 확산되고, 그 양상을 보면서 성과가 좋으면 규정화에 나서는 방식이죠.

양갑용 ‘신시대’라는 용어를 쓴 것은 방향성을 제시한 차원인 것 같아요. 보고문에는 전체적으로 역사적 맥락이 관통되거든요. 어느 날 갑자기 시진핑 시대가 새롭게 나타난 것이 아니라 과거의 계승과 발전을 통해서 새로운 단계로 업그레이드 해야 하는 역사적인 관건기, 즉 출발점에 와 있다는 것이고요. 이를 규정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무엇인가 바뀌었고 지금은 역사적 전환점에 와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긴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중국공산당이 2021년에 창당 100년을 맞는데요. 이전 100년 안에 마오쩌둥, 덩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 그리고 시진핑 지도부가 있었는데 이를 한 데 묶어서 보고 앞으로 새로운 100년을 맞기 위해서는 새로운 것이 필요하다는 관점이 들어가는 것이죠.

박병광 그렇죠. 시진핑 시대가 맞이하고 있는 지금이 중국의 역사적 전환점이라는 것을 부여함으로써 남다른 명분과 책임감, 사명감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명분으로 지도력을 제고하면서 통합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판단됩니다.

주재우 동감합니다. 지금은 출발점에 와있고 이것에 대한 준비를 하는 것 같아요. 앞으로 5년은 또 준비 단계가 되겠죠. 중국 인사들이 하는 말 중에 ‘첫 번째 100년, 두 번째 100년’이라는 표현이 있거든요. 공산당 창당을 기점으로 2021년이면 첫 번째 100년이 되는 해이고, 제20차 당대회를 개최해야 하는 시점에 들어서는데 이 때 다시 새로운 100년을 맞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를 위한 준비 작업을 해야 하고 패러다임 전환에 대비한다는 목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할 것입니다.

신지도부 구성, 특징은?

시진핑 1인 지배체제의 확고한 우위 구축강준영

시진핑에 권력 집중, 장기집권 가능할수도주재우

당 주석 제도의 부활 여부가 포인트박병광

후계구도, 국가부주석직 인선 지켜봐야양갑용

박병광 새로운 시기를 맞는 과정에서 이번 제19차 당대회를 통해 드러난 신지도부 구성에 대해 평가해보고 미래 권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에 중국의 정치국 상무위원 7명 가운데 시진핑과 리커창을 제외한 나머지 5인이 모두 새로운 인물로 교체되었는데요. 중국 최고지도부를 구성하는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새롭게 진입한 인물은 리잔수 중앙판공청 주임, 왕양 국무원 부총리, 왕후닝 중앙서기처 서기, 자오러지 당 중앙조직부장, 한정 상하이시 서기 등이죠. 이 가운데 시진핑계로 분류할 수 있는 리잔수는 시진핑 주석의 비서실장 역할을 하다가 일거에 서열 3위로 등극하였으며, 자오러지는 시진핑 주석의 동향인 섬서성 출신 측근들의 수장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한편 리커창과 함께 공청단 출신으로 후진타오 계열에 속하는 왕양은 시장주의를 외치는 중국 최고의 경제개혁 마인드를 갖춘 관료죠. 또한 상하이에서 오랫동안 공직자로서 경력을 쌓은 한정은 장쩌민 계열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번 인선에 대한 의미, 어떻게 보세요?

강준영 이번 시진핑 2기 지도부는 차차기 지도자 감을 상무위원회에 진입시키는 ‘격대지정’의 관례를 깬 반면 ‘7상8하’의 관례는 준수해 왕치산을 퇴임시키는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상무위원 면면을 보면 공산주의청년단의 지지를 받는 리커창의 유임 외에 전체적인 구도는 시진핑 주석의 색채를 구현할 수 있는, 1인 지배의 확고한 우위체제를 구축했다고 할 수 있죠.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맡게 될 리잔수나 반부패 정국을 주도할 자오러지는 확실한 친시진핑 세력입니다. 특히 자오러지는 중앙기율위원회 서기를 맡아 시진핑 집권 2기에도 반부패 사정 정국이 지속될 것이라는 메세지를 던졌죠. 이미 범 시진핑계로 분류할 수 있는 왕양은 공청단 안배와 실무적 차원에서, 한정은 장쩌민계에 대한 배려로 보입니다. 서열 5위로 거명된 왕후닝은 이론가이며 책사로서 이데올로기와 선전을 책임지는 당무 서기를 맡아 시진핑 신시대 사상의 보완 작업을 계속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특히 이번 구성을 보면 시진핑 주석은 정치국도 완전히 장악한 것으로 보여요. 정치국 상무위원 7인을 제외하고 나머지 18명 중 13명이 시진핑 세력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상무위원회에서도 절묘한 계파 안배를 실현하고, 정치국도 완전히 장악한 인적 배치를 완성해 일단 초기에는 별다른 저항 없이 2기 정국 운영에 큰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주재우 이번 제19차 당대회에서 드러난 신지도부 구성의 특징은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후계자 지명을 하지 않음으로써 시진핑의 장기 집권을 위한 정치적 포석이 노출되었다고 생각하고요. 다른 하나는 시진핑 중심으로, 당 중심으로 권력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구축했기 때문에 장기 집권의 구조적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보입니다.

후계자가 지명되지 않은 사실은 이번 인선이 과거와 확연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후계자가 선출되면 중앙서기처의 서기와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동시 임명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이런 인사 조치가 없었죠.

또한 이번 인사를 통해 드러난 것은 상임위원회의 위원들이 계파를 떠나 대부분 시진핑을 지지하는 인사들이라는 점입니다. 이런 인사 구성에서 집단지도체제가 제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장담하기 어렵고, 권력이 시진핑 주석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권의 연장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병광 저는 이번 정치국 상무위원 인선에서 가장 흥미로운 인물로 왕후닝을 꼽습니다. 왕후닝은 30대의 나이로 상하이 푸단대학 법학원장을 하다가 장쩌민 전 주석의 요청에 의해 베이징으로 진출, 당 중앙정책실에 소속된 뒤에 장쩌민, 후진타오, 시진핑에 이르는 3대의 최고지도자를 보좌하면서 그들의 통치이념과 외교 전략을 제공하는 책사 역할을 했죠. 실제 ‘중국의 키신저’로 불리는 인물입니다. 특별히 어느 계파에 속한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중국에서는 매우 드물게 학자 출신으로 정계에 진출하여 상무위원까지 올랐다는 것은 그의 인생 역정 및 정치 이념과 책사 역할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흥미로운 인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또한 시진핑 주석 이후 차기 지도자로 예상되던 후춘화 광동성 서기와 천민얼 충칭시 서기가 모두 상무위원 진입에 실패했다는 점인데요. 중국공산당의 불문율처럼 여겨지던 ‘격대지정’의 전통이 깨짐으로써 시진핑 이후의 새로운 지도자가 누가 될지 오리무중에 빠졌다는 것입니다. 이는 나아가 시진핑 주석이 어쩌면 제20차 당대회에서도 새로운 방식을 통해 기존의 10년 지배 전통을 깨고 계속 중국의 최고지도자로 남을 지도 모른다는 점을 암시하는 것일 수도 있죠. 물론 시진핑 주석이 5년 뒤에도 기존의 관례와 전통을 깨고 ‘1인 천하시대’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집권 2기 동안 그에 부합하는 지도력과 업적을 완성하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시진핑 주석의 향후 권력 행보에서 ‘시황제’로서 1인 지배체제의 영속을 위해 주목되는 것은 당 주석 제도의 부활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고 이번 당대회에서 비록 당 주석 제도가 부활하지는 못했지만 시진핑 주석으로서는 향후 주석제 부활을 꾸준히 시도할 수 있어요. 만일 집권 2기 내에 주석제가 부활되고 시진핑 주석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면 그야말로 ‘시진핑 시대’가 열리는 것은 당연할 것이고요. 후계자는 큰 의미가 없으며 후계 구도 역시 구축할 이유도 없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의 꿈’을 실현한다는 자신의 대업을 위해 당 주석 제도 부활과 1인 지배체제의 영속화가 필요할지 모르지만 그것은 또 다른 독재체제로 들어서는 것과 다를 바 없을 것입니다.

양갑용 신지도부 구성에서 시진핑 주석과 직간접으로 관계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포진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일단 정책 추진에는 큰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고요. 다만 저는 후계 구도와 관련하여 천민얼 충칭시 서기를 정치국원으로 올려 후춘화와 경쟁하게 한 것을 보면 ‘격대지정’을 완전히 버린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경쟁 구도를 유지하면서 성과와 능력을 보겠다는 것으로 풀이되고요.

따라서 후계 구도가 완전히 무너졌다든지, 시진핑 개인독재가 확립되었다든지 하는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고 어느 정도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 연쇄적인 인사가 있을 것인데 국가부주석직에 누가 오르는지도 후계구도와 관련하여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외정책 기조와 전망은?

글로벌 거버넌스와 지역 이슈에 주도적 역할주재우

강군건설과 부국강병 논리는 대내적 의도 포함강준영

주변국과 갈등 관계는 당분간 지속될 수 있어양갑용

박병광 대내적 측면의 분석은 충분히 이뤄진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이번 제19차 당대회를 통해 드러난 대외·안보정책 기조와 관련하여 평가해보죠. 어떤 시사점이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 전망해보겠습니다.

주재우 앞서 말씀드렸듯, 중국이 4개의 새로움을 천명한 이상 앞으로 글로벌 거버넌스와 지역 문제 해결에 매우 적극적이고 주도적 외교를 해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대외적으로 ‘자신의 안보를 위해 남의 안보를 해치면 안 된다’는 것을 명확히 밝혀왔고 이러한 견지에서 대외관계를 판단하고 설정해 나갈 것입니다.

특히 이번 외교 보고 측면을 보면 국방 현대화에 대한 의견을 밝혀 주목되었는데요. 논지는 ‘중국이 국방 현대화에 나서는 것은 오로지 방위를 위한, 즉 방어적 성격의 것’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이러한 말이 보고의 외교 부분에는 들어가지 않고 국방 부문에 포함되어 있었거든요. 그런데 외교 파트에 이런 발언이 들어있는 것을 보면 군사 현대화, 해군 강국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외적 비판과 잡음을 방지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죠.

강준영 예전 덩샤오핑 시대에는 중국이 군사력을 가지는 것은 자신들의 발전을 저해하는 세력을 막을 수 있을 정도, 즉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정도로 국한한다는 말을 많이 하거든요. 그러나 지금 중국의 군사력이 덩샤오핑 시대와 비교했을 때보다 훨씬 강력해진 지금에도 과거의 메시지를 반복하는 것을 주목해야 합니다.

물론 당대회의 성격상 원칙을 천명하는 자리이니, 여기서 특정 국가나 어떤 세부적인 정책 방안이 명확하게 도출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저 기존에 중국이 취해 온 노선이 큰 틀에서 문제가 없고, 상대를 위해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죠. 다만 중국의 이익을 침해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간과하지 않겠다는 것 또한 명확히 밝히고 있는데 이 역시 과거에 해왔던 말을 반복하는 수준입니다. 너무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여요.

큰 틀에서는 변함 없이 유지되는데, 강군건설, 부국강병의 노선을 강력하게 체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만 주목하면 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는 대내적 목적이 더 강하게 투영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중국 인민들에게는 큰 의미가 되거든요. 항모 전단을 확충하겠다고 하는 것이 대표적이죠. 실제로 현재 중국은 육해공 통합전단 운용 능력이 상당히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항모 전단을 만드는 것이 실제 군사 전략 상 엄청난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계획 자체가 상징적인 것으로 봐야 하는데 일반 인민들은 크게 받아들이는 것이죠. 이런 점을 의도한 측면도 충분히 있을 것이라 판단됩니다.

양갑용 보고 내용 전체를 보면 평화발전 용어가 나오죠. 총론적으로 비전을 제시한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평화발전의 핵심적 개념을 보면 동맹이 아닌 동반자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인 동반자 네트워크를 이야기하죠. 경제 글로벌화를 통해서 인류 운명공동체를 향해 함께 나가자는 것이 큰 비전인데요. 이런 표현이 있어요. “‘중국이 자신의 이익에 손해를 끼치는 쓴 열매를 삼킬 것’이라는 헛꿈을 버려야 한다”는 표현이 있죠. 자국의 이익에 위해가 미치는 부분에 대해서는 타협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중국 스스로 자신의 전략과 핵심이익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볼 수 있죠. 따라서 우리와의 사드 등 주변국과 마찰을 빚는 문제에 대해서는 당분간 긴장 국면이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강준영 기존과 비교하여 방법론적으로는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드 문제에 대해서는 역시나 강력한 반대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경제적 문제에 대해서는 조금 더 유연해지는 국면이 전개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중 정상회담과 향후 대미관계?

미국 요구 수용해나가며 대안 모색할 것양갑용

“11월 미·중 정상회담의 입장 조율이 관건주재우

·, 공동성명 도출하면 긍정적 신호 될 것박병광

미국과 의견차 있지만 갈등 관리 집중할 것강준영

박병광 중국의 외교에서는 여전히 대미관계가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제19차 당대회 이후 현재의 동북아 국제관계 구도에서 시진핑 2기의 대미정책은 어떻게 추진될 것으로 전망되는지요?

양갑용 보고 문건에 보면 이러한 표현이 나와요. 인류 운명공동체, 그리고 이를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경제 글로벌화를 들거든요. 미국과 굳이 상대해서 분쟁을 겪고 경제적 분야에 영향을 받게 되는 일은 벌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하는 것은 경제적 이득 추구거든요. 중국도 이 부분은 충분히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요. 경제적인 이득을 서로 주고받는 선에서 상호 간의 협력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다만 중국이 전략적 이해가 걸린 문제라고 생각하는 남중국해나 북핵 등에 대해서는 이것이 이익을 거래하는 상황이 아니라 명분을 가지고 갈등 관계를 빚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주목해야 합니다. 다만 양측 모두 전쟁을 상정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대화로 풀 수밖에 없다고 보고요. 문제는 시간 싸움인데 이 부분에서 중국이 미국보다 절대적으로 불리하다고 볼 수 있어요. 대내적으로 할 일이 너무 많거든요. 중국이 미국의 요구를 충분히 수용해 나가면서 자신의 길을 모색하는 식으로 풀어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4월 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4월 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

주재우 오는 11월에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를 순방하면서 중국에도 가는데요. 저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 방중의 관전 포인트가 바로 공동성명 도출 여부라고 봅니다. 지난 4월 플로리다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있었을 때 공동성명은 물론 공동기자회견도 없었잖아요. 이런 상황을 들여다보면 결국 양측 간 의견일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봐야 하는 것이죠. 이번에는 이러한 양측의 입장 차이가 얼마나 좁혀질 것인지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박병광 그런데 사실 지난 4월 미·중 정상회담은 양측의 공동성명이 나올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습니다. 그때 시진핑 주석이 미국에 간 목적은 최대한 빨리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인물인지 파악하는 것을 급선무로 잡았기 때문이거든요. 또 카운터파트 간의 네트워크도 중요했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 당시에는 미·중 간의 전략경제대화라는 채널이 있었는데 트럼프 행정부 들어와서는 없어졌고요. 때문에 당시 중국은 정상회담 이후 미국과 안보대화나 경제대화를 진행하기로 했다는 것을 성과로 내세우기도 했죠. 그런데 이번의 경우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이후 일정한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공동성명이라는 형태로 타협이 잘 이뤄지게 되면 대외적으로 좋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강준영 미·중 갈등 구조에 대한 분석들이 많은데 저는 기본적으로 양국이 절대 격화된 수준으로 대립하지는 않을 것으로 봐요. 보통 ‘갈등을 관리한다’고 하잖아요. 남중국해 문제도 중국 측에 물어보면 문제 없이 잘 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갈등이 없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갈등은 있지만 잘 관리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죠. 현재 중국의 입장에서는 대외적으로 미·중관계가 핵심 문제인데 실제로 중국의 역량이 아직은 미국에 필적하지는 못하는 게 사실이고 누구보다 중국 스스로 이를 잘 알고 있습니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경제적 문제에 대해서는 논쟁을 많이 할 수 있을 것으로 봐요. 표면적인 부분에서는 경제적 이슈를 가지고 많이 이야기가 나오겠지만 내부적으로는 북핵 문제라든지 동북아 안보, 남중국해 이슈를 논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통상 문제로 많은 갈등을 빚을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내부적으로는 이러한 갈등을 격화시켜 미국과 대결 구도로 몰고 가려는 시도는 하지 않을 것으로 봐요.

동북아 주변국 간 현안과 제언?

주변국 갈등, ·경 분리로 나올 수 있어강준영

한반도 이슈, 전략적 인식 파악해야양갑용

·중 대화 시스템 부재가 가장 우려박병광

박병광 그런데 중국은 최종적으로 미국에 필적한 위상을 갖고 종국에는 미국을 뛰어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잖아요. 역사적으로 보면 어느 나라든 자신이 속한 지역에서 패권을 확보하지 않고 갑자기 세계적 패권을 행사한 사례는 없잖습니까. 결국 중국이 동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인데요. 현실적으로 보면 이 지역에서 중국은 주변국 관계가 그리 원만하지 않잖아요. 여러 문제로 주변국과 갈등을 겪고 있다는 말이죠. 제19차 당대회를 통해서 중국이 주변국 관계에 조금 더 전환점을 모색하려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까요?

강준영 저는 모색할 것이라고 봅니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힘들겠죠. 그런데 주변국 관계가 좋아지지 않으면 중국이 앞으로 여러 부분에서 어렵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의 예를 들어서 보면, 중국이 한국을 계속 압박하다보면 한국이 기댈 곳은 결국 한·미동맹뿐이에요. 그렇게 되면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고 있는 미·일동맹이 강력해지는 상황 속에서 한·미·일 안보 구조가 더욱 견고해지는 것은 자명한데, 이것이 중국의 미래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 구조인지 반성을 할 것으로 보고요.

다음에 일대일로를 추진해야 하는데 이런 갈등이 지속되면 계속 장애가 된다는 말이죠. 그래서 겉으로는 그간의 기조를 따라 움직인다는 메시지를 계속 보내겠지만 내부적으로는 전환점을 모색하려는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까 생각되고요. 사드 문제와 관련해서는 강력한 원칙을 견지하면서 나아가겠지만 경제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일정한 수준에서 묵인하는 방식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정치와 경제를 분리하는 것이죠.

박병광 큰 그림으로 보면 결국 제19차 당대회에서 나오는 메시지는 시진핑 주석이 여전히 강력한 국가주의를 배경으로 외교적 측면에서도 위해가 되는 부분에서는 양보하지 않겠다는 것을 내비치고 있잖아요. 그렇게 보면 중국이 대외관계에서 자신들의 규범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투영하려는 시도가 이어진다면 결국 어느 지점에선가 미국과 대척점에 서거나 양측이 강하게 부딪힐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주재우 시진핑 1기가 지난 시점에서 향후 미·중관계를 보면 경제통상 분야에서는 갈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 같고 남중국해 등 안보 관련 문제에 있어서는 양측이 일정한 수준에서 갈등 관리를 해나갈 것으로 봅니다.

강준영 갈등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것을 피할 수는 없어요. 예를 들어 한·중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북핵이라는 현실적 위협을 내세우며 필요에 의해 사드를 강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중국은 이것이 자신들의 이익을 침해한다고 판단하니 서로 갈등을 빚는 것이죠. 여기에 연계되어 있는 경제적 부분에 대한 것을 분리하는 방향으로 가면 그렇게 또 흘러가는 것입니다. 중·일관계도 마찬가지죠. 과거 역사 문제나 안보적 경쟁 문제도 있어서 여전히 갈등은 존재하지만 기타 분야에서는 분리되어 진행되는 측면이 있거든요. 국제관계에서 자연스럽게 겪을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러니 미·중이 남중국해를 두고 티격태격하면서도 다른 부분에서 교류하는 측면이 있듯이 우리 역시 사드를 두고 갈등을 빚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분야에서 공간을 찾아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양갑용 경제 분야에서는 미·중의 상호 연계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봅니다. 경제를 수단으로 양측이 거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거든요. 무역통상 분야의 갈등은 오히려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죠. 글로벌 가치 규범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양측이 서로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미국에 대한 중국의 기본적인 입장은 수세적입니다. 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죠. 또 국제적으로 자신들에게 비쳐지는 이미지가 위협 국가로 형성되는 것을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양측이 해당 이슈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를 이뤄낼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중국은 미국과 상호의존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관계를 이끌어 나가려고 할 것입니다. 중국이 이미 표명한 말이 있잖습니까.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데 이를 하나의 국가만이 해결할 수 없고 또한 유독 한 국가에게 문제를 해결하게 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죠. 미국 혼자서만 해결할 수 없는 여러 비전통 안보 문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에 결국 미국은 중국과 협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고 중국 역시 마찬가지로 글로벌 차원에서 지도력을 갖춘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미국과 협력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제약이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한반도를 포함한 지역 이슈들에 대해서는 중국이 이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가 중요할 것 같아요. 해당 이슈가 중국의 전략적 핵심 이익 수호 개념에 들어간다고 인식하면 양보를 이끌어내기 어렵겠죠. 그러나 전략적 이익이 침해되지 않는, 즉 감수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이해시킬 수 있다면 의외로 사드 같은 문제가 풀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박병광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 이데올로기는 트럼프 대통령과는 달랐죠. 타협적인 측면이 있었다는 것인데요. 당시 미국은 미·중관계에서도 가능한 중국의 협력을 이끌어 내고자 하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었고요. 제도적으로는 미·중 전략경제대화 같은 채널이 원만하게 운영되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 시기에는 이러한 구조가 없어요. 시스템이 있어야 하는데 없다는 말이죠. 물론 아직까직도 트럼프 행정부에서 외교 실무진이 구성되지 않은 점은 고려해야 합니다만 비단 그것이 아니더라도 상층부에서 대화 체계를 위한 공동의 합의 또는 인식적 고려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리고 지난 4월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성과라고 이야기했던, 안보와 경제 또한 기타 분야에서 주요 고위급들의 대화 채널을 열었다고 했는데 이것이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을만한 움직임이 전혀 없어요. 만나서 대화하다보면 서로의 의견 차이도 확인하면서 맞닥뜨린 갈등의 수위가 일정 부분 반감되는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인데 지금의 미국과 중국은 경제 이익은 첨예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향한 강한 압박에 나서고 있는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대화 체계가 제대로 작동되고 있지 않다는 것, 이것이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 중 하나라고 봅니다.

양갑용 어쨌든 이번 미·중 정상회담이 앞으로 양국의 미래를 전망해보는 데 중요한 포인트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중국 내부에서는 이번 회담에서 큰 틀의 합의가 이뤄지면서 동시에 지역적 문제나 하위의 여러 이슈들도 연동되어 해결의 단초를 마련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는 의견이 있어요.

대북 문제, 어떻게 나올 것인가?

은 전략적 자산, 현상 변경 가능성 적어강준영

대북 군사옵션 불가하도록 한국 회유박병광

일부에서는 대북 무대응 전략 의견도양갑용

국제제재 국면, 대북 영향력 줄어들고 있어주재우

박병광 그렇다면 북한 쪽으로 넘어가 보죠. 시진핑 2기를 맞아 중국은 대북관계를 어떻게 설정해 나갈 것으로 보입니까?

강준영 북·중관계 측면에서 보면 이 상황에서 중국이 절대 뒤로 물러나거나 포기하지 않는다고 봐요. 안보리 대북제재 문제를 보죠. 중국은 이러한 제재에 적절하게 동참하고 나서야 미국 등 다른 국가들이 단독 제재를 하겠다며 돌발적으로 튀어나오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죠. 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의도입니다. 전략적으로 북한은 아직도 중국에 자산적인 측면이 있어요. 지금 내칠 필요가 없다는 것이고요. 중국마저 북한의 뒷배를 보살펴주지 않으면 막 나가게 될 수도 있을텐데 그럴 경우 과연 누가 책임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깊게 우려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부분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자신들의 건설적 역할이라고 설정하고 있죠.

북한은 자신이 중국의 전략적 자산에 속한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어요. 우리 입장에서는 북한이 중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 난감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이익적 구조를 깨야 하는데 쉽지 않은 것이죠. 중국의 입장에서 북한을 보면 대북 영향력의 투사 여부가 아니라 영향력을 미치려고 시도해도 결국 미치지 못하는 상황을 맞이할 것이 걱정되는 부분입니다.

북한은 두 가지 믿음이 있죠. 첫째, 중국은 어떠한 경우에도 북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 둘째, 중국과 러시아가 있는 한 미국은 절대 군사적 옵션을 꺼내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이 두 가지 믿음의 기반에 변동이 생겨야 북한이 움직일 수 있을 것이고 우리는 지금의 현상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에 나서야 하는데 중국은 이미 이런 상황을 정확하게 알고 있습니다. 중국이 나서지 않을 경우 미국 주도로 북핵 문제가 풀려갈 수 있고 이는 예측 가능한 범주 밖에서 돌발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이 일정 부분 국제적 대북제재 움직임에 참여하는 구도로 가고 있다고 봐야죠.

박병광 그런 의미에서 지금 중국은 우리를 회유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거든요. ‘미국이 군사적 옵션을 쓰지 못하도록 한국과 중국이 협력을 해야 하고, 한국은 미국에 이를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는 식이죠. 미국의 현재 대북 옵션을 보면 압박의 가속화입니다. 최대한의 압박을 거는 것이죠. 여기에 중국을 최대한 끌어들이려는 것이고요. 저는 현재 미국의 인식에 과연 북한 비핵화를 상정하고 있을지 의문입니다. 비핵화보다는 억지 전략으로 가고 있다고 보거든요. 더 이상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을 만나야 합니다. 그런데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가지고 있어야 미국과 대등한 관계에서 협상을 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지금의 노선을 포기하지 않겠죠. 그렇다면 어쨌든 시간의 문제일 뿐 최종적으로는 북·미 간 대화의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는 것이죠. 여기서 또 하나의 문제는 대화의 모양새입니다. 이러한 상황이 어떻게든 종료될 것이라는 점은 양측이 똑같이 그리고 있는데 각각의 동상이몽이 있어요. 미국은 최대한의 압박을 견디지 못한 북한이 무릎을 꿇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는 모습을 그리고 있고, 북한은 핵무력을 완성한 이후에 미국이 꼬리를 말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 것이죠. 양측의 심각한 인식 차이가 있는 부분입니다.

양갑용 중국 내부적으로는 북한이 전략적 자산인지 또는 전략적 부담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잖아요. 중국 측 인사들에게 북핵 문제와 관련한 중국의 원칙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늘 비핵화를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북한의 핵보유를 공인하면 비핵화 원칙에 훼손이 오게 되는 것이거든요. 그렇게 되면 중국이 이제껏 진행해왔던 정책의 일관성을 벗어나 또 다른 길을 가야 한다는 것인데, 현실적으로 북한이 핵실험을 수차례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용인할 것인지에 대한 여부가 논쟁으로 떠오를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아예 북한에 대응을 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박병광 북한이 핵무력을 완성한 이후 대화나 협상의 문을 열게 될 때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 미리 고민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 상황에서 협상 테이블에 올라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지속적인 대북 압박의 노선을 걸어야 하는 것인지 미리 생각해둬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고요. 저는 중국이 북한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은 비록 우려가 되지만 전략적으로 불신하고 있는 단계는 아닐 것이라고 봐요. 만약 전략적 불신이면 중국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북한에 대한 태도를 바꿔야 해요. 북한의 핵이 중국의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고 생각한다면 말이죠. 앞서 논의에서 거론된 것처럼 중국은 여전히 북한을 전략적 자산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재에 동참하는 척 할 뿐이지 계속적으로 북한을 감싸고 도는 것은 전략적 불신의 대상이 아니라 자산이면서 동시에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강준영 저도 중국이 북한에 대해 전략적 불신의 수준으로 판단되는 순간 새로운 카드를 빼낼 것으로 봅니다. 원유가 되었든 무역이 되었든 말이죠. 그런데 지금은 그렇게 해도 소용이 없는 것이 원유의 경우 북한이 1년치 사용량을 비축하고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중국은 북한이 버틸 것으로 판단하고 있죠. 그 사이에 북한이 무엇을 할지 전혀 예측이 안 된다는 것이 중국의 딜레마고요. 러시아가 그 틈바구니로 어떻게 들어올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쉽게 과거와 다른 대북 행동에 나서지는 못할 것입니다.

양갑용 시진핑 주석 개인의 단위에서 분석해보면 개인적으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불신을 갖고 있을 것으로 봅니다. 국가적 이익 차원이 아닌 개인적 차원으로 말이죠. 이러한 인식의 근본에는 김정은 위원장과는 대화가 안 된다는 것이 깔려 있겠죠. 만나서 ‘주고 받기’ 식의 개념이 아니라 아예 대화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지금은 대화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요. 시진핑 주석으로서는 북한 당국과 주민을 분리하여 대응하는 것이 좋은 대안일 수 있어요. 예전에 중국이 타이완의 당국과 주민을 향해 이원적으로 메시지를 던지는 것처럼 말이죠.

주재우 지금 시점으로서는 불가능 할 수도 있어요.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위원장의 개인적 관계도 그렇겠지만 북·중 정상회담이 이뤄지면 중국이 북한에 선물보따리를 풀어야 합니다. 그런데 무엇인가 혜택을 주려고 해도 지금 사정은 북한이 국제제재 안에 들어와 있다는 것이죠. 경화를 창출해 낼 수 있는 대상은 모두 안보리 대북제재에 속하니 시진핑 주석 입장에서도 시간이 흐를수록 북한에 대해 꺼내들 수 있는 유화적 카드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명확해 보입니다.

강준영 더구나 중국은 한반도 문제를 미·중관계의 하부구조로 인식하고 있고 이것이 변화되지 않으면 절대 움직이려고 하지 않죠. 또 중국은 나름 북한에 대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이것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 같아요. 지금 상황에서 모험을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죠. 중국이 북한과 만나서 여러 협의를 하고 일정 부분 합의를 했다고 하더라도 그 사이에 북한이 어떤 돌발적 행위를 할지에 대해 확신이 없는 것입니다. 할 것 다 했는데 북한으로부터 뒤통수를 맞는 경우를 중국으로서는 상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죠.

향후 한·중관계, 어디로?

긍정적 전환 여지 있어, 적극 대응해야주재우

일대일로 적극 참여로 협의 공간 넓혀야강준영

, 시진핑 체면 손상 없는 출구 전략 원해박병광

·중 정상회담에서 허심탄회하게 풀어야양갑용

박병광 사드로 촉발된 한·중관계 악화가 제19차 당대회를 기점으로 전환점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인지, 어떻게 보세요?

주재우 제19차 당대회를 계기로 한·중관계도 긍정적인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평가합니다. 중국도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자 하는 필요에서 적극적인 대외 역할을 천명한 상황이잖아요. 이러한 기회를 계기로 우리도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한반도의 경쟁 구도 속에서 장기적으로 한·중 양측이 지향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정상급 단위에서 허심탄회하게 논의를 해야 하겠죠.

강준영 외교·안보 수준에서 전개되는 갈등이 번져 경제적 협력 관계를 해치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이야기를 해야죠. 다만 동시에 일대일로처럼 중국이 국가적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공동의 활동공간을 갖고 있으면 협의의 공간이 넓어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적극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박병광 중국이 사드 문제와 관련해서 중국의 우려 사항과 전략 등을 담은 내용을 본 적이 있는데요. 중국이 우려하는 점은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이미지 실추,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사드 배치 철회 또는 연기 실패 등을 꼽았더라고요. 그런데 결국 사드 문제로 중국은 이러한 우려를 모두 현실에서 맞닥뜨리게 되었어요. 전략적으로 오판했던 것이죠. 문제는 그럼에도 중국이 이 상황에서 출구를 못 찾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핵심에 시진핑 주석이 있죠. 시진핑 주석이 직접 사드에 대한 반대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혔기 때문인데요. 최고지도자의 체면이 걸린 문제라 중국 내부적으로는 이번 사태에 대해 시진핑 주석의 체면 손상 없이 단계적으로 정리하려고 할 것입니다. 다만 문제는 우리가 중국에 해 줄 것이 마땅치 않다는 데 있고요.

양갑용 일단 한·중관계 전환에 대한 모멘텀은 마련된 것 같아요. 평화발전, 인류 운명공동체 같은 큰 이야기를 던졌는데 이렇게 선포해놓고 바로 한·중관계의 갈등 요소가 전면으로 부상하게 되는 것은 중국이 원하는 그림이 아니겠죠. 문제는 앞서 박병광 실장께서 말씀하셨듯 최고지도자가 내뱉은 말을 다시 담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명분이 필요하거든요. 시진핑 주석이 한 말은 법과 제도에 필적하는 권위를 갖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절대 물러설 수 없는 상황입니다.

자연스럽게 시진핑 주석이 한 말을 주워 담을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줘야 해요. 중국이 자신에게 손해를 끼치는 쓴 열매를 삼킨 상황이지만 사실 겉은 쓰나 속은 달콤한 과일이라는 점을 계속해서 강조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양측 최고위급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죠.

(왼쪽부터) 양갑용 성균관대학교 성균중국연구소 연구실장, ,  주재우 경희대학교 중국어학과 교수, , 강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

(왼쪽부터) 양갑용 성균관대학교 성균중국연구소 연구실장,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 강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주재우 경희대학교 중국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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