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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주변국 리더십 변수의 연속 … 초당적 정책 기반 확보해야 2017년 12월호

특집 | 시계(視界)제로 한반도 돌파구는?

주변국 리더십 변수의 연속 초당적 정책 기반 확보해야

왕선택 / <YTN> 통일외교 전문기자

지난 11월 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기업 대표 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설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미‧중 은 이날 2,500달러(280조원 상당) 규모의 무역 협정을 맺었다. ⓒ연합

지난 11월 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기업 대표 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설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미‧중 은 이날 2,500달러(280조원 상당) 규모의 무역 협정을 맺었다.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아시아 순방에도 불구하고 북한이나 북핵 문제에 대한 정책기조 변화를 선언하지도, 시사하지도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는 ‘최대의 압박과 관여’다. 특히 북핵 문제는 중국이 조금만 노력하면 금방 해결될 수 있다고 하면서 중국과 협력하는 틀 속에서 북핵 문제를 다루는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보여줬다. 이런 가운데 북핵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해결 의지도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중국은 지난 몇 년 동안 제19차 공산당 대회 준비에 집중하기 위해 중요한 외교 과제를 보류한 경향이 있다. 북핵 문제도 그 중의 하나다. 이런 차원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한 새로운 역동성이 베이징으로부터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시진핑 주석이 당대회를 계기로 국내 정치적 권력을 확장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에 그동안 보류했던 정책 현안에 대응할 가능성이 있고, 여기에 북핵 문제가 포함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이 기존에 보여준 대북정책 해결 방안, 즉 ‘쌍중단’과 ‘쌍궤병행’ 방안을 한층 격상해서 더 구체적이고, 새로운 방안을 제시할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한국은 지난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 공간을 확보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그동안 소통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였던 한·미동맹 관계,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관계가 이번 트럼프 방한을 계기로 개선된 것이 가장 중요한 변화다. 한·중관계를 최악으로 밀어버린 사드 문제 대응에서 일정 부분 개선 추세를 보인 것 역시 매우 고무적이다. 이제 문재인 정부는 미국과 중국과의 소통 채널을 확보한 만큼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 문제 개선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 역량 고도화에 집중하는 형태를 보여주겠지만, 국제사회 대북제재가 한층 더 강화한 만큼 상당한 긴장감 속에서 연말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북한이 핵과 미사일 역량과 관련해 핵보유국 선언을 할 것인지에 대한 여부, 선언하게 된다면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시기적 판단, 최종적인 확신을 갖기 전 몇 차례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시험을 진행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판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 도래했다. 북한이 지난 9월 15일 이후 주요 도발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국면 전환에 대한 기대감과 이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따라서 북한이 적극적인 외교 행보에 나설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세 변화의 핵심 변수는 트럼프의 대북 인식

달라진 한반도 주변 외교 환경 속에서 변화를 주도하는 핵심 변수는 무엇일까? 트럼프 대통령의 북핵 관련 인식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그의 결심 수준과 내용에 따라 한반도 안보 정세는 출렁일 수밖에 없다. 다만 최근 중대한 외교 일정을 마무리한 상황을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 차원에서 큰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최대 압박과 관여를 주장하며 외부적으로는 압박을 강조하고, 물밑접촉을 통해 북한을 유인하는 노력을 전개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을 앞세우는 전략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변수 차원에서 본다면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에 관심을 보일 경우 한반도 환경은 일거에 변화할 수 있다. 비핵화에 관심을 보이지 않아도 한국이나 미국, 중국의 정책 기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행보를 고려한다면, 핵과 미사일 고도화가 거의 완성됐다는 메시지를 강조하면서 미국에 대해 협상을 압박하거나 정반대로 중국이 적절한 반대급부를 제시할 경우 궁극적인 비핵화를 전제로 한 협상 참가 결단을 내릴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이나 북한 이외에 다음 단계로 중요한 변수는 시진핑 주석의 의지다. 김정은 위원장과의 관계에서 시진핑 주석이 어떤 정책을 추진하는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쌍중단과 쌍궤병행을 통합한 새로운 제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지만 북한이 중국의 제안에 호응할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기존 북한과 중국의 긴장 관계는 내년 2월이나 3월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 변수의 크기는 북·미·중과의 독자적인 소통 채널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북·미·중과 모두 활발하게 소통이 가능한 상태를 유지한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보다 더 중요한 변수로 부상할 수 있지만, 반대로 소통 상황이 원활하지 않다면 미미한 변수에 불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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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계기로 돌파구? 호응 기대 어려워

한편 내년 2월로 예정된 평창동계올림픽은 한반도 정세의 변수가 될 수 있다. 북한이 일부 선수단을 파견할 가능성도 커졌다. 그러나 이것이 북핵 문제를 둘러싼 한반도 안보 정세를 전환하는 계기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이 말한 것과 마찬가지로 스포츠는 정치의 영향을 받지만 정치 구도를 변경시키는 요소는 될 수 없다는 것이 훨씬 설득력이 높다. 문재인 정부는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이나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돌파구 마련을 시도하겠지만, 북한이 이에 호응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와 함께 내년 3월과 4월 한·미연합군사훈련 일정은 또 다시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과 불안감을 고조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이런 전망을 바탕으로 문재인 정부 외교 전략의 방향과 제언을 몇 가지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북핵 문제나 남북관계 개선 등의 외교 과제는 장기적 차원에서 접근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변경되어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3개월이나 6개월 이내에 가시적 성과를 내려는 시도는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단기적으로는 상황 관리에 주력하면서 장기적 전략을 수립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둘째, 장기 전략을 수립하려면 초당적인 정책추진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 정책추진은 정권 교체 이후 정책폐기의 명분이 된다. 이것은 대북정책 실패의 악순환을 형성하는 이유가 된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셋째, 대북정책을 포함한 외교 전략은 고도의 합리성과 통합성, 일관성을 갖춰야 한다. 단순하고 즉각적인 대응 중심의 외교는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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