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7년 12월 1일

북리뷰 | 베일에 가려진 북한의 속살을 보다 2017년 12월호

북리뷰

베일에 가려진 북한의 속살을 보다

김슬기 / 평화문제연구소 연구원

 

조선자본주의공화국 다니엘 튜더, 제임스 피어슨 저 | 전병근 옮김 | 비아북 | 2017

조선자본주의공화국
다니엘 튜더, 제임스 피어슨 저 | 전병근 옮김 | 비아북 | 2017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문자 그대로 한 번 보는 것이 백 번 듣는 것보다 훨씬 좋다는 뜻이다. 어떤 일에 대해 예측하고, 현상에 대해 설명해야 할 때 현지를 답사하지 않고 탁상공론에만 매달려 판단할 경우 오판할 확률이 높음을 경계하는 말이다.

베일에 가려 외부에 공개되는 자료로만 파악하는 유일한 나라 북한. 특히 북한 정권과 경제 부분에 관한 분석이 주를 이뤄 실제 북한 사회의 현실과 주민들의 일상에 대한 관심과 자료는 한없이 부족하다. 그나마 언론에 보도되는 모습 또한 평양에만 집중되어 있어 그 외 지역 주민들의 생활상을 살피기에는 한계가 있다.

<조선자본주의공화국>은 다양한 사진자료와 함께 쉽게 북한 내부를 이해하도록 만들어진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다이엘 튜더는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으로 북한 문제와 한국 사회의 다양한 현안을 다뤘으며, <로이터> 서울 주재 특파원으로 북한 관련 학위를 받은 전문기자인 제임스 피어슨과 함께 여러 취재원과 협업하여 책을 출간하였다.

북한 경제시스템의 실질적인 붕괴로 생성된 북한 사회의 시장화와 이중경제, 이로 인해 심화되는 빈부격차와 불평등에 대한 소개는 여타의 자본주의 사회와 다른 바가 없다. 외국 영화나 한국 드라마를 본 주민들이 적발되더라도 관리들이 뇌물만 받고 묵인해주는 현상도 부지기수이며, 최근에는 휴대전화 보급률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다.

비록 인터넷과 통신 사용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지만 2008년 북한의 이동통신망 사업자인 고려링크가 출범한 이래 사용자수는 어느덧 300만 명에 이르고 있다. 고려링크는 실시간으로 당국의 모니터링에 의해 감시를 받으나 중국 이동통신망에 연결하는 방식으로 감시망에서 벗어나 사업에 필요한 통신과 거래 능력을 확보한 사람들도 생겨났다고 한다.

이렇듯 과거에 비해 당국의 통제에서 자유로워진 주민들이 외부 정보를 접할 기회가 늘고 있지만 견고한 형벌 체제도 동시에 존재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정치범수용소의 수감자는 약 20만 명이며(일반 범죄 7만 명, 정치범 8만~12만 명), 김정은의 무자비한 고위 엘리트 숙청 역시 당국의 통제시스템이 아직 작동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여전히 언론에서는 김정은과 지정학 혹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북한 사회의 최상층부와 밑바닥에서 일어나는 내부의 변화는 놓치고 있다. 물론 책 한 권으로 북한의 전면을 파악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북한 내부의 변화를 남한 국민이 이해하는 데 도움 주기를 원했던 저자의 바람처럼 2,500만 명 주민의 삶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입문서로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

이 책을 일독하는 것은 그간 상대적으로 세간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던 북한 주민들의 실제 일상을 들여다보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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