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3년 8월 1일 0

북한 맛지도 | 평양 별미 순안불고기와 어북쟁반 2013년 8월호

북한 맛지도 13 | 평양 별미 순안불고기와 어북쟁반

북한에서 소를 잡아먹으면 살인범이 된다. 소는 동물로 취급되지 않고 노동력으로 취급되기 때문인데, 그래서 형벌도 매우 엄격하다. 예전에 필자가 살았던 혜산시에서 쇠고기와 관련된 심각한 사건이 있었다.

전통 맛 살려 담백한 평양 불고기

한 사람이 농장 소들을 도둑질하여 몰래 쇠고기를 팔다가 결국은 살인까지 저지르고, 돈을 훔쳐 일가족과 함께 중국으로 도망을 쳤는데 남한행을 시도하다가 나중에 모두 송환되어 공개처형을 당하고 친인척들은 집단관리소(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간 것이다. 이것은 북한의 식량문제로 생기는 수많은 사건들 중 하나일 뿐이다.

북한 주민들에게 소불고기는 꿈의 향연이다. 소를 아무나 잡아먹을 수도 없고 수입도 없기 때문에 일반인이 쇠고기를 입에 붙여 본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북한에서 쇠고기를 먹는다는 것은 엄청난 신분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필자 역시 평양에서 순안불고기를 먹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맛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할 수가 없다. 단지 아이러니하게도 불고기의 원조가 평양의 순안불고기라는 것을 남한에 와서 알게 되었다.

먹을 수도 없고 구경조차 할 수도 없었던 순안불고기를 직접 만들어 먹어 보니 남한의 일반불고기만큼 자극적인 맛은 아니었다. 옛 전통의 맛을 그대로 살려 담백한 평양식 불고기를 남한 사람들에게 선보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이제는 일상식이 된 불고기, 하지만 아직도 가끔은 북한에서 보고 들었던 이러저런 일들이 떠올라 즐기지 못할 때도 많은 것은 사실이다.

또한 어북쟁반은 평양에서 순안불고기와 함께 유명했던 고기 요리의 하나다. ‘어북살’은 암소의 뱃살을 뜻하는 말로 어북쟁반은 암소의 어북살이나 연한 살코기를 깨끗이 씻어 알맞게 삶은 다음 얇은 편으로 썰어서 간장, 고춧가루, 마늘, 참기름으로 양념한 다음 쟁반에 담아 낸 것이다.

어북쟁반, 화려하고 맛 좋은 여름별미

어북쟁반이란 이름은 암소의 어북살, 다시 말해 암소의 배받이살을 주재료 만든 요리라는 의미에서 어북쟁반이라고 부르는데 뱃살쟁반이라고도 부른다. 어북쟁반은 주로 술안주로 많이 이용되었던 요리로 여름밤의 낭만적인 음식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어북쟁반 상차림은 여러 가지인데 쟁반 가운데 양념장을 놓고 더운 국물과 김치를 곁들이거나 쟁반 가운데 양념한 메밀국수를 놓고 양념장과 김치, 고기국물을 곁들여 내기도 하며 이것을 어북쟁반국수라고 부른다. 이 음식은 상당히 화려하고 맛도 좋으며, 특히 여름철에 인기가 많다.

이 음식의 조리법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어북살을 만드는 것인데 먼저 소의 배받이살을 푹 삶아서 보자기에 싼 다음 식혀 버들잎 모양이나 둥근 모양의 얇은 편으로 썬다. 그리고 간장, 참기름, 다진 파, 다진 마늘, 참깨, 고춧가루로 양념을 만든다. 달걀은 삶아서 껍데기를 깐 다음 네 쪽으로 썰어 놓고, 배는 깨끗이 씻어서 껍질을 벗긴 다음 채 친다.

달걀로는 황백 지단으로 부쳐서 실지단을 만들고 파는 길게 채 친다. 홍고추는 씨를 털어 낸 다음 가늘게 채 쳐서 실고추를 만들어 놓는다. 모든 준비가 끝나면 쟁반에 편으로 썬 고기와 달걀, 채 친 배를 담고 그 위에 실지단과 실고추, 실파로 아름답게 고명한 다음 양념장을 곁들여 내면 된다.

순안불고기

● 재료 소 등심 600g, 파 흰뿌리 ½대, 마늘 2쪽, 배 ¼쪽, 육수 2컵, 간장 2큰술, 설탕 1큰술, 식초 1큰술, 참기름 3큰술, 깨소금 ½작은술, 후춧가루 조금, 초간장 약간
● 만들기
① 소 등심은 칼등으로 두드려 부드럽게 만든다.
② 파와 마늘은 다지고, 배는 갈아서 즙을 짠다.
③ 간장에 다진 파, 마늘, 설탕, 식초, 배즙, 참기름, 후춧가루, 깨소금을 넣어 양념장을 만든다.
④ 소등심을 얇게 저미어 양념장에 넣어 30분간 재운 다음 육수를 자박하게 붓는다.
⑤ 재운 고기는 석쇠에 펴놓고 숯불에 구워 간장과 식초를 섞은 초간장에 찍어 먹는다.

어북쟁반

● 재료 메밀국수 240g, 고기(소 어북살) 100g, 달걀 3개, 배 50g, 김치 100g, 미나리 50g, 파 1대, 마늘 2쪽, 소금 1작은술, 간장 2큰술, 식용유 1큰술, 참깨 조금, 실고추 조금, 고춧가루 조금, 후춧가루 조금, 잣 5g, 달걀지단 5g
● 만들기
① 메밀국수는 끓는 물에 데쳐 찬물에 헹군 후 국수사리를 지어 간장, 소금, 다진 파, 다진 마늘, 고춧가루, 깨 등으로 양념하여 무쳐 놓는다. 파는 반은 채 치고, 반은 다지며 마늘도 다진다.
② 고기는 찬물 1l를 넣고 삶아 국물을 만들어 소금, 간장으로 간을 맞춘다.
③ 삶아낸 고기를 버들잎 모양으로 썰어 간장, 소금, 다진 마늘, 채 친 파, 후춧가루, 깨 등을 넣고 무쳐 놓는다.
④ 배는 고기와 같은 모양으로 얇게 썰어 놓는다.
⑤ 쟁반에 15㎝ 정도의 길이로 끊은 국수사리를 간장, 소금, 다진 파, 마늘, 고춧가루, 식용유, 깨를 넣고 가볍게 무쳐 펴 놓는다.
⑥ 고기를 둘러 담고 김치, 미나리, 배도 둘러 담는다. 쟁반 가운데에 양념된 국수사리를 적당량 얹는다. 실파, 지단, 실고추, 잣으로 고명하고 육수와 김치를 곁들여 낸다.

이애란 / 북한전통음식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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