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동네 리얼스토리 | “수령님도 다 이렇게 했어” 2014년 8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42 | “수령님도 다 이렇게 했어”
북한에서 열아홉에 멋도 모르고 부모의 권유에 따라 결혼한 A씨는 지금 서울에 산다. 이제는 40대 중반이지만 지금도 결혼 첫 날 밤을 회고하며 어이없는 웃음을 짓는 A씨. 그 어이없는 웃음의 속내를 한 번 살그머니 들여다보자.
잔치 날, 밤이 어수룩해지자 손님치레를 하던 신랑이 잔뜩 취해서 신혼방에 들어왔다. 이제는 꼭 끌어안고 자는 일만 남았다. 그런데 신랑이 이상한 행동을 한다. 신부의 겉옷을 벗겨주고는 게다가….
“왜 이래요! 망나니짓도 아니고!”
“왜 이래요!”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어진 A씨는 질겁해 나쁜 놈 쳐다보듯 화닥닥 뒤로 물러난다. 신랑은 의외라는 듯 손을 멈추고 멍해진 표정으로 신부를 바라본다. 반쯤 벌어진 입은 언제 다물어질지. “우리 부부야. 왜 이상한 사람 쳐다보듯 하는 거야?” 신랑이 어이없어 하는 물음에 신부의 대답은 더 가관이다. “그럼 같이 자면 되지 옷은 왜 벗겨요! 망나니짓도 아니고!”
그러자 신랑은 그때서야 신부의 순진함을 알고 능청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남녀가 결혼하면 다 이렇게 하는 거거든. 당신은 애가 어떻게 생기는지 모르진 않지?”, “알아요. 남녀가 한 집에서 같이 살면 그냥 생기는 거잖아요.”, “알긴 잘 안다. 어서 이리 와. 이제부터 내가 하자는 대로 따라 해야 애를 만들지.”
그러며 신랑은 펄럭펄럭 소리를 내며 옷을 벗어 던지고선 다가왔다. 이불로 몸을 둘둘 감고 잔뜩 긴장한 A씨. 신랑의 다음 행동을 주시하는 두 눈엔 긴장된 두려움이 잔뜩 실려 있었다. 심지어 눈물까지 그렁그렁하더니 이윽고 “제발 이러지 말아요.”라며 애원을 한다.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양보(?)할 수는 없는 일. 신랑은 작전을 바꿔 이런 말 저런 말로 달콤하게 꼬드기며 달래기 시작했다. 애틋하게 다가오는 신랑이 안타깝지만 죽어도 싫은 듯 신부는 신혼방 벽에 걸린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만 안타깝게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저기, 수령님께서 내려다보고 있잖아요. 남녀 간에 이게 무슨 짓이냐고 욕하시는 거 안 보여요? 제발 이러지 말아요.” 그러자 크게 웃은 신랑이 “수령님도 다 이렇게 했어.”한다. “뭐에요? 그게 무슨 막말이에요. 하늘같은 수령님이 어찌 옷 벗고 그런대요? 오빠 정말 나쁘네요. 수령님 욕까지 보이게 하다니….”
신랑이 입이 쩍 벌어졌다. 몰라도 너무 모르는 여자다. 그 아둔한 머리를 확 깨우쳐 주기 위해서도 이쯤해서 일을 그만두면 안 될 것 같았다. “똑똑히 봐.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수령님이 그런 일을 안 했다면 그 옆의 장군님은 어떻게 세상에 나왔겠어.” 순간 신부는 멍해졌다. 거푸 초상화를 보고 신랑을 보고 하더니 이런다. “그러니까 수령님도 옷 벗고 오빠처럼 이러려 했단 말이에요?”
“그럼, 사람 사는 게 다 그래. 수령님은 사람 아니니?” 그런데 말하다 말고 신랑의 눈이 커진다. 신부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기 때문이다. 너무나 침통한 표정이라 흠칫 놀라기까지 한다. 신부가 통곡하듯 말한다. “진짜요? 난 수령님은 분명 우리와 다를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다 거기서 거기였네요. 정말 수령님이 미워.” A씨는 그렇게 눈물을 쏟으며 이불을 뒤집어쓰고 눈물을 쏟았다 한다. 다 지나간 얘기긴 하지만 신처럼 받들어 모시라고 당에서 별의 별 선전을 다 들이댔으니 그럴 수밖에는 없겠지만 말이다.
북한에선 교육현장 어디에서도 성교육 자료를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성적인 지식이 매우 희박하다. 어쩌면 희박이라는 말보다 남녀 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을 커다란 수치로 여기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것도 정부의 선전과 무관하지 않다.
인간 고유의 즐거움과 즐길 수 있는 모든 요소를 다 자본주의 생활양식으로 매도해 버렸으니까. 그렇게 하지 않고 인간 본연의 고유성에 집착하다 보면 노예적 삶에 의의를 품을 수 있으니 말이다. 항상 긴장하고 당과 수령을 위해서만 모든 사고를 집중해야 하는 북한 현실에서는 쓴웃음만 나오는 이야기다.
북한에선 교육현장 어디를 찾아봐도 성교육 자료를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성적인 지식이 매우 희박하다. 어쩌면 희박이라는 말보다 남녀 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을 커다란 수치로 여기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지명 / 계간 〈북녘마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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