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8년 3월 2일

통일의 전초기지, 남북접경 지자체를 가다! | “대한민국 평화문화 네트워크의 중심이 될 것” 2018년 3월호

2018 특별기획 통일의 전초기지, 남북접경 지자체를 가다! | 유영록 김포시장

 “대한민국 평화문화 네트워크의 중심이 될 것”

대담 손현수 평화문제연구소 부소장, 본지 편집인

유영록 김포시장

유영록 김포시장

 

Q. 월간 <통일한국>은 2018년 특별기획으로 남북 간 실질적인 교류와 협력을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남북접경에 위치한 10개 지자체들의 통일준비를 시장∙군수와의 대담 시리즈로 준비했습니다. 이중 김포시는 특수한 지리적 조건을 가지고 있고, 이를 통해 여러 가지 시도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많은 주목을 받고 있기에 첫 순서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A. 접경지역은 분단 이후 계속 불이익을 감당해야 했고, 특히 남북대화가 단절된 기간은 북한과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이 대화를 다시 시작했지만, 사실 풀어나가기 쉽지 않은 상황이지요. 북한이나 국제적 여건, 우리 내부적으로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중앙정부보다 지방정부 차원에서 남북관계에 접근하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시와 같은 접경지역 도시들은 실제 자연재해 공동예방, 생태계 보존 등 비정치적인 분야에서 북한과 함께 해결해야 할 여러 사안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김포시의 경우는 다른 접경지역과 달리 군사분계선이 없는 중립지역, 즉 물길로 북한과 경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 구간은 약 67㎞에 이르는데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의 1조 5항에 따라 남북의 민간선박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북한과 합의하면 언제든지 민간선박 항행이 가능한 곳이지요. 이에 근거해 몇 차례의 항행이 이루어지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1997년 홍수로 북한에서 떠내려 온 소가 하구 월곶면 보구곶리 앞 유도(留島)로 올라왔는데 이를 구출하기 위해 활용한 사례가 있죠.

Q. 이처럼 한강하구의 특수한 조건을 이용하기 위한 추진 방안과 전략은 무엇인지요?

A. 한강하구는 현재 우리나라의 유일한 자연하구인 동시에 생태적으로 매우 중요한 요소를 갖고 있습니다. 한강하구의 서쪽인 서해연안 해양습지는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지역인데, 한강하구 연안습지는 그 이상으로 생태학적 가치가 잠재되어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유도의 경우 18만㎡(약 5만5천평) 크기인데, 70년 가까이 출입이 금지되다보니 국제적 멸종위기종 등 다양한 조류, 곤충, 양서·파충류가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우선은 남북이 함께 생태조사를 하고자 합니다. 분단 이후 물길조사도 전혀 안됐기 때문에 이것도 함께 해보자는 것이죠. 정전협정상 합의만 하면 추진이 가능한 이곳은 매우 특수한 지역입니다.

평화적 이용 문제는 지난 2015년부터 준비를 해 2016년은 우리 시가 주도해 통일부, 국방부,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와 협의를 하고 한강하구 물길과 생태조사를 위해 배를 띄우려고 했었는데 그 해 연초 북한의 핵실험으로 중단된 바 있습니다. 한강하구에 대한 접근은 우리의 의지만 가지고는 어렵다는 것을 체감했습니다.

그렇더라도 이 지역의 물길, 생태, 환경에 대한 조사와 항행의 필요성을 구체화해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참여를 요청할 계획입니다. 당분간 제한된 방법과 지역에 한해 진행될 수밖에 없겠지만, 항행이 거듭되면 한강하구가 남과 북이 공동으로 활용하고 협력하는 장소로 발전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유도는 김포시에서 올해 매입하여 남북이 함께 할 수 있는 평화의 섬으로 만드는 일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김포시가 교류협력의 전초기지가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를 계기로 한반도 평화가 우리 시에서 발현되기를 바라면서 시정구호를 ‘대한민국 평화문화 1번지 김포’로 변경했습니다.

Q. 강이나 해안 생태 같은 문제는 국제사회와 함께 추진하면 실현이 가능해지지 않을까요? 특히 접경 지자체와의 협력으로 공동 추진하면 더 힘을 받을 것 같은데요.

A. 그렇습니다. 이를 위해 2016년 파리 유네스코 본부를 예방, 국제기구가 주선을 하고 남북한 전문가들이 함께 조사에 참여하는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또한 한강하구에 대한 사안을 대내외로 공론화시키기 위해 ‘한강하구 평화적 활용 방안’을 주제로 2017년 제주포럼을 통해 한강하구 중립지역의 중요성과 가치를 국내외 전문가들과 공유했습니다. 지난해 12월은 중국 선전에서 열린 ESP(Ecosystem Service Partnership, 생태계서비스파트너십) 세계총회에서 ‘평화의 섬 유도 프로젝트’를 발표했습니다. 국제협력을 통한 생태환경 공동조사로 생태계 보존과 복원, 남북한 공동조사로 경색된 관계를 개선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또한 이러한 일은 함께 해나갈 때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죠. 특히 우리 시와 함께 한강하구를 접하고 있는 강화군 등 접경지역 10개 시·군이 시장군수협의회를 구성해 분기별로 회의를 하고 있고, 지역 국회의원들과도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고 있습니다. 올해 제주포럼은 10개 시·군이 공동 참여해서 현안에 대해서 함께 풀어나가고자 하고 있습니다.

 

애기봉에서 본 북녘땅과 조강(한강하구). 김포시 하성면 가금리에 소재한 애기봉은 한강하구를 사이에 두고 3km 거리의 북한땅을 바라볼 수 있는 지점이다.

애기봉에서 본 북녘땅과 조강(한강하구). 김포시 하성면 가금리에 소재한 애기봉은 한강하구를 사이에 두고 3km 거리의 북한땅을 바라볼 수 있는 지점이다.

 

Q. 시정구호를 ‘평화문화 1번지’로 삼았다고 하셨는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사업은 무엇인지요?

A. 우선 애기봉에 평화생태공원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애기봉은 한강하구인 조강을 사이에 두고 3km 거리의 북한 땅을 바라볼 수 있는 지점입니다. 한국전쟁 당시 전투가 치열했던 곳으로 전에는 실향민의 애환을 달래주는 전망대와 망배단, 성탄트리가 있었죠. 그러나 2014년 말 애기봉 성탄트리로 인해 북한의 위협을 겪었습니다. 당시 언론에 집중적으로 보도되었던 김포의 위기상황은 평화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했고, 평화문화도시의 출발로 이어졌던 것입니다. 이 자리에 평화교육을 위한 교육관, 전시관, 평화광장 조성으로 역사적 배경과 특수성을 더하려 합니다.

둘째는 월곶면 청소년수련원에 평화문화관을 개관합니다. 올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현재 전시 콘텐츠를 구성하는 설계가 진행 중입니다. 접경지역의 특수성과 상징성을 담은 모형과 영상 등을 활용해 김포지역의 평화 여건을 체험하는 시설물로 구성했습니다. 마지막은 우리 지역 평화콘텐츠 중 하나로 디아스포라포럼의 정례화입니다. 디아스포라는 우리 민족 근현대사의 한 부분입니다. 지난 두 차례 포럼은 일제강점 등 다양한 이유로 고국을 떠났던 720만명의 재외동포들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3차가 되는 올해는 디아스포라의 중심으로 세계 곳곳에 퍼져 있는 우리 민족이 평화네트워크로 거듭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볼 계획입니다.

Q. 김포시에는 사할린 동포를 비롯해 상당히 많은 외국인들이 살고 있는데 이러한 환경을 시와 어떻게 연관시키고 있는지요?

A. 김포시에는 사할린 동포만도 260여 명이 살고 있고 외국인들은 2만명에 가깝습니다. 사할린 동포들은 고국이 그리워 돌아온 분들로 이분들의 2세, 3세 중에는 고학력자가 많고, 거주국에서 지도층으로 상당히 성공한 분들도 있습니다. 최근 우리 경제의 출로 중 하나로 북방경제가 점차 중요해지고 있는데 러시아 연해주를 비롯해서 중앙아시아에 살고 있는 고려인들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700만명이 넘는 재외동포들은 글로벌시대에 우리의 중요한 국가적 자산입니다. 한국에 와있는 외국인들도 마찬가지로 우리의 또 다른 자산이지요. 우리 시는 이분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글로벌 도시로 도약해 나가는 토대를 만들려는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매년 개최하는 디아스포라포럼은 이러한 복합적 목적을 가지고 있죠.

Q. 마지막으로 이러한 사업들을 원활히 추진하려면 전담부서 등 내부조직의 구성과 인적 역량강화를 위한 제도적 토대가 마련되어야 할 텐데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요?

A. ‘김포시 평화문화도시 기본조례’를 제정해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조례는 김포시가 평화문화도시로서 평화통일의 역량을 키우는 것을 기본이념으로 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기획재정국장, 행정지원국장, 복지문화국장 등이 참여하는 ‘평화문화도시위원회’를 구성해 전담조직으로 하였습니다. 평화교육과 평화문화 확산사업도 조례를 근거로 했습니다.

직원들의 업무능력 배양을 위해서는 지난해 경우 실무급 30여 명을 뽑아 독일 현지를 방문해 연방정치교육원 등 여러 기관에서 워크숍을 통해 독일통일의 경험을 전수받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체험형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의 평화와 통일 문제에 대한 인식과 업무능력을 강화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이와 같은 평화와 통일교육은 시공무원뿐만 아니라 시민들 차원으로 확대해 시행하려고 합니다. 저부터 솔선수범을 해야 한다고 판단되어 지난해는 매년 독일과 한국에서 교차 개최되고 있는 한독포럼에 참석해 독일연방 의원들, 서울과 평양에 주재하는 독일대사들을 만나 과거 동서독 관계와 남북한 통일 문제 등에 대해 귀중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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