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5년 7월 2일

특집 | 중국, 국부전 발발 시 승리 견인할 군사력 충분해 2015년 7월호

특집 | 중국 강군의 꿈, 방어에서 공격으로?

중국, 국부전 발발 시 승리 견인할 군사력 충분해

올해 5월 ‘중국의 군사전략’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중국 국방백서는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중국의 군사전략 방침을 상세히 다루고 있다. 국방백서에서 적시하고 있듯이 ‘적극방어 군사전략 방침’은 중국공산당 전략사상의 핵심적 개념이다. 적극방어란 전략적 차원에서는 방어를 취하되, 작전적 및 전술적 차원에서는 공격을 가하는 것이다. 이는 방어의 원칙, 자위의 원칙, 그리고 후발제인(後發制人)의 원칙을 견지하는 것으로 공격받지 않으면 공격하지 않으나, 공격을 받을 경우에는 확실하게 반격을 가한다는 개념이다.

이번 국방백서에서 중국은 인민해방군의 군사전략 방침에 중대한 변화가 이루어졌음을 드러내고 있다. 기존의 ‘신시기(新時期) 적극방어전략 방침’이 공식적으로 ‘신형세(新形勢) 적극방어전략 방침’으로 전환된 것이다. 즉 중국군은 2012년 국방백서에서 사용했던 ‘신시기’라는 용어를 ‘신형세’라는 용어로 대체했다. 여기에서 신형세란 신패권주의, 신권력정치, 신개입주의가 등장하고 있다는 것으로 미국의 중국 견제를 지적한 것이다. 중국군은 이러한 정세변화 속에서 국가안보 및 발전이익을 수호하고, 군사력 경쟁에서 전략적 주도권을 확보하며, 공산당의 지배와 중국특색 사회주의 발전에 기여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지난해 7월 22일 중국 베이징 인민해방군 기갑병과 사관학교에서 생도들이 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7월 22일 중국 베이징 인민해방군 기갑병과 사관학교에서 생도들이 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소억제’ 전략 아래 전략 무기체계 지속적 개선해 와

중국의 핵전략은 국가안보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수준에서 핵능력을 유지하는 ‘최소억제’ 개념을 고수하고 있다. 즉 최소한의 핵 및 미사일 전력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은 약 260개의 핵탄두와 약 50~60기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그리고 약 140기의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이나 러시아의 전력에 비해 크게 뒤진 것이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의 핵전력을 보유한 중국은 핵전력 구조를 최적화하고, 전략적 조기경보 능력, 지휘통제, 미사일 침투능력, 신속반응능력, 그리고 생존성과 방호력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럼으로써 다른 국가들이 중국에 대해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사용 위협을 가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며, 적이 핵을 사용할 경우에는 즉각적으로 반격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은 핵 및 미사일 전력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왔다. 주목해야 할 것은 중국이 생존성을 담보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탑재핵잠수함(SSBN) 전력을 강화하여 최근 12기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진급1) SSBN 4척을 진수함으로써 48기의 핵미사일을 추가로 확보했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미국의 미사일방어망을 뚫기 위해 둥펑(DF)-41 다탄두각개유도미사일(MIRV)도 개발하고 있다. 이 외에도 중국은 DF-21 중거리탄도미사일에 추적장치를 부착하여 항모 등 대형함정을 공격할 수 있는 DF-21D 대함탄도미사일을 개발하여 실전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주 공간은 국제적으로 전략적 경쟁의 장이 되고 있다. 중국은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지지하고 외기에서의 군비경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경쟁에서 뒤떨어지지 않도록 우주역량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이번 국방백서에서 중국은 “우주영역에서의 안보위협과 도전에 대처할 것이며, 국가경제 및 사회발전, 그리고 우주안보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우주자산을 확보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가장 진보된 우주프로그램을 발전시키고 있으며 지구상 및 우주 공간의 자산을 이용하여 민간은 물론 군사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중국이 역점을 두는 분야는 위성통신, 정보·감시·정찰(ISR), 위성항법, 기상, 그리고 우주탐사 등으로서 최근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중국이 작년 8월 발사한 가오펀(高分)-2 위성은 1미터 이하의 고해상도 영상을 얻을 수 있는 첫 위성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베이더우(北斗)’ 위성항법체계(GPS)는 2012년 말 아태지역에서 서비스를 개시했으며, 202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경우 글로벌한 영역에서 탄도미사일, 정밀유도무기, 그리고 무인항공기 운용이 가능할 것이다.

한편 중국은 사이버 공간이 군사적으로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고 사이버 전력을 개발하고 있다. 2013년 맨디언트(Mandiant) 보안회사의 보고서에 의하면 중국은 인민해방군 총참모부 제3부 통신부 예하에 제61398부대를 두고 광범위한 정보를 수집해 왔다. 이 부대는 최대 5천명의 해커들을 운용하여 미국의 첨단기술을 절취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6월 초 미국 정보보안업체 크라우드 스트라이크(Crowd Strike)는 맨디언트 보고서에서 언급된 부대 외에 중국군 제61486부대의 해킹활동을 조사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부대도 마찬가지로 인민해방군 총참모부 제3부 통신부에 소속되어 있으며, 제61398부대와 마찬가지로 상하이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3부는 시진핑 주석이 통솔하는 당 중앙군사위원회의 지휘를 받고 있으며, 예하에 10만여 명의 해커와 언어전문가, 정보분석가들이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TS_201507_18‘원해호위’ 개념 추가… 해군활동 제2도련선 밖 확대될 것

중국 육군은 기동작전과 다차원적 공격 및 방어능력을 구비하여 ‘전역방어형’에서 ‘전역기동형’으로 전환하고 있다. 육군의 전력은 특수작전부대, 회전익 육군항공 전력, 지휘통제 능력, 전투부대의 차량화 및 기계화, 그리고 개량된 방공 및 전자전 능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육군의 전력화 동향으로는 러시아와 함께 구소련이 개발한 Mi-26 중형 수송헬기를 공동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육군의 기동성을 강화할 경우 중국군은 특수부대의 무력투사 능력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중국 해군은 기존의 ‘근해방어’에서 ‘근해방어 및 원해호위’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 해군은 ‘근해 적극방어 전략’을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국방백서를 통해 ‘원해호위’를 공식 전략 개념에 추가함으로써 해군의 활동영역이 제2도련선(일본-괌-호주를 잇는 선) 밖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해군은 잠수함 전력을 현대화하는 데 우선순위를 부여하여 현재 5척의 공격용핵잠수함(SSN), 4척의 탄도미사일탑재핵잠수함(SSBN), 그리고 53척의 공격용잠수함(SS)을 보유하고 있다. 재래식 잠수함 전력으로는 러시아로부터 도입한 12척의 킬로급 잠수함 외에 지금까지 13척의 송급 잠수함, 13척의 위안급 잠수함, 2척의 상급 잠수함을 도입하여 기존의 노후화된 잠수함을 대체하고 있다. 또한 중국 해군은 2008년 이후 수상함 전력을 강화하고 있는데, 2014년에는 두 척의 뤼양 2급 구축함이 취역하여 총 6척을 보유하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뤼양 3급 구축함을 취역시켰다. 뤼양 3급 구축함은 다목적 수직발사대가 탑재되어 대함, 대지, 대공, 대잠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고 있다.

중국 공군은 항공우주 능력 및 공방겸비 작전을 수행하는 데 역점을 두고 ‘국토방위형’에서 ‘공방겸비형’으로 전환하고 있다. 공군은 미래 전장에서 정보화된 작전 요구를 반영하여 항공과 우주가 결합된 작전체계를 구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중국 공군은 제5세대 스텔스전투기 시험을 계속하여 2014년까지 네 차례의 시험비행을 실시했으며, J-20의 경우 2018년경 도입될 전망이다. 한편으로 중국은 올해 러시아로부터 24대의 Su-38 전투기를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H-6 폭격기를 개량하여 공중급유기로, 해군 항공의 함정공격용으로, 공군의 지상공격용으로 활용함으로써 장거리 타격이 가능한 공세적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공군은 방공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러시아로부터 사거리 400km인 S-400 트라이엄프 방공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중국의 방공 전력은 러시아로부터 도입한 S-300PMU1/2로 구성된 부대와 함께 자체 생산한 HQ-9 부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적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적 방공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HQ-19 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개발하고 있는 Y-20 대형수송기는 2016년 취역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공정작전, 지휘 및 통제, 군수지원, 공중급유, 정찰활동 등에 활용될 것이다.

남중국해 군사분쟁 시 제3국 개입 저지 및 분쟁당사국 결정적 승리 동시 추구

중국의 군사력은 기술적 측면에서 아직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 뒤처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군의 전력은 무시할 수 없다. 중국이 상정하는 전쟁은 ‘국부 전쟁’으로서 강대국과의 전면전이 아니라 동중국해 혹은 남중국해에서 주변 약소국을 상대로 자국의 영토와 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제한적 전쟁이다. 이러한 전쟁이 발발할 경우 중국은 미국과 같은 제3국의 군사개입을 최대한 저지하고 지연시키는 가운데, 분쟁당사국에 대해 신속히 승리하고 정치적 협상을 마무리 짓는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현재 중국군이 보유한 군사력은 이와 같은 군사전략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최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남중국해에서 주변국과의 군사 분쟁이 발발할 경우 중국은 DF-21D, 신형 잠수함, 공군력과 순항미사일 등으로 제3국의 개입을 저지하고, 그 사이에 해공군력을 동원하여 분쟁 당사국에 대해 신속하고 결정적인 승리를 달성하려 할 것이다. 중국이 작년 서사군도 인근 베트남 EEZ 내에서 석유 시추를 강행하고 남사군도에 인공섬을 건설하는 등 도발적 행동을 보이는 데에는 아마도 이러한 군사적 자신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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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희  / 국방대 군사전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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