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용훈의 취재수첩 | 북한, 강온의 이중적 행태 아시안게임은? 2014년 8월호
장용훈의 취재수첩 | 북한, 강온의 이중적 행태 아시안게임은?

북한은 오는 9월 열리는 인천 아시안게임에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02년 10월 부산 아시안게임 역도 경기에서 단체 응원을 펼치는 북한 응원단의 모습
남쪽을 향한 북한의 태도가 엇갈리고 있다. 화해와 협력의 손을 내밀면서도 군사훈련을 이어가는 이중적 모습이다.
북한은 지난 7월 13일 새벽 개성 북쪽지역에서 동해상으로 스커드 계열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이날 새벽 1시20분과 1시30분께 2회에 걸쳐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고 이 발사체의 사거리는 500㎞ 내외로 평가됐다.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점은 개성 북쪽으로, 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약 20㎞ 정도 떨어진 지점으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앞서 북한은 7월 9일에도 군사분계선에서 약 40㎞ 떨어진 황해도 평산에서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북한이 이동식발사차량(TEL)으로 탄도미사일을 미사일 기지로부터 이동시켜가면서 발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해야 … 북, 합법적 자주권 행사
북한은 7월 14일에도 240㎜ 및 122㎜ 방사포와 해안포 100여 발을 강원도 고성 군사분계선 부근에서 북측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이날 오전 11시43분부터 오후 12시15분까지 방사포와 해안포 100여 발을 강원도 고성 비무장지대 북방한계선 북쪽 수백m 지점에서 동북 방향으로 발사했고 포탄은 동해 북방한계선(NLL) 북쪽 1∼8㎞ 해상에 떨어졌다. 발사된 포탄 중 240㎜ 방사포 10여 발은 50㎞를 넘게 날아갔다. 240㎜ 궤적은 우리 군의 탄도미사일 추적용 ‘그린파인’ 레이더로 포착됐다. 122㎜ 방사포 90여 발은 15∼20㎞ 정도를 비행해 NLL 북측 해역에 떨어졌고 NLL 이남으로 떨어진 포탄은 없었다.
북한은 다음날 동해안 최전방 부대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도 아래 “포 실탄사격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제1위원장이 ‘동부전선 최전방의 영웅고지 351고지’에서 제171군부대의 포 실탄사격 훈련을 지도했다며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리영길 총참모장, 서홍찬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박정천 부총참모장 겸 화력지휘국장이 동행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 훈련이 동부전선을 지키고 있는 포병 부대들이 해상군사분계선을 넘어 침입하는 적들을 강력한 포병화력 타격으로 진압할 수 있게 준비됐는가를 검열하고 경상적(정상적)인 전투동원 준비를 빈틈없이 갖추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이 같은 잇단 미사일 발사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7월 17일 언론성명을 통해 “유엔 안보리 이사국은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가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은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그간 북한 단거리 미사일 발사 문제는 유엔 산하 북한제재위원회에서 논의돼 왔지만 유엔 안보리가 이 문제를 거론한 것은 이례적이다. 유엔 안보리의 북한 미사일 문제 논의는 우리 정부의 요구로 이뤄졌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정책국 대변인 담화를 발표해 미사일 발사와 포 사격 훈련을 “자위력 강화를 위한 합법적인 자주권 행사”라면서 남측의 서해 포 사격 훈련과 대북 전단살포 등을 거론, 한반도에서 도발을 하는 것은 미국과 남한이라고 주장했다. 담화는 “미국과 남조선 당국은 더 이상 그 누구의 도발과 위협에 대해 함부로 입에 올리고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한다.”며 “그럴수록 우리의 자위적인 모든 억제력은 실제적인 정의의 보복행동으로 거세게 대응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인천 아시안게임에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하는 데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7월 10일 인천 아시안게임에 선수단과 응원단 파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실무회담을 7월 15일께 판문점에서 개최하자고 제의했다. 북한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남쪽에 보낸 전화통지문에서 “우리 선수단의 경기대회 참가와 응원단의 파견에서 제기되는 제반 문제들을 협의하기 위해 7월 15일경 판문점 우리측 지역 또는 남측 지역에서 해당 관계자들의 북남실무회담을 가질 것을 제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우리 정부가 7월 17일로 실무접촉 일정을 수정제의했고 북한이 이를 수용하면서 북한의 아시안게임 참가를 위한 남북한의 첫 논의가 이뤄졌다. 북한은 실무접촉 오후 전체회의에서 아시안게임에 파견할 응원단과 선수단 관련 상세 내용을 확인하는 우리측의 회담 태도를 비난하며 일방적으로 회담 결렬을 선언한 뒤 퇴장했다. 오전 전체회의에서 북한은 이번 아시안게임에 선수단과 응원단을 350명씩 보내겠다는 입장을 전하면서 이동 방식, 신변안전 보장, 통신보장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 관련 남북 실무접촉이 결렬된 것은 남측의 응원단 규모와 체류비용 등에 대한 ‘부당한 태도’ 때문이라며 이러한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대회 참가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北, 아시안게임 참가 의지 재천명 … 실무접촉 이어질 듯
이후 북한은 수석대표 담화, 접촉대표의 방송 좌담회 등을 통해 남측에 대한 비난을 이어가면서 대회에 불참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그러나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7월 19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의 경기를 관람하고 내놓은 발언을 통해 분위기는 반전했다. 김 제1위원장은 경기를 마치고 선수들과 만난 자리에서 “체육인들이 경기대회에 참가해 숭고한 체육정신과 민족의 기개, 고상한 경기도덕품성을 높이 발휘함으로써 겨레의 화해와 단합, 세계 여러 나라와의 친선과 평화를 도모하는 데 적극 이바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이 제17차 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북남 사이의 관계를 개선하고 불신을 해소하는 데서 중요한 계기로 된다.”라며 “신성한 체육이 불순세력의 정치적 농락물로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우리의 원칙적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7월 23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아시안게임에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할 의지를 천명하면서 남한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해 추가적인 실무접촉 가능성이 예상되며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 파견도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평통은 7월 23일 아시안게임에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할 의지를 천명하면서 남한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해 추가적인 실무접촉 가능성이 예상되며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 파견도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장용훈 / 〈연합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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